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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정치 테마주'… 대박 쪽박 롤러코스터

실적과 무관 '풍문'에 주가 널뛰기
'한철 장사' 선거 뒤엔 주가 제자리
'잠룡'들 테마주는 아직 '잠잠'
코엔텍·현대통신 등 '정몽준 테마' 후보 출마 선언후 연일 고공행진
일진홀딩스 등 '김황식 테마주' 한때 반짝… 소재 소멸후 '시들'
남경필 관련주도 연일 '붕붕'


'○○○ 테마주'. 거물급 정치인의 이름을 딴 정치테마주가 탄생한 사연은 각양각색이다. 정치인과 기업 대표의 고향이나 출신 학교가 같다는 소문이 났기 때문이라면 납득될 만하다. 그저 옷깃만 스쳤을 뿐인데도 소문에 풍문이 더해져 테마주로 둔갑하는 일이 허다하다. 일단 테마주로 입소문이 나면 해당 정치인의 운명과 함께 울고 웃는다.

정치테마주가 한 철 장사에 불과하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때의 운을 잡아보려 눈치 작전을 벌이는 사람들은 여전하다. 6ㆍ4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들썩이고 있는 정치테마주의 세계를 들여다 봤다.

주식시장 뒤흔드는 정몽준

지방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의 이름도 주식시장에서 눈에 띈다. 박원순 현 서울시장을 상대로 새누리당의 맹공이 예상되는 가운데, 거물급 주자들이 출마하면서 선거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새누리당은 정몽준 의원, 김황식 전 국무총리, 이혜훈 최고위원이 후보직을 두고 예비경선이 한창이다.

주식시장을 가장 '들었다 놨다'애간장을 태운 인물은 정 의원. 그는 정계와 재계가 모두 주목하는 인물이다. 정 의원은 7선 국회의원에 과거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정치 베테랑'이다. 또한 현대가의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8남1녀 중 여섯째 아들로 현대중공업 대표를 지냈다.

정 의원은 올해 초만 해도 "출마 의사가 없다"며 완고한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당내에서 '중진차출론'이 제기되면서 출마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2월26일 전격적으로 출마 선언을 할 때까지 '정몽준 테마주'는 큰 폭의 등락을 거듭했다.

대표적인 '정몽준 테마주'로는 산업폐기물 처리업체인 코엔텍과 홈오토메이션 전문업체인 현대통신이다. 코엔텍은 현대중공업이 10.88%의 지분을 보유한 2대주주라는 점에서, 현대통신은 현대건설 사장 출신인 이내흔 회장이 대표로 있다는 점에서 '정몽준 테마주'로 분류된다. 정 의원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오히려 테마주로 묶여 있지 않다는 점이 흥미롭다.

지방선거 열풍이 불기 전인 올해 1월2일 기준 코엔텍의 주가는 2,260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17억원과 80억원에 불과한 데다 그나마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소폭 줄어든 상황이라 실적 만을 놓고 보면 주가가 오히려 떨어질 판이었다.

그러나 2월10일과 11일 양일간 코엔텍은 연속으로 상한가를 기록했고 그달 19일에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며칠간 꾸준히 올랐던 코엔텍의 주가는 정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2월26일과 27일 각각 5.59%, 3.23% 올라 정점을 찍었다. 결국 올해 초 기준 2,260원이었던 코엔텍의 주가는 2월 27일 4,000원까지 치솟았다.

  • 왼쪽부터 정몽준, 김황식, 박원순, 남경필
코엔텍이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던 첫날인 2월10일에는 정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검토 중이라는 내용이 보도됐고 19일에도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불만을 표시하는 과정에서 출마를 시사하는 듯한 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말 그대로 의미심장한 '썰'이 있을 때마다 주가가 춤을 춘 것이다. 정 의원 출마 선언 이후 등락을 거듭한 코엔텍의 현재 주가는 3,865원(3일 종가 기준)이다.

또 다른 '정몽준 테마주'인 현대통신도 코엔텍과 마찬가지 흐름을 보였다. 1월2일 현대통신의 주가는 3,345원에 머물러 있었다. 정 의원 출마 검토 기사가 나왔던 2월10일 상한가를 기록했던 현대통신의 주가는 이튿날에도 8.40%나 치솟았다. 정 의원이 자기 입으로 출마를 시사했던 2월19일에도 현대통신의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고, 마침내 출마를 선언한 2월26일에는 5.17%의 주가 상승이 뒤따랐다. 3일 종가 기준 현대통신의 주가는 5,510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4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주가상승이다.

