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기대감에 대기업·공기업 채용규모 확대 전망

취업ㆍ인사 포털 인크루트가 지난달 상장 기업 1,000개사를 대상으로 2005년 채용 규모를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463개사 가운데 432개사(93.3%)에서 모두 4만2,913명을 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4년 같은 조사에서보다 10.5% 늘어난 수치다.

업종 별로 보면 제약이 전년보다 채용을 41%나 늘려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고, 이어 정보통신 33.8%, 외식ㆍ식음료 27.4%, 금융 25% 등의 순이었다.

전년보다 1.7% 소폭 증가에 그친 전기전자가 채용 규모로는 30% 비중을 차지해 취업난의 숨통을 틔우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 년째 구름이 잔뜩 끼었던 취업 시장에 서서히 햇살이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 기업들의 채용 규모가 늘어난 것은 그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올해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해 취업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라는 게 취업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온라인 채용정보업체 잡코리아의 정유민 상무는 “지난해 취업 시장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대기업과 공기업의 채용이 늘어나는 등 좋은 징후들이 많이 나타났는데 올해는 좀 더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 상무는 취업 시장을 주도할 업종으로 우선 전기, 전자, 반도체, 금융 등을 꼽았다. 특히 업종을 떠나 공기업을 주목해볼 것을 구직자들에게 권유했다.

공기업은 일자리 자체가 안정적인 데다 최근 채용 과정도 상당히 합리적으로 바뀌어서 ‘준비된 구직자’에게는 충분히 노크할 만한 기회가 된다는 설명이다.

전기·전자 금융 등이 취업시장 주도

얼마 전 대한상공회의소와 잡코리아가 공동으로 국내 대기업 상위 500개사(매출액 기준)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6년 500대 기업 일자리 기상도’에서도 올해 취업 시장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조사에서 올해 채용 계획이 있다고 밝힌 기업은 전체 응답 기업 433개사 중 58.4%(253개사)에 달한 반면 채용 계획이 없다고 답변한 기업은 13.9%(60개사)에 불과했다.

채용계획이 미정인 기업은 27.7%(120개사)였다. 전체 채용 규모는 3만5,872명으로 지난해보다 0.9% 정도 늘어난 수치다.

업종 별 채용 규모는 전기전자(12,588명), 유통(4,440명), 금융보험(3,051명), 외식ㆍ식음료(2,845명), 자동차(2,035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채용 증가율에서는 운수 19.5%, 기계철강 18.4%, 유통 14.2%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섬유의류, 자동차, 정보통신 업종은 채용 규모가 전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인크루트가 지난달 1,000개 상장 기업(응답 기업 519개사)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6년 채용 전망’도 긍정적이다.

이 조사에서 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은 전년보다 7.7% 늘어난 반면 채용 계획이 없다고 밝힌 기업은 전년의 3분의1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채용 규모는 3만6,288명으로 2005년보다 1.6%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 취업 시장에서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고용 증대는 내수 경기 부진 등의 탓으로 아직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종사자 5인 이상 중소제조업체 1,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6년 중소기업 경기전망 및 경영ㆍ정책과제 조사’에서는 올해 고용 규모가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취업 시장의 여건과 관계없이 보다 적극적인 취업 전략을 갖춘다면 아무리 좁은 취업문이라도 뚫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정유민 잡코리아 상무는 “기업 입장에서 준비되고 능력 있는 인재를 안 뽑을 일은 없다. 구직자들은 선호하고 희망하는 기업을 정한 뒤 채용 과정에 대한 면밀한 대비와 업무 능력을 갖추려는 노력을 먼저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윤현 기자 uny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