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에서 빛난 스타들

11/10(화) 14:59

어렵사리 합의된 올해 국정감사는 일반의 ‘기대보다는 낫다’ 라는 평을 들었다. 지난3월 정권교체후에도 여야가 상반기중에는 ‘세풍’ ‘총풍’ ‘고문시비’ ‘감청논란’ 등으로 정쟁만 일삼더니 국정감사가 시작되자 국회의원들은 여야 구별없이 개개인이 ‘국가기관’ 임을 자임하듯 각부 장관과 산하 국영기업체의 문제점과 비리,부패상을 조목조목 짚어나갔다.

국감기간중 몇가지 추태와 구태도 있었지만 국민들에게 오랜만에 “이래서 국회가 필요한 거구나” 를 느끼게 해준 기간이었다. 국감기간중 철저한 준비와 촌철살인의 요령있는 질문으로 국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준 ‘국감스타’ 들을 각 상임위별로 뽑아보았다.

◇법사위

조순형(국민회의) 의원은 법률가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법사위에서 법률가보다 더 법률가같은 비법조인출신 의원으로 손꼽힌다. 그만큼 그의 질의내용은 법률가출신 의원들의 그것을 능가할 정도로 법논리에 충실하다. 대표적인 예가 헌법재판소 국감에서 “헌재의 법원재판 심판은 헌법상의 3심주의에 어긋난다” 며 논리적으로 헌재의 재판결과 심판을 비판한 것.

조 의원은 또 국감에서 실생활과 밀접한 현안들을 집중적으로 다뤄 호평을 받고 있다.

이규택(한나라당) 의원은 가장 ‘야당다운’ 의원으로 평가된다. 한나라당의 유일한 비법률가 의원인 그는 논리적으로는 치밀하지 않지만 야당다운 공격력과 입담으로 정부측을 호되게 몰아세우곤 한다.

그의 진가는 여야가 쟁점을 두고 치열하게 맞붙을 때 발휘된다. 한나라당의원들중 유일하게 야당(민주당)경력을 갖고 있는 그는 야당출신 여당의원들의 ‘집단공세’ 를 필사적으로 방어해 내는데 익숙해 있다.

◇정무위

김태식(국민회의) 의원은 회계사 경제학 박사 등으로 구성된 사설 경제연구소를 설립하며 국감준비에 총력을 쏟아 이번 국감의 ‘가장 준비된 감사위원’ 으로 떠올랐다.

김 의원은 피감기관의 실정을 나열형으로 조목조목 지적하며 기관장을 몰아 세우면서도, 연구소에서 분석·제출한 두툼한 리포트식 대안제시도 빼놓지 않아 피감기관측으로부터 원망과 찬사를 동시에 받고 있다. 특히 김 의원이 작성한 ‘성업공사 회생을 위한 2011년까지의 자금회전 자구책’ 은 공사 경영진 사이에서도 가장 현실적인 회생방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사철(한나라당) 의원은 이번 국감을 통해 자타가 인정하는 대(對) 정부·여당 주공격수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 평소 검찰출신에다 깐깐한 성격 탓에 늘 여당측에서 요주의 인물로 분류해 왔지만, 야당이후 처음 맞이하는 이번 국감에서도 이 의원은 특유의 논리적인 언변을 유감없이(?) 발휘해 강성이미지를 더욱 탄탄히 인정받았다.

또 공정거래위 감사때는 지지부진한 기업구조조정의 문제점, 보훈처 감사에는 대통령친인척 연루설, 고충처리위 감사에서는 위원회의 안일한 업무처리 행태 등 매 감사때마다 백화점식 질의가 아닌 핫이슈 한 분야를 설정해 파고드는 바람에 피감기관측을 진땀나게 만들었다.

◇재경위

“한나라당 김재천 의원이 마이크를 잡으면 긴장된다.”

재경위의 국감대상 기관장들이 밝힌 김 의원에 대한 평가다. 각진 얼굴, 날카로운 추궁스타일 등 외형도 피감기관을 주눅들게 하지만 김 의원은 내용상으로도 괄목할 성적을 거두었다. ‘새 정부 이후 8개 부실그룹에 2조7,723억원의 협조융자’ ‘세법개정으로 빈익빈부익부 심화’ ‘국세부당유출, 부족징수, 부당환급 급증’ ‘OECD 기준 실업통계 공개필요’ ‘유효기간 지난 담배판매’ ‘유형별 관세비리’ ‘제2의 환란가능성’ 등 그가 국감에서 터뜨린 이슈들을 셀 수 없을 정도다.

