[월드PC 엑스포98] 더 작게 더 얇게 더 가볍게

10/14(수) 11:53

‘더 작게, 더 얇게, 더 가볍게’

9월30일부터 10월3일까지 일본 지바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월드PC 엑스포98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경박단소(輕薄短小)전쟁’ 이었다. 작은 것을 좋아하는 축소지향성은 일본인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세계 컴퓨터마니아들의 공통기호여서 그런지 대부분의 전시제품들이 얇고 가볍고 작은 슬림화를 지향하고 있었다.

일경BP사가 주최하는 월드PC 엑스포98은 매년 열리는 아시아최대의 컴퓨터박람회로 올해가 네번째. 아시아시장을 겨냥한 박람회지만 세계 유명 정보통신업체들이 총출동하기 때문에 세계 최대 컴퓨터축제인 미국의 컴덱스쇼를 방불케 한다. 컴덱스쇼가 비즈니스 성향이 강한 반면 월드PC 엑스포98은 앞으로 제품화될 최신 첨단기기를 소개하는 정보축제 성격이 강하다.

이번 행사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IBM, 컴팩, HP, 엡슨, 도시바, 소니, 에이조 등 646개의 세계 유명 정보통신업체들이 참여했다. 한국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참여했다. 11개 전시관에 총 2649개의 부스를 운영할 정도로 대규모였다.

눈달린 노트북 PC 등 첨단제품 선보여

올 행사의 주제는 ‘PC의 새로운 도전-21세기 디지털사회를 창조한다’ 로 가까운 장래에 선보일 첨단제품들이 집중 소개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초소형 PC들. 특히 LG전자, 샤프, 카시오, 컴팩, US로보틱스 등에서 선보인 휴대형PC(HPC)들은 손바닥만한 크기로 관람객들을 놀라게 했다. 이 제품들은 덩치는 작아도 데스크톱 PC가 할 수 있는 대부분의 기능을 지니고 있다. MS에서 개발한 HPC용 운용체계인 ‘윈도CE 2.0’ 이 탑재돼 있어 인터넷접속은 물론이고 문서작성, 게임, 각종 윈도용 응용프로그램들을 무리없이 실행할 수 있다.

크기가 작다보니 자판을 누르기 힘든 단점이 있는데 대부분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사용자가 펜처럼 생긴 입력도구로 화면에 직접 글씨를 쓰면 자동입력되는 필기체 인식기능을 갖고 있다. 또 무선 적외선 송수신장치를 이용하면 노트북PC, 데스크톱PC와 자료를 주고 받을 수 있어 번거로운 이중작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 제품들은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며 가격은 300∼400달러선을 예상하고 있다.

HPC에 질세라 노트북 PC들도 덩달아서 덩치 줄이기에 나섰다. 초소형노트북인 ‘리브레토’ 로 국내외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던 도시바는 펜티엄MMX 166㎒칩과 윈도98을 탑재해 성능을 높힌 신제품 ‘리브레토ss1000’ 을 선보였다. 6.1인치의 박막액정화면(TFT-LCD)이 달려있으며 두께 2.5㎝, 무게 820g으로 길쭉한 지갑만한 크기였다. 가격은 미정.

두께 2㎝미만의 ‘바이오’ 라는 노트북 PC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소니는 이번에 눈이 달린 노트북PC ‘바이오 PCG-C1’ 을 선보여 또 한번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 제품은 노트북 화면윗쪽에 ‘모션 아이’ 라고 불리는 디지털비디오카메라가 달려 있다. ‘모션 아이’ 는 180도 회전이 가능하며 천연색상으로 촬영할 수 있다. 따라서 어디서든 필요한 장면을 즉석에서 찍어 인터넷으로 전송할 수 있다. 가격은 25만엔.

휴대용 제품들만 덩치를 줄인게 아니었다. 책상위에 큰 공간을 차지하는 모니터들도 납작해졌다. 삼성, LG, 에이조, 소니, 후지쯔 등 모니터제조업체들은 내년 주력 제품을 모두 TFT-LCD로 내세웠다.

이 제품들은 노트북에 사용하는 액정화면을 크게 만든 것으로 두께가 어른 손바닦 정도에 불과하다. 지금 사용하는 모니터보다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것이 장점이다. 현재 13인치와 15인치 제품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가격은 7만엔선.

주변기기중에서는 아이오메가사의 초소형자료저장장치인 ‘클릭’ 이 화제였다. 이 제품은 소형휴대폰크기의 입력장치로 노트북PC에 연결하면 신용카드처럼 생긴 저장장치인 플래쉬카드와 전용디스켓에 자료를 읽고 쓸 수 있다. 전용디스켓은 한 장에 40MB의 자료를 저장할 수 있다.

별도로 마련한 디지털스페이스21관은 미래 생활을 미리 엿볼 수 있어서 관람객들의 인기를 끌었다. 니사와홈, 상인마호빈, 도요타자동차, 일본교통공사 등 비전문업체들도 함께 어우러져 꾸민 이곳은 컴퓨터 때문에 달라질 가까운 장래의 생활을 가상으로 꾸며 소개했다.

PC로 작동되는 1동의 가상주택은 최고 인기코너였다. 가상주택은 부엌에 설치된 PC서버를 통해 공기흐름, 조명, 냉난방, 방범기능 등이 자동으로 조절됐다. 특히 문짝에 PC가 달린 인터넷냉장고는 사람이 말로 작동시켜 인터넷에 접속, 원하는 요리법을 찾을 수 있어 관심을 모았다.

가상사무실은 미래의 업무환경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 지를 미리 보여줬다. 미래에는 책상과 1인1PC라는 기존 사무환경대신 정보콘센트가 기본으로 등장한다. 정보콘센트는 전원콘센트처럼 사무실 곳곳에 설치돼 있어 사용자가 케이블만 연결하면 인터넷, 각종 전산자료를 주고받을 수 있다. 사람들도 수첩크기의 단말기를 갖고 다니며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정보콘센트에 접속해 업무를 보게 된다.

도요타자동차와 일본교통공사가 함께 선보인 정보자동차는 차 안에 첨단컴퓨터가 설치돼 있다. 인공위성과 자료를 주고받으며 현재 도로상황, 지리정보 등을 운전대옆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살펴볼 수 있으며 뒷좌석에서는 게임, 인터넷접속 등을 즐길 수 있다.

국내업체인 삼성전자는 얇은 TFT-LCD로, LG전자는 화상회의용카메라와 손바닥크기의 HPC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모았다.

최연진·경제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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