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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때리고 때리고'… 야 '때리고 안고"

● 대선주자들의 '안철수 셈법'
박근혜측 '검증' 앞세워 잇따라 네거티브 공세
민주 후보 비판+우호 혼재 '적과의 동침' 불가피
  •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비전 2050 포럼 주최로 '안철수를 지지하는 대학교수 선언' 기자회견이 열렸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이제 12월 대선의 변수가 아닌 '상수'다.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이 7월 <안철수의 생각>이란 책을 출간하고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후 지지율이 선두권을 유지하면서 대선의 루비콘강을 건넌 것으로 분석한다.

안 원장이 아직 대선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이미 대선에서 배제할 수 없는 상수가 됐다는 평가다. 따라서 안 원장이 대선 정국에서 어떤 행보를 취하느냐에 따라 대선 결과는 확연하게 달라질 전망이다.

때문에 여야 대선주자들의 안 원장에 대한 입장은 각양각색이다. 새누리당이 20일 박근혜전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여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하고, 민주통합당은 대선 후보 경선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안철수 셈법'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박근혜 후보 측은 안 원장을 야당의 우군으로 평가하고 공격 일변도의 입장을 취하는 반면, 야당은 후보들에 따라 상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 후보는 안 원장에 대해 직접적인 공세는 취하지 않았다. 안 원장의 책과 관련한 숱한 질문에 박 후보는 "책을 갖고 해석할 수는 없고 아직 (출마여부가)확실하지는 않다"면서 "출마를 하실 생각이 있으면 국민들에게 확실하게 밝히셔야 되겠죠"라고 말하는 정도다.

  • 안철수
일각에서는 박 후보가 "안 원장이 책을 통해 대선 출마 의지를 밝혔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출마를 정식으로 하셨느냐"고 되물은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온다. 박 후보가 안 원장을 대통령 출마 자격이 부족하다는 식으로 폄하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젊은층 사이에 적잖이 퍼져 있어 박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반면 박 후보 측 인사들의 안 원장에 대한 공격은 매우 거세다. '검증'이란 명목으로 네거티브 공세를 퍼붓고 있다. 새누리당 조원진 전략기획본부장은 최근 안 원장이 2003년 분식회계로 구속됐던 SK그룹 최태원 회장 구명 운동에 나선 것을 폭로했고, 안 원장이 포스코의 사외이사로 있을 때 포스코가 문어발식으로 자회사를 만들었지만 모두 묵인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인사들은 안철수연구소(안랩)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비롯해 안 원장의 과거 행적과 심지어 사생활 관련 의혹들까지 들추며 안 원장을 공격하고 있다.

정치전문가들은 안 원장에게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되지 않는 한 박 후보 측의 과도한 안 원장 공격이 오히려 부메랑이 돼 박 후보에게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정치평론가는 "객관적 검증을 넘어 안 원장에 대한 인신 공격적 의혹 제기는 구태라는 비판에다 박근혜 후보가 포용력이 부족하고, '불통' 이미지까지 덧씌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정치평론가는 "박 후보 측에서 안 원장의 장점을 인정하고 함께 갈 수도 있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오히려 (박 후보에게)플러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함으로써 박 후보가 선두 주자로서 포용력을 보여주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고, 설령 안 원장이 야당과 손을 잡을 경우 '배신자'라는 인상으로 인해 야권후보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도 반감될 수 있다고 평했다.

야권 대선주자들의 안 원장에 대한 태도는 입장차와 함께 변화도 보이고 있다. 대선 경선 초기 비판적 기조를 보이다가 안 원장이 책 출간과 TV 출연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침묵 내지 우호적인 모드로 변화한 것이다.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는 줄곧 안 원장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 문 후보는 안 원장과의 공동정부론을 주창하면서 "민주당과 안 원장을 지지하는 분들은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관계"라고 말하고 있다.

반면 다른 후보들은 안 원장에 대해 줄타기를 하는 모양새다. 손학규 후보는 "아무 실상도 없는 이미지만 갖고 공동정부를 하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문 후보와 안 원장을 공격했는가 하면, "대통령을 하겠다는 의지는 본인의 깊은 고뇌 속에서 나와야 하는데 국민 여론과 시기를 계산하는 것처럼 보여서는 안된다"며 직접 안 원장을 겨냥하기도 했다. 그런 손 후보는 최근 안 원장이 고민하는 것은 제도 정치권이 잘못했기 때문이라며 안 원장과 함께 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두관 후보는 "무소속 후보가 국정을 맡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며 경험있는 모내기론을 내세워 안 원장에게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개인이 아무리 뛰어나도 정치는 함께하는 것"이라면서 안 원장과의 연대론을 펴기도 했다.

정세균 후보는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나 국민에게 충분히 검증할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안 원장이 정치경험이 없다는 것은 단점"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안 원장을 "극복의 대상이자, 연대의 대상"이라고 평했다.

이렇듯 민주당 후보들이 안 원장과의 관계에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대선 경선 과정에도 '안풍(安風)'이 직간접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안 원장과 동반자 관계인가, 아니면 각을 세운 관계인가에 따라 일부라도 표심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지지표를 분석해 보면 문재인 후보가 안 원장의 지지층과 가장 근접하게 겹친다. 대선 후보 경선에서 문 후보에게 유리한 측면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들은 일단 당의 대선후보가 되는 데 전력하고 있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되면 안 원장과의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승산이 있다고 기대한다. 2007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과정에서 당의 노무현 후보가 결집된 표로 지지율이 높은 정몽준 후보를 꺽은 선례를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후보에게 안 원장은 쟁쟁한 경쟁자로, 민주당 후보들에겐 '적과의 동침'이 불가피한 대선의 상수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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