재경위에서 국민회의 간사인 박정훈 의원은 신사로 통한다. 상당수 상임위가 여야의 맹목적인 힘겨루기, 욕설과 추태에 휘말리는 와중에서도 재경위가 ‘상원’ 의 위신을 지킨데는 박 의원의 노력이 컸다는 게 중론이다.

박 의원이 단순히 매너만 좋은 것은 아니다. ‘수표발행, 유통에 7,000억원 소요’ ‘세제개편안의 조세형평성 악화문제’ ‘재정구조개혁’ ‘정부부처 사용 한글프로그램이 대부분 불법복제품’ ‘근로자 사망시 배우자채용의 조폐공사 단체협약 문제점’ 등 박 의원의 국감활약상도 만만치않다. 그는 언성을 높이지않지만 피감기관의 ‘아픈 곳’ 을 정확히 잡아낸다는 평이다.

◇통일외교통상위

김덕룡(한나라당) 의원은 여야 중진급 의원중 가장 모범적인 국감활동을 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상임위의 성격상 질의가 피상적인 경우가 많지만, 그는 북한 핵시설 의혹에 대해 미국 국무성 등의 발표자료와 전문가들의 의견, 인터넷 등을 샅샅이 뒤져 모은 자료를 분석, 구체적인 정황증거를 제시하는 철저함을 보였다. 지난달 23일 통일부 국감에서는 “북한이 영변 북방지역인 금창과 태천지역의 인공섬 지하에 대규모 공사가 진행중이며, 규모와 시설로 볼때 핵시설이 틀림없다” 며 지도와 수치까지 제시, 북한 핵시설에 대해 ‘조사중’ 이라는 모호한 입장을 펴온 통일부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김상우(국민회의) 의원은 여당으로서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론 등 대외정책에 대한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면서도,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논리적으로 비판, 좋은 점수를 받았다. 5일 외교부 국감에서는 한일어업협정으로 인한 어민들의 피해대책을 촉구하면서 지역특성을 무시한 주재관의 획일적인 감축과 재외공관 감축에 따른 재외동포 보호대책이 미흡함을 날카롭게 추궁했다. 또 6일 통일부 국감에서는 “현대그룹이 향후 금강산 개발권을 독점하는 것은 시장경제원칙을 위반하는 것” 이라고 비판하며 “대북정책은 독점과 과당경쟁사이의 균형을 맞출 수있도록 정부의 조정역할이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국방위

임복진(국민회의) 의원은 14대 국회부터 국방위에서 활동한 예비역 육군 소장으로 이번 국감에서도 주도적 역할이 돋보였다는 것이 중평이다.

임 의원은 특히 풍부한 군사 지식과 인맥을 토대로, 신호도입 정찰기 도입사업(백두사업) 등 무기체계 분야의 난맥상을 지적하는데 솜씨를 발휘했다.

임 의원은 10만정보군·녹색군 양성, 신 안보독트린 설정 필요성 등을 주장, 미래 군의 위상을 제시하는 한편 군 복무기간이 100년에 달한 9형제, 사병들의 고달픈 내무반 생활 사례 등을 소개하며 능소능대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에 천용택 국방장관의 입각으로 경쟁자가 없어져 다소 힘이 빠졌으며, 천장관과의 경쟁관계를 의식해 불필요하게 몸을 사린다는 견해가 있다.

하경근(한나라당) 의원은 자료수집과 대답 유도에 한계가 뻔한 국방위에서도 치밀한 준비와 정리 능력으로 산뜻한 인상을 심어줬다.

‘2월31일’ 에도 근무한 것으로 돼 있는 전문연구요원의 병역 실태, 햇볕정책에 따른 장병 정신교육의 혼선, 국방개혁 5개년 계획의 육군 중심화 등이 하 의원이 집중적으로 문제제기해 반향을 얻었던 사안들. 특히 장병들의 대적관 문제는 여야간 대북 국방정책 논쟁으로 발전했다.

