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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 한 켠서 자태 뽐내는 보랏빛 꽃
[이유미의 우리풀 우리나무] 꽃창포





주말마다 비소식을 접한 지가 꽤 여러 날인 듯하다. 지긋지긋한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겠지. 그때엔 시원한 물가가 먼저 생각나고 더불어 그곳에서 살아가는 아름다운 꽃들과 물속 곤충들도 그리워진다.

물에서 사는 식물이라고 하면 어리연꽃처럼 물 위에 떠서 피어나는 것도 있고, 부들이나 물옥잠처럼 물 자장자리에 있으면서 뿌리 부분은 물속에 담그고 사는 풀들도 있고, 부처꽃이나 숫잔대처럼 물은 좋아하지만 습한 땅 위에 터전을 마련한 것도 있다.

꽃창포는 그 중간쯤에 속한다. 자생지에서는 보통 물속에 산다기보다는 습지에 자라고, 때로는 물속에 뿌리를 담그기도 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여름철 물이 있는 정원에서, 고운 자태로 눈길을 사로잡는 꽃이 바로 꽃창포이다.

꽃창포는 꽃모양이 화려하고 일반 정원에 많이 키워 원예종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분명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자생식물이다. 이웃하는 중국, 일본, 러시아 등에도 분포한다. 자생지에는 높은 산과 가까이 있는 초원의 습지 같은 곳에서 주로 볼 수 있다.

꽃창포는 붓꽃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잘 자라면 사람의 허벅지 높이 정도까지 키가 크고, 그 끝에 주먹만한 꽃송이들이 달리니 참으로 아름답다. 잎은 아래에서부터 소로 포개어지면서 두 줄로 달린다. 길이는 20~60cm, 폭은 1cm 정도. 잎 가운데 중륵(맥)이 뚜렷하게 있어서 꽃이 피지 않는 시기에는 이를 가지고 구분하기도 한다.

꽃은 초여름부터 피기 시작하여 한여름에 절정을 이룬다. 붓꽃류와 같은 꽃의 구조를 가졌으며 다만 꽃잎이 보다 진한 보라색이고 안쪽에 노란 무늬가 있다. 열매는 가을에 익는데 삭과이며 길이는 3cm정도이다. 노란색 꽃이 피는 것은 노란꽃창포다.

사실 꽃창포는 물에 가까이 서식하지만 수생식물이 아니고 습지식물이라고 하는 편이 옳다. 꽃창포가 자라는 곳은 연못의 가장자리이기 때문이다. 자생지에서는 보통 물속이 아니라 습지에 자란다고 보면 맞다.

또 꽃창포를 흔히 창포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두 식물은 물가에 산다는 것만 같을 뿐 식물학적으로는 서로 다른 집안이다. 그러니 꽃창포를 심어 놓고 단오날 머리감는 데 쓴다고 말하면 넌센스다.

꽃창포는 붓꽃과에 속한다. 아름답고 탐스러운 꽃창포의 꽃모양을 잘 살펴보면 붓꽃, 영어로는 아이리스라고 부르는 식물과 아주 유사하다.

붓꽃과의 꽃들은 붓꽃, 솔붓꽃, 타래붓꽃, 금붓꽃 등 그 특색에 맞는 접두어와 함께 이름이 생겨났는데 유독 꽃창포만은 별다른 이름을 가졌다. 창포처럼 물가에 피는데 꽃이 유달리 아름다워 붙인 이름이라나? 그래서 물가에 잎만 돋아 오를 때는 잘 모르다가 한여름 보랏빛의 신비스럽고 고운 꽃송이를 피워내는 꽃창포를 보면 미운오리새끼 이야기가 생각난다.

사실 이러한 혼란은 이름붙인 사람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해야 할 듯하다. 그냥 물붓꽃이라고 했으면 그런 오해는 없을 터인데 말이다. .

꽃창포는 이외에도 들꽃창포, 옥선화란 이름도 있고 한자로는 자화연미(紫花燕尾)라고도 한다. 영어로는 스워드라이크 아이리스(Swordlike Iris)라고 하는데 늘씬한 잎의 모양이 칼을 닮았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지 않을까.

보랏빛 꽃창포가 군락을 이루는 여름 물가를 찾아가 발을 담그면 몸이 시원하기도 하거니와 마음마저 보랏빛으로 아름답게 물들 것이다.



입력시간 : 2006/07/12 13:30




이유미 국립수목원 연구관 ymlee99@fo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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