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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이 좋고 매부 좋은 '2인3각' 동반자
베를린 TV중계·도쿄 위성중계 '최초' 기록…베이징선 첨단 HD중계 시대 개막
올림픽은 스포츠와 미디어 산업이 서로 '파이' 키워주는 최대 이벤트
TV산업도 역대 올림픽서 혁신적 신기원 이루며 새로운 시장 열어와





김윤현 기자 unyon@hk.co.kr  



LG전자가 베이징 올림픽을 겨냥해 출시한 타임머신 기능 장착 디지털TV




스포츠와 TV를 떼놓고 생각할 수 있을까?

현대사회에서 스포츠와 TV(혹은 방송)는 사실상 공동 운명체다. 스포츠만이 갖고 있는 강력한 흡인력과 TV가 보유한 특유의 확대재생산 능력은 중계방송이라는 접점을 통해 서로의 ‘파이’를 극대화한다. 스포츠는 TV를 매개로 대중화 및 산업화의 기틀을 마련하고, TV는 스포츠를 이용해 매출 증대의 호기를 잡는 것이다.

간편하게 프로야구의 예를 들어보자. 만약 야구장에서만 경기를 볼 수 있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프로야구의 시장성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성 때문에 많은 팬(이 경우 팬은 시장과 동의어)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곧 프로야구가 산업으로서의 기반을 상실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TV에서 프로야구 중계를 하지 않는 경우를 상정해보자. 이렇게 되면 수백만, 수천만 명의 눈과 귀를 붙들어맬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프로그램을 스스로 차버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당연히 중계방송에 따라 붙는 대량의 광고수입도 놓칠 수밖에 없다.

이렇듯 불가분의 관계를 가진 스포츠와 TV가 가장 드라마틱하게 만나는 지점은 아마도 올림픽일 것이다. 인류 최대의 제전인 올림픽은 스포츠와 TV 양쪽 모두에게 가장 성대한 잔치다. 스포츠인들은 전 세계인을 상대로 자신들의 기량과 매력을 한껏 뽐낼 수 있고, TV 역시 대다수의 지구촌 시청자를 화면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좌)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가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또다시 여자 장대높이뛰기 세계신기록을 경신했다.
(우) 고 손기정 선수가 마라톤 금메달을 획득한 베를린 올림픽은 최초의 TV중계 기록도 남겼다.


특히 올림픽은 세계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로 자리잡으면서 TV 및 방송산업 발전에 매우 중요한 촉매제로 작용해왔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 대회가 TV산업 역사에서는 새로운 기록을 쓰는 무대가 되어왔다는 것이다.

올림픽 경기가 처음 TV로 중계된 것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때였다. 당시 나치 독일은 올림픽 대회를 정치적 선전장으로 적극 활용했는데, 역설적이지만 그 덕에 최초의 올림픽 TV 중계가 이뤄진 셈이다.

당시 올림픽 중계는 베를린 시내 등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실시됐으며, 시청자는 16만2,000여명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베를린 올림픽은 고 손기정 선수가 식민지 조국의 울분을 삼키며 마라톤 역주를 펼쳐 민족적 패기를 만방에 떨친 대회로도 유명하다.

지금은 세계 어디서 올림픽이 열리든 실시간으로 경기를 시청할 수 있지만 이는 수십 년 전만 해도 꿈 같은 일이었다. 그 꿈을 처음 현실로 만든 대회가 바로 1964년 도쿄 올림픽이다.

당시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역사에 남을 만한 ‘테크놀로지 올림픽’ 개최의 야망을 품었다. 그러던 차에 조직위는 국제전화에 이용되는 통신위성을 주목하면서 ‘혹시 위성이 TV신호를 중계하는 데도 쓰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착상에 이르렀다.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도쿄 올림픽은 최초로 여러 대륙에 동시 중계되는 대회로 기록될 수 있을 터였다.

아니나 다를까. 미국 정부에 타진한 결과, 조직위는 올림픽 경기의 위성중계가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이후 양국 정부는 몇 차례 위성중계 실험을 거쳐 마침내 중계 방송용 ‘신콤(Syncom)3호’ 위성을 우주로 쏘아올렸다. 이로써 위성 TV중계 시대가 처음 막을 올리게 됐다.

4년 뒤 멕시코시티 올림픽은 컬러TV 시대의 도래를 전 세계에 알리는 대회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올림픽 경기장에서 자웅을 겨루던 선수들의 모습은 생생한 컬러 화면에 담겨 지구촌 시청자의 뇌리를 강렬하게 파고들었다. 칙칙한 흑백 화면에 익숙해져 있던 사람들에게 총천연색 컬러 화면은 하나의 문화충격이었다. 느린 화면으로 세밀한 동작을 천천히 돌려보는 슬로모션이 등장한 것도 이때였다.

당시 한국에서는 컬러 중계를 볼 수 없었다. 컬러TV가 보급되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컬러TV 방송이 시작된 것은 멕시코시티 올림픽이 끝난 한참 후인 1981년 12월이다. 그 전인 1977년 LG전자(옛 금성사)는 국내 최초로 컬러 TV를 생산, 수출을 시작했다.