오랜 국방대학 강연 경험(중앙대 총장 출신·정치학)으로 감(感)과 이론을 겸비했다는 것이 보좌진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군 간부의 지역분포 현상 등을 정치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논쟁에 소극적이었다는 점 등이 티로 지적됐다.

◇행자위

김옥두(국민회의) 의원은 서울역 집회사건에 대해 무수히 쏟아진 야당의 맹공을 온몸으로 막아냈다. 야당측에서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하면 반박하는 문서를 제시하고, 다른 자료를 내놓으면 또 반대되는 증언을 이끌어내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으로 감사의 흐름을 곧잘 여당쪽으로 뒤바꿔 놓았다.

감청문제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야당총재시절 당시 수사기관에게 당했던 전력을 내세우며 야당 입을 다물게 만들었고, 지역편중 인사문제에서도 이전정권의 인사통계자료를 들이대며 야당측을 역공하는 등 감사현장의 공격적인 여당의원으로 발돋움했다.

이윤성(한나라당) 의원은 서울역 집회사건을 놓고 배후설과 경찰진압 및 조사과정의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경찰청 감사당시 서울역집회를 촬영한 비디오테이프를 틀어놓고 청장에게 상황변화에 따른 경찰병력 이동사항을 캐묻는 등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정치 쟁점화시켰다.

◇교육위

설훈(국민회의) 의원은 여당으로 바뀌어도 질의의 날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따발총처럼 쏘아대는 일문일답식 질의로 피감기관 관계자들을 수시로 코너로 몰아붙였다. 동료의원인 이해찬 교육부장관을 상대로 사학비리 근절책과 사학재정 확보방안을 강력히 주문하기도. 특히 사학비리 대학에 임시이사를 파견, 무엇보다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강구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대학의 허술한 편입학 관리가 정원초과의 요인으로 작용, 부정입학의 통로로 악용될 소지가 많다” 며 대학정원관리의 문제점을 꼬집으며, 교육부에 개선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정책자료집을 2권이나 내는 등 대안제시에도 열심이었다는 평.

이원복(한나라당) 의원은 교육위를 처음 맡았으면서도 꼼꼼한 준비와 성실하고 날카로운 질의태도를 보여 잘 적응했다는 평을 듣는다. 간사역도 무난히 소화했다. 올 국감에서의 주된 관심 포인트는 새 대입제도와 실업고 활성화 방안. 대입제도가 전향적으로 바뀐 것을 환영하면서도, 평가기준의 자의적으로 흐를 소지가 다분하고 애매모호한 구석이 있다며 교육부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아울러 “실업고 취업률이 해마다 하향곡선을 그려 국가 기간산업의 중요한 인적자원이 소실되고 있다” 며 실업고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제시.

◇과학기술정보통신위

김영환(국민회의) 의원은 집권여당의 정세분석위원장 답게 세밀한 준비와 날카로운 분석자료를 토대로 연일 ‘송곳질문’ 을 쏟아냈다. 그는 정보통신 원자력 우주항공 등 전분야에 걸쳐 심도있는 질문과 대안을 제시, 과기정통위의 ‘올라운드 플레이어’ 로 꼽혔다. 올 국감에서 특히 두드러진 그의 역할은 ‘통신감청’ 문제와 관련한 야당의 파상공세에 대한 소방수. 정권교체 전까지만 해도 전화감청의 문제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던데 비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 인 셈이다. 현정부 들어 통신감청이 급증한 것과 관련, 야당의 공세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감청논란이 왜곡·오도되고 있다” 며 다소 무리한 주장을 펴 눈총을 받기도 했다.

김형오(한나라당) 의원은 수사기관의 통신감청 남용 문제를 이번 국감의 최대이슈로 부각시킨 일등공신. 국감 이전부터 꼼꼼하게 준비한 다양한 자료를 차례로 풀어 놓으면서 통신감청의 폐해를 철저히 해부하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동료의원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전문적인 기술과 용어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래서 과기정통위 소속의원들로부터 ‘감청연구소장’ 으로 통한다. 그는 특히 48시간 이내 영장없이 이뤄지고 있는 긴급감청제도의 부작용을 강도높게 지적, 결국 여당으로 하여금 긴급감청을 제한하기 위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내놓게 하는 성과를 거뒀다.