소재 따라 주가 등락 거듭

김황식 전 총리도 6ㆍ4 지방선거의 다크호스로 꼽힌다. 지난해부터 '서울시장 카드'로 거론되던 김 전 총리는 장고 끝에 지난달 14일 후보 출마를 공식화했다. 김 전 총리는 정치인으로서의 경험은 없지만 행정경험이 풍부하다. 1972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대법관, 감사원장, 국무총리 등 사법부와 행정부의 요직을 거쳤다.

김 전 총리는 부와 명예를 갖춘 지역 명문가 출신인 데다 친박(친박근혜)계의 지원을 받는다는 이유로 증권가의 관심을 끌었다. 김 전 총리의 셋째 형은 장성군수를 지낸 김홍식 전 군수, 셋째 누나는 전남 나주 동신대 김필식 총장이다. 둘째 누나인 김향식씨는 일진그룹의 창업주인 허진규 회장의 아내다. 이런 까닭에 부품ㆍ소재업체인 일진홀딩스가 대표적인 '김황식 테마주'로 꼽힌다. 그밖에 박성수 이랜드 회장이 김 전 총리와 광주제일고ㆍ서울대 동문에 고향(전남)까지 같은 테마파크 이월드도 '김황식 테마주'로 분류된다.

  • 왼쪽부터 안철수, 김무성, 문재인
일진홀딩스와 이월드는 2월19일에 각각 10.33%, 11.37%라는 큰 폭의 주가상승을 경험했다. 이 날은 김 전 총리가 서울시장 선거 출마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날이다. 당시 미국에 체류 중이던 김 전 총리는 "친박ㆍ친이를 막론하고 야권의 여러 사람으로부터 '역할을 해 달라'며 출마 권유를 받고 있다"며 "여러가지를 고려해서 (서울시장 출마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전 총리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 선언 직후인 3월17일 일진홀딩스와 이월드의 주가가 함께 떨어진 것이 눈길을 끈다. 당시 일진홀딩스의 주가는 -3.34%, 이월드는 -12.57%나 떨어졌다. 김 전 총리가 출마 선언을 했던 것이 일요일인 16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정작 출마를 선언한 이후 하루가 지나면서 오히려 소재가 소멸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야권에선 재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관심을 끈다.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이 박 시장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박원순 테마주'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다만, 예상과 달리 신당 지지율이 저조해 탄력을 받고 있지는 않다.

대표적인 '박원순 테마주'로는 레미콘 전문업체인 모헨즈가 있다. 김기수 모헨즈 대표가 박 시장이 총괄상임이사로 있던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운영이사로 활동했던 것이 모헨즈를 '박원순 테마주'로 묶이게 만들었다. 모헨즈는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당시에도 널뛰기를 한 바 있다. 당시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각 후보들의 테마주가 등락을 거듭했지만, 모두 한철 장사에 불과했다.

모헨즈는 3월3일 14.95%의 상한가를 기록했다. 김한길,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신당 창당을 선언한 것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두 사람의 신당 창당 발표로 안 대표 신당 후보와의 경쟁을 피하게 된 박 시장은 함박웃음을 짓게 됐다. 그러나 모헨즈의 주가는 정작 새정치민주연합이 출범한 3월26일 1.30% 떨어져 눈길을 끌었다.

떠오르는 남경필, 주가도 '붕붕'

여야 거물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면서 지방선거 열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남경필 의원이 주목 받았다. 남 의원은 당초 원내대표 진출이 유력해 보였지만, 지난달 5일 경기지사 선거 도전으로 진로를 수정했다.

남 의원은 서른넷이라는 젊은 나이에 국회의원 배지를 단 후 연거푸 5선을 했다. 아버지인 남평우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수원 팔달에서 대를 이은 탓에 지역구를 세습했다는 비난도 받았다. 남 의원은 당 최고위원까지 지낸 중진이지만, 당내 소장 개혁파라는 젊은 이미지도 갖고 있다.

남 의원은 최근 이어진 경기지사 가상대결에서 압도적 지지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면서 급상승했던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무상버스' 공약으로 자충수를 둔 상황이어서 주목된다.

압도적인 지지율은 증권시장도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이른바 '남경필 테마주'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완구ㆍ애니메이션ㆍ온라인게임 제작업체인 손오공과 소방장비 제조업체인 파라텍이 대표적인 '남경필 테마주'로 분류된다. 손오공은 최신규 전 대표가 남 의원과 성남 국제게임페스티벌 조직위원회에서 활동했다는 이유로, 파라텍은 전필립 회장이 남 의원이 속한 엄홍길휴먼재단에서 상임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남경필 테마주' 대열에 합류했다.

