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만일 개인전, 31일까지 공아트스페이스'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화두로 존재 이유 답해

서예 '엄마품에'
80년대부터 서예와 전각 분야에서 꾸준한 활동을 펼쳐온 이만일 작가가 순수한 인간상을 그만의 감성으로 담아낸 작품을 서울 인사동 공아트스페이스에서 이달 31일까지 선보인다.

전통예술을 기반으로 인간 본연의 모습을 특유의 심상으로 버무려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화두를 내놨다. 다수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존재하는 이유를 다양한 형태의 사랑으로 표현하며, 이를 실천하는 삶의 자세에 대해 따뜻한 감성이 우러나오는 글귀들을 전각과 서예로 옮겼다.

은은한 색감이 담긴 종이와 나무 위로 한 획 한 획 긋거나 새겨진 작품에는 늘 그러하듯 따뜻함이 번져있다. '사랑' '빛' '삶' 등의 글귀를 따라가다 보면 구분 없는 마음가짐으로 모든 대상을 사랑하고 공경하며, 큰 것을 바라거나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연과 벗 삼아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아가는 순수한 존재로서의 인간을 마주하게 된다.

작가는 서예와 전각을 두루 다루지만 그 경계는 없다. 서예가 선의 예술이라면 전각은 조각이 더해진 선의 예술이다. 그가 그리고 다듬어낸 '선(線)'에는 동양화 고유의 선에 내재하는 기(氣)와 감정이 충만하다. 서예에서 느낄 수 있는 음율적인 선의 아름다움과 전각이 지닌 특유의 재료적인 특성에서 느껴지는 기운생동하는 힘있는 글씨의 아름다움이 동시에 전해진다.

특히 전각은 노동과 시간, 그리고 장인정신의 결합체로 인장의 차원을 넘어 목판화처럼 하나의 작품으로 승화됐다. 이는 작가의 작품을 인증하는 것과 더불어 그의 인격을 드러내는 부분이기도 하다.

전각 '삶, 기도'
한지 위로 오랜 내공이 한 획 한 획으로 형상화되며 만들어지는 서예 작품과 나무 위로 수 차례의 손길을 거쳐 완성되는 전각은 작가가 추구하는 순수한 인간상의 실천을 위해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다스리고 다듬어내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02)730-1144



박종진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