◇문화관광위

최재승(국민회의)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개혁을 중심 테마로 잡고 여당속의 야당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감 벽두부터 문화관광부및 산하기관 공직자들의 반 개혁성을 호되게 질타, 공직자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최 의원은 또 대형사고의 위험속에 방치된 국립중앙도서관, 터널공사로 지반침하의 우려가 있는 예술의 전당의 문제점을 적절히 지적, 경각심을 일깨웠다. 방송정책에 있어서 최 의원은 지난 문민정부하의 무분별한 인·허가 정책의 실패를 신랄하게 지적하면서도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건설적인 대안 제시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경재(한나라당) 의원은 야당의원이면서도 목소리 높이기에 의존하기 보다는 차분한 어조로 합리적인 대안제시에 힘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지난 정권에서 공보처차관을 지내기도 한 이 의원은 방송위원회에 대한 감사에서 문민정부하의 정책적 오류를 솔직히 인정하는 ‘자성’ 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의원은 ‘판문점 총격요청 사건’ 에 대한 언론의 편파보도 시비에 대해 신낙균 문화관광부장관으로부터 유감표명을 받아 냄으로써 국감장내에서의 논쟁을 주도하는 수완을 보이기도 했다. 이 의원은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있는 ‘고인돌 문화’ 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했다.

◇농림해양수산위

권오을(한나라당) 의원은 41세의 젊은 의원답게 성실하게 국감준비를 하고 패기있게 질문한다는 평을 들었다. 그는 농협중앙회에 대한 감사에서 “인천시가 동아건설 매립지에 대한 공시지가를 인근 농지보다 30% 이상 높게 책정, 정부가 이를 매입할 경우 3천여억원의 특혜를 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 이라고 공시지가 조작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또 한·중어업협정 문제를 거론하는등 미래지향적 접근자세도 보여줬다. 권 의원은 이밖에 농협의 750억원 부실회사채 매입의혹, 새만금 갑문 310억원 외화방비 의혹, 농산물 수매비축사업의 문제점 등을 따졌다.

이완구(자민련) 의원은 대변인이란 가장 바쁜 당직에도 불구하고 국감에 꼬박꼬박 출석하며 두 가지 역할을 큰 탈없이 수행했다. 그는 특히 족집게처럼 이슈를 집어내는 감각을 보여줘 ‘고효율 국감’ 을 했다는 평을 들었다. 이 의원은 국감에서 “우리의 영유권내에 있는 독도에 들어가는데 당국의 허가를 받는 제도는 마땅히 철폐돼야 한다” 고 주장해 끝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적극 추진하겠다” 는 답변을 얻어냈다. 그는 또 “국내 유통중인 수입콩을 분석한 결과 10개중 2개에서 제초제를 뿌려도 죽지않도록 유전자가 조작된 사실이 확인됐다” 며 유전자 조작 농산물 수입문제를 지적했다.

◇환경노동위

방용석(국민회의) 의원은 노동운동권 출신으로 야당에서 여당으로 변신했는데도 과거의 열정을 간직한 채 국감에 임하고 있다. 그는 노동부에 대한 국감에서 “정리해고된 근로자수는 6만여명에 이른다” 며 “노동부는 신고의무 사업장에서 정리해고된 근로자수가 1,404명이라고 발표하는 등 숫자조차 제대로 추산하지 못하고있다” 고 질책했다. 그는 또 안산지역의 대기중 납농도가 3년연속 전국에서 제일 높게 검출됐다고 지적하며 저감대책을 추궁했다. 그러나 방 의원은 국민회의측 간사를 맡고있기 때문인지 종종 야당의원의 공세가 거세질 때면 방패역으로 나서기도 한다.

