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환자 신뢰 치아건강 내면의 빛

"사람들은 스테인드 글라스와 같다. 햇빛이 밝을 때는 반짝이며 빛나지만, 어둠이 찾아왔을 때는 내면의 빛이 있어야 그 진정한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엘리자베스 퀴블로스

의사를 영어로는 care-giver 라고도 한다. 환자들에게 care를 주는 사람이란 의미이겠지만 사실은 그를 믿고 맡기는 환자들로부터 care를 받는 셈이기도 하다. 환자들의 솔직한 의견과 숨김없는 이야기, 그리고 아낌없는 신뢰들은 내면의 빛으로 저장되어 어려운 문제들을 만날 때 최선의 판단을 내리기 위해 노력하며, 더 성숙하고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평소에도 care라는 단어의 의미를 좋아하는 데, 누군가를 치료할 때 care한다는 말을 쓰면 덜 차갑고, 덜 날카로우며, 관심과 사랑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검사로 수치를 확인하고, 사진을 판독하며, 기계와 약물로 치료할 수 있는 것들 이외에도 관심과 대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사람마다 다른 위험의 요소들을 찾아낼 수 있고, 거기에 따른 관리의 방법들을 제안하고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환자를 영어로 표기하면 'patient'이다. '참아내는, 인내하는'이란 의미의 형용사를 겸하기도 한다. 우연일까 아니면 어원을 같은데 두는 것일까? 질병으로 인한 불편함과 아픔을 참아낸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겠지만, 처음 만나서 치료를 하는 동안 짝으로 만나는 주치 의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거나 알아내지 못한 숨은 불편함을 참아주기도 한다는 의미로 다가올 때가 있다. 그건 의학적인 부분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신중한 문제일 수도 있고, 사소한 부분일 수도 있다.

하지만, 환자의 입장에서 말씀해 주시는 이야기를 잘 들으면, 필자는 의사로서 늘 새로운 걸 발견한다. 가령 치과에서는 치료하는 동안 입술이 건조해지기 때문에 자주 입술 보호제를 덧발라 주는 사소한 일에서부터, 치아의 맞물림이 현재 고르지 않은데 과거에 어떤 상태였는지를 듣고 그 변화를 추측함으로써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하여 나타날 수 있다. 비대칭적 요인과 치아의 소모에 대한 치료의 방향을 결정하고, 가상진단을 통해 치료의 양을 정량화하여 앞으로의 모습을 보고 최적의 모습을 같이 의논하는 등이 그러한 경우의 한 예이다.

그래서 임상 의학을 영어로는 practice라고 하는 것 같다. 이 말은 끝없이 반복함으로써 무한히 발전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오늘은 십년 넘게 나를 찾아주는 효재 선생님이 다녀가셨다. 그녀의 이름 앞에는 많은 수식어와 별칭이 붙는다. 한복 연구가, 보자기 예술가, 한국의 마샤 스튜어트, 살림의 여왕…. 그 어떤 수식어도 잘 어울리는 그녀의 모습은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우며, 한국적인 동시에 세계적이다.

그런 그녀의 care-giver로서 그녀를 특별히 사랑하는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다. 화장품을 바르지 않고, 미용실에서 머리를 만지고 나오지 않았어도 그녀의 가지런하고 건강한 흰 이를 드러내고 웃는 모습이 좋아 보이기 때문이며, 다른 건 몰라도 치아를 건강하게 관리하고 유지하기 위해 전문가의 의견을 잘 따르기 때문이다. 아프지 않더라도 주기적인 검사와 관리를 잘 하는 편이시고, 조금 아프거나 두려울 수 있는 치과의 소음과 미세한 통증에 대해서는 과거와 비교하면, 눈부신 의술의 발전이라고 칭찬해 주신다.

그런 그녀의 앞에서 매번 더 나은 의술을 보여주고 싶은 건 자연스러운 사람의 마음이다. 진료실 안팎에서 눈부심을 덜 수 있도록 조도를 맞춘 간접조명의 빛, 조용하게 방해받지 않을 수 있는 치료 공간, 분주했던 마음을 한 번쯤 멈춰 세우게 해 줄 수 있는 예술작품의 전시, 무통 마취주사와 치료 과정을 단축시키는 여러 가지 신기술들에 매번 칭찬과 감탄을 아끼지 않으신다.

그녀의 치아와 잇몸 나이는 매우 젊다. 우리가 처음 만난 십년이 넘는 그때, 기초가 될 수 있는 균형과 조화를 만들어 놓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좌우의 균형, 맞물림의 조화, 간섭과 균열을 일으키는 부분의 교정적인 치료와 주기적인 잇몸 관리는 십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건강한 치아와 아름다운 미소를 보존하고 지키는 데 커다란 공을 세웠고, 어제보다 더 아름답게 웃음지으며, 자연과 치유의 밥상을 만들고 보자기로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늘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아프지 않을 때 가고 싶은 곳이 치과였으면 좋겠다고….

● 이진민 미플러스치과 앤갤러리 대표원장

치의학 박사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외래교수

한국 아나운서연합회 치과자문의

인코그니토 치아교정 인증의

한국 인코그니토 치아교정 센터

2013,2014 메디컬아시아 치아교정 대상

저서 <미인은 치과에서 만들어진다>

치아성형STYLEVENEER®INSTRU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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