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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의 우리풀 우리나무] 모데미풀
땅에 내려앉은 순결한 별무리





아주 부지런하고, 아주 섬세하며, 운이 좋아야 볼 수 있는 식물이다. 모데미풀은. 워낙 이른 계절에, 그리고 오염이라고는 모를 듯한 깊은 산골의 물가에, 혹은 습하고 비옥한 땅에서만 아주 드물게 자라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아직 잔설이 남은 이른 봄의 숲에서, 한참 몰려오기 시작하는 봄내음과 함께, 가만히 귀 기울여 졸졸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그 계곡의 한 자락에서 만나는 모데미풀은 순결한 별들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려 자리를 잡은 듯 더없이 곱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모데미풀은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한국의 특산속 일 뿐더러 산림청에서는 물론 환경부에서 지정한 희귀식물에 포함되어 있으니 함부로 남채되면 큰 벌금을 무는 식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라산, 지리산, 태백산, 설악산, 소백산, 점봉산 등에서 분포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으면 한 자리에서 가장 큰 군락은 소백산에 가면 만날 수 있고, 최근에는 면적은 작지만 광덕산과 같은 새로운 지역에서 그 분포가 확인되고 있다.

줄기 끝에 다섯 장의 백색 꽃잎(본래는 꽃받침잎 또는 화피라고 한다)과 노란 수술을 가진 꽃송이가 달려 예쁜 꽃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3월에서 4월에 볼 수 있다. 꽃이 지면 바로 열매 골돌이 달리는데 꽃도 꽃이려니와 별빛 같은 조각들이 방사상으로 매달린 열매의 모습도 우주의 신비를 담은 듯 특별하다. 열매의 종류는 골돌인데 이 부지런한 식물은 벌어진 열매사이로 튀어나온 종자를 멀리 보내고 다른 식물이 본격적으로 자라기 시작할 그 무렵 벌써 그해 살이를 마무리 하곤 한다. 꽃이 달리는 자루 밑에 1개의 결각이 많이 진 큰 총포가 달리고 다른 잎은 없다는 것도 이 식물의 중요한 특징의 하나이다.

모데미풀이라는 특별한 이름은 어떻게 얻었을까? 바로 지리산 자락인 남원군 운봉면 모데미란 마을의 개울가에서 이 식물이 처음 발견되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일본의 식물학자 오이(Ohwi)가 이 지역을 답사하면서 우연히 발견, 1935년 한국의 특산속으로 발표하였고 학명가운데 속명 메가레란티스(Megaleranthis)는 크다라는 뜻의 메가스(megas)와 나도바람꽃속(Eranthis)을 닮아 이 합성어에서 명명되었다. 학자에 따라서는 이 모데미풀은 그 특징이 금매화속의 식물의 범주에 포함되므로 분류학적인 처리를 달리 해야 한다고 하는 이도 있다.

모데미풀은 특산식물이며 희귀식물이다. 희귀한 것에다 우리 땅에만 자라니 더욱 보호해야 하는 식물이다. 하지만 워낙 분포지가 제한적인 데다가 생육지의 환경도 변화하고 꽃도 예뻐 남채의 손길이 뻗치고 있는 식물이다 보니 점점 보기가 어려워진다. 이러한 귀한 꽃송이들이 사라진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꽃이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이 관상용으로 키우려고 시도한다. 하지만 아직 까다로운 재배방법을 습득한 이가 많지 않아 죽이는 경우가 많고 이것이 개체수가 적어지는 더욱 큰 이유가 된다. 꽃이 아름다워 높은 고산지대 녹화용 지피식물이나 고산식물원(alpine garden)에는 꼭 필요한 식물이며, 곁에 작은 그리고 고급 분화로 키워볼 만하다. 일반인이 쉽게 키우기 위해서는 적합한 재배방법이나 개체선발과 같은 후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지금도 꽁꽁 언 땅속에서 봄을 기다리고 있을 모데미풀, 이 소중한 풀과 함께 봄을 맞고 싶다.

입력시간 : 2004-02-0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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