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은 지난달 11일 이상득 의원(포항 남•울릉)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술렁거렸다. 대구와 마찬가지로 '물갈이'가 화두인 상황에서 가장 상징적인 인물이 스스로 물러났기 때문이다. 이는 대구를 비롯해 경북 지역 다른 현역 의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총선 구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경북은 대구와 함께 대표적인 한나라당 텃밭이지만 총선에선 또 다른 양상을 보여왔다. 한나라당 강세 지역임에도 당선을 보장해주지 않는 것. 지난 18대 총선만 해도 전체 15개 선거구 가운데 5개 지역에서 무소속 후보가 승리했고, 친박연대 후보가 1개 지역을 차지했다.
지역 따라 문중 영향력 강해
이는 대구에 비해 농촌 지역이 많아 정서가 다르고, 안동•예천 등 지역에 따라 문중의 영향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비(非) 한나라당 후보가 7명이나 당선된 것도 그러한 배경에서다.
포항남·울릉 최대 격전지
경북에서 가장 관심 대상인 지역은 이상득 의원이 물러난 '포항 남•울릉'이다. 이 의원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되면서 4•11 총선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그간 이 의원의 위상 때문에 눈치보기에 급급했던 인사들이 앞다퉈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이상천 전 경북도의회 의장과 공원식 전 경북도 정무부지사, 정장식 전 포항시장 등은 발빠르게 한나라당 공천 쟁탈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선 김순견 전 한나라당 중앙당 부대변인과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일찌감치 출마를 공식화하고 표밭을 누비고 있다. 참여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CHA의과대학 총장은 한나라당 공천이 여의치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상득, 특정인 지지할까
이상득 의원이 특정인을 지지할 지도 관심사다. 조직력이나 정치권 영향력을 고려할 때 그의 지지를 받는다면 공천 경쟁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강석호 의원(울진•영양•영덕•봉화)의 고향이 본래 영덕으로 이 의원의 퇴임 후 보장을 전제로 지역구를 옮길 수 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그러한 소문을 떠나 강석호 의원 지역구 역시 관심 대상이다. 강 의원의 공천과 재선이 무난하게 점쳐졌으나 한나라당의 비상대책위 구성 후 참신한 인물론을 앞세운 만만치 않은 도전자들이 속속 도전장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구 내 최대 지역인 울진에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임광원 현 군수를 지원해 당선시킨 김중권(71)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강 의원을 압박하고 있다.
그밖에 한나라당 공천 희망자로 윤재우 경북희망포럼 부회장, 정재학 전 이명박 후보 체육특보, 전병식 변호사, 홍성태 한국JC중앙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장갑호 자유선진당 경북도당 위원장은 예비 후보 등록을 마치고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전·현직 리턴매치 눈길
전•현직 의원 간 리턴매치가 예상되는 곳은 경주 외에 또 있다. 정해걸 의원 지역구인 군위•의성•청송에는 친박계 전 의원이 도전장을 냈고, 김광림 의원의 안동시는 3선의 전 의원이 최근 국회 사무총장에서 물러나 본격적인 표밭갈이에 나섰다. 이철우 의원의 김천에서도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을 지낸 임인배 전 의원이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이인기 의원의 성주•고령•칠곡은 전 KT 부회장이 18대 총선에 이어 또 한 번 진검 승부를 벼르고 있다. 이한성 의원의 문경•예천에서는 김수남 전 예천군수의 동생인 김수철 풍천실업 대표가 리턴매치를 준비하고 있고, 신현국 전 문경시장의 이름도 거론된다.
그밖에 친이계인 이병석 의원의 포항북에서는 이상휘 전 청와대비서관, 이상곤 정보센터 소장 등이 도전장을 낸 상태다. 정희수 의원의 영천은 김경원 전 대구지방국세청장과 전 경찰청장의 3파전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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