컬러시대가 열린 이후로는 TV의 기술적 진보보다 물량 공세가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즉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방송사들이 돈벌이를 위해 중계시간을 대폭 늘려나간 것이다. 올림픽 상업화 논란의 빌미를 처음 제공했던 1984년 LA 올림픽 때는 조직위 고위관계자가 서슴없이 “올림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규모 경기장이 아니라 TV 카메라를 놓을 수 있는 공간”이라는 말까지 내뱉을 정도였다.

올림픽이 TV 및 방송기술 발전에 다시 촉매제로 등장하게 된 것은 브라운관 TV 시대가 저물고 LCD, PDP 등 대형평판 디지털TV 시대가 새로이 열린 2000년대 이후로 볼 수 있다. 보다 큰 화면, 보다 생생한 화질의 디지털TV는 안방에서도 대회 현장 못지않은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을 무기로 시청자들을 서서히 사로잡았다. 올림픽이라는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디지털TV 보급 확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중국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굿럭 2008 베이징 중국 육상선수권 오픈대회' 남자부 100m 경기에서 스프린터들이 역주하고 있다.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디지털TV 시대가 확고하게 자리잡는 데 가장 큰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방송기술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베이징 올림픽의 최대 화두는 바로 ‘HD’(High Definitionㆍ고화질 혹은 고선명)이다.

올림픽 중계에서 HD 방송을 처음 시도한 것은 4년 전 아테네 올림픽 때였다. 이때 올림픽 주관방송사는 일부 프로그램을 HD로 제작해 전 세계에 송출했다. 덩달아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HDTV 보급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모든 프로그램을 HD로 제작하는 ‘완전한 HD 중계방송’은 베이징 올림픽이 최초의 타이틀을 갖게 됐다. 이에 편승한 TV 제조업체들은 베이징 올림픽을 HDTV에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풀HD(초고화질)TV’를 널리 보급하는 최대의 기회로 인식해 마케팅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풀HDTV는 과거 아날로그TV보다 화질이 10배 이상 선명하다.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의 땀구멍까지도 선명하게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국 학계의 몇몇 연구에 따르면, 최신형 TV의 ‘얼리어답터’(Early Adopter) 상당수는 스포츠팬이라고 한다. HDTV가 보급되는 데도 그들의 역할이 크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미국이 올림픽의 최대 방송중계 시장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심재웅 교수는 “스포츠와 방송기술은 상호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로 서로의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국내 방송사들이 HDTV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는 중계를 한다면 한국 HDTV 시대를 앞당기는 촉매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촌 최대 축제인 올림픽에서 스포츠와 미디어의 ‘공존공영’이 어떤 모습으로 레이스를 펼쳐나갈지 앞으로도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 첨단 중계장비 어떤 게 있나

올림픽 TV 중계가 박진감 넘치게 진화해온 데는 방송장비나 기술의 발달이 큰 몫을 차지한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역시 첨단 방송장비와 기술이 총동원돼 경기 현장을 안방으로 따끈따끈하게 배달해 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영상에서 HD 제작 방식이 도입된다면 음향에서는 ‘5.1채널’이 표준방식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근래 영화제작에서 사용되어온 5.1채널은 전후좌우에서 뿜어내는 사운드를 통해 스테레오 방식보다 3배 이상 풍성하고 입체적인 음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의 숨소리까지 잡아낼 정도라고 한다.

아무리 HD 방송이라고 해도 화면이 단순하고 심심하면 시청자로선 하품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붙들어매도 좋겠다. 최첨단 촬영장비가 보다 다양하고 역동적인 화면을 제공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대부분 육상 종목 촬영에 투입되는 에어리얼 카메라. 이 카메라는 경기장 상공을 가로세로로 가르는 2개의 레일에 장착돼 각각 앞뒤로 오가며 구석구석을 공중 촬영한다. 독수리처럼 매서운 눈빛으로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장면을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고 해서 ‘이글아이 샷’이라고 불린다.

9.2m 높이의 크레인에 카메라를 달아 지상에서 리모컨으로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테크노크레인 카메라’도 빼놓을 수 없다. 사람이 직접 촬영하기 힘든 장소에서 경기를 담는 로보틱 카메라, 멀리뛰기나 장대높이뛰기의 순간포착을 주로 하는 POV 카메라 등도 중요한 촬영장비다. 육상 종목은 대개 TV로 보면 단순하고 밋밋하지만, 이들 장비를 통해 박진감 넘치는 멋진 경기로 거듭난다.

야구 등 구기종목에 흔히 사용되는 슈퍼슬로모션 카메라도 중계 첨단화에 한몫 한다. 이 카메라는 정상 속도의 3배속으로 고속 촬영한 뒤 다시 정상 속도로 재생하도록 한 장비.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광속구의 실밥까지도 포착해낼 수 있다.

베이징 올림픽 주관방송사 멤버로 참여하는 KBS 중계인프라팀 현윤웅 팀장은 “안방 시청자들이 경기 현장의 감흥과 환희를 가장 근사치로 경험할 수 있는 시청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올림픽 중계에 임하는 다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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