김문수(한나라당) 의원은 이미경·권철현 의원과 함께 환경부·노동부 관계자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공격수이다. 그는 이번 국감에서는 실업률, 취업률 등의 통계 잘못을 끈질기게 제기해 ‘통계와의 전쟁’ 을 치렀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는 노동부 감사에서 “이기호 장관은 연초에는 올해 실업자가 110만명일 것이라고 했다가 최근에는 170만명을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며 정부의 실업률 통계를 ‘엉터리’ 로 몰아붙였다. 그는 또 보좌진들의 전화설문조사 실시 결과를 토대로 경기인력은행과 성남기능대학이 발표한 취업률이 ‘뻥튀기’ 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보건복지위

이성재(국민회의) 의원은 국감장에서 야당의원들의 질의를 거들어 주면서 까지 공직자들의 탁상 행정을 문제삼는 등 예의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로 일관했다. 이 의원은 특히 공직자들이 자료 부실제출 등에 의해 행정비리를 은폐하려 한다는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관련 공직자들을 증인대에 세워야 한다고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본인이 장애인인 이 의원은 장애인들을 위한 사회복지정책에 대해서도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했다. 이 의원은 또 정부가 외채를 들여와 각급 의료기관에 지원한 자금이 제대로 회수되지 않아 혈세가 유출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삼기도 했다.

김홍신(한나라당) 의원은 지난해 국감때와 같이 국감에서 다룰 내용을 일자별로 미리 예고하는 ‘국감예고제’ 를 올해에도 이어갔다. 김 의원은 ‘개고기 식용’ 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해 주한외국대사를 상대로 이색적인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또 부모들의 치료포기로 미숙아가 죽어가는 실상을 고발하는 한편 대학병원이 흑자를 고의로 적자로 둔갑시키는 실태에 대해서도 경종을 울렸다. 김 의원은 이어 ‘백신’ 의원 답게 일본에서 이미 사용중지된 백신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버젓이 사용되고 있는 데 따른 문제점을 집중 부각시켰다.

◇산자위

맹형규 의원(한나라당)은 야당의원들이 빠지기 쉬운 한건주의식 폭로성 질의나 윽박지르기를 지양하면서도 피감기관의 진땀을 빼는 스타일로 두루 호평을 받았다. 오랜 준비를 거친 정책중심의 질의에 초점을 맞추고, 의혹을 제기할 때도 확인된 범위를 넘지 않기 때문이다. 박태준 자민련총재의 포철 경영관여 의혹을 거론하면서 공격적 태도보다는 “정권이 더이상 포철을 상어처럼 뜯어먹어서는 안된다” 며 포철의 독립성 확보를 위한 대안모색에 무게를 실은 것이 대표적인 예. 그의 이런 ‘진지함’ 은 96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원전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한 데서도 드러난다.

산자위의 터줏대감인 박광태 의원(국민회의)은 이번 국감에서 일대 변신을 꾀했다. 저돌적인 폭로전문가에서 합리적인 정책대안 제시자로 이미지를 바꾸고 있는 것. 그는 야당시절 공기업의 ‘수천억원 리베이트설’ 등을 터뜨려 관계자들을 자주 곤혹스럽게 했지만 이번에는 좀처럼 목소리를 높이지 않은 채 축적된 조사자료와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피감기관에 ‘훈수’ 를 두고 있어 감사장 주변에는 “저 사람 박광태 맞아” 라는 수근거림이 나올 정도다. 박 의원은 특히 특허청 감사에서 특허기술 사업 활성화 방안에 대해 30분간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강연’ 을 해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건교위

이윤수(국민회의) 의원은 야당에서 여당으로 자리바꿈한 뒤 특유의 날카로움과 끈질긴 승부근성이 상당부분 사라지긴 했으나 여전히 주장(主將)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그는 졸속으로 추진돼 엄청난 국고를 낭비한 양산·물금 신도시 개발의 허구성을 파헤치는 개가를 올렸다. 아직도 사이사이 민원성 질의를 끼워넣는 탁성(濁性)이 문제점으로 지적돼나 능력하나만큼은 사주어야한다는 게 중론.

백승홍(한나라당) 의원의 최대강점은 성실성과 투지다. 유난히 데시벨 높은 허스키 음성과 휘발성 강한 성격이 듣는 사람에게 부담을 주는 등 다소간 감점요인으로 지적되기는 하나 그중 충실한 질의를 한다는 평가다. 파주지역 땅투기 공무원 명단 공개, 제2 롯데월드 지하차도 건설의 허구성 지적 등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회창 총재도 “가장 열심” 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정리=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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