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24일로 취임 1년을 맞았다. 박 사장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신념에 의한 현장경영을 통해 농어민들에게 실질적인 영농서비스를 제공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농어촌용수 공급을 비롯한 국내사업과 해외에서 농업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등 국내외에서 진일보한 적극적인 활동으로 공기업 혁신의 모범을 보였다는 평가가 따른다.

이와관련, 박 사장은 "지난 1년 동안의 성과를 토대로 기본에 충실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국정감사 일정을 마치고 또 다시 현장을 찾아 나서는 박재순 사장을 25일 만나 농어촌 발전에 대한 구상과 앞으로의 경영 방침 등을 들어봤다.

박 사장은 9급으로 시작해 최고위 직업공무원인 1급까지 43년간 농수산 행정 분야에 종사한 전문가로, 1989년 석사과정 중에 농어촌공사의 전신인 농지개량조합의 발전방안에 대해 논문을 작성했을 정도로 공사의 활동과 역할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으며, 정치학 박사이기도 하다.

박재순 사장이 지난 8월 전남 여수의 배수개선사업현장을 찾아 태풍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을 강조했다
- 취임 1주년이 됐는데 그동안의 소회를 밝힌다면.

"취임 이후 지난 1년간 공사 임직원들과 함께 우리 농어촌이 나아가야할 길과 우리 공사가 해야 할 역할의 이정표를 세우고자 노력했는데 성과가 나타난 부분도 있지만 앞으로 해야 할 과제도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성과를 토대로 남은 임기 동안 우리 공사가 '농어촌의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공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청사진을 그려 가고자 합니다."

- 임기 중 중점을 둔 부분과 취임 이후 공사의 가장 큰 변화를 꼽는다면.

"공사가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농어업 생산기반의 조성과 안정적인 관리를 내실 있게 추진하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농업용 수리시설의 개보수와 용배수로의 구조물화, 배수개선 사업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했으며, 농어촌의 재해예방과 수자원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농업분야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출농업단지를 조성하고 해외농업개발협회를 설립해 해외곡물조달의 기반을 마련한 것도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 '현장경영'을 중시하는데, 1년 동안 얼마나 다녔으며, 실제 나타난 성과를 든다면.

"공사가 사업을 하고 있는 전국 126개소의 현장을 방문해 농어민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현장의 소리를 공사 경영에 반영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성과로는 지난해 11월 충남 당진의 석문 간척지에서 '간척지임대제도'에 관한 민원사항이 발생해 직접 현장에서 농업인들과 대화해 올해 영농기부터 적용할 수 있는 개선안을 마련했고, 지난 5월 강원도 철원군에 위치한 철원 황금느르지의 보(湺) 개보수 사업 지구를 방문해 2014년 완공예정인 사업을 정부와 관계부처에 요청하여 올해 완공할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올해는 특히 가뭄과 태풍,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가 빈번했는데 재해예방에 대한 조치와 앞으로의 계획을 밝힌다면?

"올해 가뭄시엔 영농현장에 상주하며 관정개발과 하천굴착 등 농업용수 공급을 직접 챙겼고 태풍 때는 사전예방과 신속한 복구체계를 유지해 피해를 줄였습니다. 기후변화가 심화되면서 자연재해가 빈번해지고 있는 만큼 공사는 기후변화에 대비한 배수개선 설계기준을 개정하고 농촌용수의 효율적인 개발과 이용이 가능하도록 농촌용수 이용체계재개편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다목적 농촌용수개발, 배수개선 등 핵심사업의 고도화와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 앞서 농업분야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마무리 단계라고 했는데 완료 후 대책은.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통해 확보된 수자원의 체계적인 관리와 공급을 위해서 영농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저수지 수변공원 등 부대시설이 지역개발에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협력해 나갈 계획입니다. 리모델링 사업이 완성된 농경지는 토지관리방안, 적정재배작물 연구 등 관련정보를 농업인에게 제공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추진한 공사의 경험과 전문성을 개발도상국에 전수해 한국의 물 관리정책의 우수성을 알리고 국익에도 기여하는 계기를 삼고자 합니다."

- 시장개방 확대에 따라 농어업 분야의 우려가 적지 않은데 이에대한 대책이나 계획은.

"취임 이후 시장개방에 대응한 농업의 경쟁력 강화와 소득기반 확충을 위해 간척지와 시설을 활용한 수출농업의 육성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공사는 현재 화옹 간척지 일대에 국내 최대인 15만 평방미터의 농식품 전문수출단지를 조성 중에 있고, 영산강 간척지 내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규모 농어업회사를 육성하고자 5개 지구 713ha면적에 기반시설 조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돼 특화된 농산물의 생산과 가공, 수출 등이 가능해지면, 해외 시장에서 한국 농업이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입니다."

- 민간기업의 해외농업개발도 활발한데.

"공사는 민간기업의 해외농업개발을 뒤에서 지원하고 기반을 닦아주어 해외에서 생산되는 곡물량이 꾸준히 늘고 있고 생산된 곡물의 반입량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국제 곡물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곡물의 안정적 확보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공사는 앞으로도 해외농업개발 지원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욱 무게를 두고 추진할 것입니다."

-우리 농업기술의 해외 수출을 위해 많은 대외협력을 했는데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는지.

"공사의 농업 개발 기술은 1972년 베트남의 농업개발 사업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탄자니아, 콩고, 케냐 등 25개국 105개 지구에서 시행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농업기술을 개발도상국에 수출하는 것은, 저개발국의 농업생산성을 향상시키고 한국농업의 위상을 높이는 것으로 한국의 국격을 높이는 일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농업 한류'를 더욱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 남은 임기 동안 경영 방침과 방향은.

"지난 1년 동안의 성과를 토대로 기본에 충실한 경영, 미래를 준비하는 경영,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경영을 하고자 합니다. 안정적인 영농기반 조성과 청정용수 공급, 재해대응이라는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기후변화에 대비한 미래형 농업생산기반을 만드는데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농어민의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고 농어촌의 현장과 농어민의 목소리를 사업추진에 적극 반영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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