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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 사모펀드] 실적이 열쇠… '이름'에 걸지 말라
사모펀드 옥석 가리기
국내 펀드 성적표 아직 안 나와… 운용 능력 잘 살펴봐야



얼마 전 국내 한 사모펀드(PEF) 의 경영진에 문제가 생기자 투자자들 사이에 논란이 벌어졌다. 투자자들 중 일부가 “돈을 빼가야겠다”고 주장하자 “지금 나가면 어떡하냐” “규약상 돈을 혼자만 먼저 빼주기가 힘들다”는 등 옥신각신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

PEF도 금융상품인 만큼 금융 사고에서 결코 자유롭지는 않다. 다른 금융상품이나 사업처럼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안고 있다.

국내의 또 다른 PEF는 거액의 투자 자금만 모아 놓고 투자를 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돈을 모으기 전 어디에 투자해 얼마만큼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일단 돈부터 넉넉하게’ 끌어 모으는데 치중한 것이다.

또 한 PEF는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넣겠다”는 약속은 받아냈지만 막상 투자를 해야 할 시점에 투자자들이 “그런 곳에 투자하면 돈을 맡길 수 없다”며 투자를 거부한 사례도 발생했다. 심지어는 PEF를 설립한 회사의 대표가 파산하고 이민을 가버려 연락이 두절된 경우까지 있다.

대부분 PEF 제도가 도입되자마자 일어난 일인데 이런 사고로 인해 PEF는 초창기 어려움을 겪었다. 아무래도 PEF에 대해 일반인들이 잘 모르던 시절이니 만큼 잘 한다고 해도 홍보가 미진할 터인데 안 좋은 일들이 연거푸 생기니 PEF에 대한 인식마저 나빠져 버린 것. PEF는 한때 ‘위험하다’ ‘사고 나기 쉽다’는 악평을 받기도 했다.

때문에 특정 PEF가 얼마나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지, 즉 잘할 수 있는 펀드인지를 판별하기 위해서는 그 펀드의 운용 능력을 봐야만 한다. 결국 어떤 사람들이 모여 자금을 운용하고 투자를 적절히 하는지를 판별할 수 있어야 구분이 가능하다.

그래서 해당 PEF의 실적을 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개별 PEF들도 자신들의 업무와 운용 실적을 과감히 공개하고 알리기도 한다. 다음에 투자자와 자금을 모으는데 절대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PEF에 대한 이런 성적표가 아직까지는 없다. PEF가 제도화된 지 채 2년도 안 될 뿐더러 지금까지는 자금 모금과 투자 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일단 믿고 돈을 맡길 만한 실적이나 근거가 전혀 없어 투자자들이 ‘믿고 들어가기에’ 안심할 여지도 적은 편이다. 아직 PEF 시장의 성장이 더딘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해외에서는 이미 PEF 시장에서 옥석의 구별이 뚜렷하다. PEF의 역사가 오래된 덕분이다.

하지만 실제 투자에 성공해 실력을 입증한, 이름난 펀드라고 안심 백배는 금물이다. 해당 PEF가 몇 년 전 자금을 투자해 주식을 매입, 기업의 가치를 높여 비싸게 되판 사례가 있더라도 그 펀드의 실력 있는 운용자들이 회사를 떠났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일부 PEF 운용자들은 몇 년 전 이름을 떨쳤던 유명 펀드에서 독립, 지금은 별도의 펀드를 꾸려나가고 있다.

보통 PEF의 생명 주기는 4~5년. 자금을 모아 투자를 하고 인수한 회사의 경영실적을 개선, 가치를 높여 되파는 데 최소한 그 만큼의 시간은 필요하다. 앞으로 2~3년 후 국내에서도 PEF마다 제각각의 결산 성적이 드러나면 사모펀드 간에도 우위가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입력시간 : 2006/09/18 10:12




박원식 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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