손오공과 파라텍의 주가가 최근 몇 달간 가장 큰 폭으로 뛰어오른 날은 지난달 3일이었다. 이날 주요 언론은 남 의원이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당 지도부에 밝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안정적인 지지율 덕분일까. '남경필 테마주'의 주가도 정치테마주치고는 이례적으로 크지 않은 폭으로 흔들리며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손오공의 경우 지난해 143억원의 적자를 냈음에도 단지 '남경필 테마주'로 묶여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주가가 상승해 눈길을 끈다.

정치테마주 좌장격인 안철수

역대 정치인들 중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만큼이나 다양한 정치테마주를 보유했던 사람이 있을까. 2012년 대선 때부터 이번의 지방선거까지, '안철수 테마주'는 항상 뜨겁다. 안 대표는 지난해 4월 노원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이후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지 못했다. 그가 내세운 '새정치'는 허공에 맴돌았고, 신당 창당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안 대표는 LTE급 속도로 정치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3일,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 의원과 민주당의 김한길 대표는 '제3지대 신당 창당'계획을 발표했다. 민주당 다수의 의원들이 눈치채지 못할 만큼 '초특급 비밀작전'끝에 탄생한 깜짝 쇼였다. 지난 26일, 우여곡절 끝에 새정치민주연합은 창당 깃발을 올렸고,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가 이끌고 있다.

안 대표는 이제 제1야당의 수장이자 차기 대권주자로서 달라진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좀처럼 속을 알 수 없다', '메시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세간의 평가를 의식한 듯 과감한 의사표현과 정치적 스킨십을 확대하고 있다. 신당 내부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민주당 출신 의원들과 만남을 갖는가 하면 박근혜 대통령에게 일대일 영수회담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의 파격적인 행보를 바라보는 시장의 기대는 한껏 부풀었다.

안 대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까. 안 대표의 정치 행보를 따라 테마주도 꿈틀거린다. 신당 창당 발표 이후 '안철수 테마주'들은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지난 2일에는 안 대표가 국회에서 제1야당 대표 자격으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다는 소식이 들리자 주가가 영향을 받는 식이다.

'안철수 테마주'의 대표는 안랩과 써니전자다. 안랩은 안 대표가 여전히 18.6%의 지분을 보유, 최대주주로 있다. 써니전자는 송태종 전 대표가 안랩에 근무했던 이력 때문에 '안철수 테마주'로 묶이게 됐다. 지난달 3일에 있었던 신당 창당 발표 직후 안랩과 써니전자의 주식은 무섭게 뛰어올랐다. 안랩의 주가는 8.77% 상승했고 써니전자는 아예 상한가를 기록했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게 된 지난 2일에도 안랩과 써니전자의 주가는 각각 1.34%, 6.47% 치솟았다.

잠룡들 테마주, 이번엔 '잠잠'

여야 잠룡으로 분류되는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 문재인 민주당 의원도 여의도에서 관심을 받는 인물이다. 새누리당 차기 당권 주자 후보군에서 1순위로 꼽히는 김 의원. 김 의원의 부친인 김용주씨는 전방(전남방직)을 설립한 기업인이자 1960년 민주당 원내총무를 지낸 국회의원이기도 하다. 누나는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으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모친이다.

김 의원은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 캠프의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보좌했다. 지난해 4월 부산 영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압도적인 표를 얻어 국회로 돌아온 5선 의원이다.

여의도로 돌아온 김 의원은 몇 차례 깊은 인상을 남기며 증권가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철도파업이 최장기로 이어지자 민주당 박기춘 의원과 만나 정부와 코레일, 철도노조의 관계를 중재하는 역할을 맡았다. 김 의원의 협상력이 빛을 발하면서 단숨에 대권 주자로 우뚝 섰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도 여의도의 관심을 받는 인물이다. 문 의원은 지난 18대 대선에서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해 고배를 마셨다. 문 의원은 22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에 나서면서 정치판에 전면 등장했다. 참여정부에서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 등을 맡았다.

문 의원은 대선패배 이후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그의 언행은 언제나 주목을 받는다. 지난해 12월엔 문 의원이 대권 재도전 의지를 직간접적으로 표명하면서 관련 테마주들이 달아올랐다. 지난 3월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이후 문 의원의 입지가 줄어들어 향후 선택이 주목된다.

'문재인 테마주'가 세간의 관심을 끌게 된 건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전후다. 다른 테마주들이 사돈ㆍ인척 관계 등 혼맥이나 인맥에 기초한 반면, '문재인 테마주'는 허무맹랑하게 떠오른 경우도 있다. 2012년 8월 테마주로 떠오른 우리들생명과학, 우리들제약 등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우리들 병원에서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만들어 졌다. 지난 대선에서는 '문재인 테마주' 주가를 조작해 수억원을 번 슈퍼개미 개인투자가 10억 벌금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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