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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연이은 악재에 골머리

인란(.亂)에 데고 악재에 치이고
신동빈 회장 측근 사정기관 신세… 롯데 안팎서 리더십 부재 목소리
제2롯데월드 안정성 문제 재부상… 고양터미널 화재 원인제공 의혹
  •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주간한국 자료사진
‘악재는 한 번에 몰려온다.’ 꼭 지금의 롯데그룹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측근들이 줄줄이 사정기관 신세를 지는가 하면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문제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신 회장의 깊은 고민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측근들 줄줄이 사정기관 신세

연이은 악재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수심이 깊어지고 있다. 먼저 인란(人亂)에 단단히 데었다. 측근들이 검찰 문턱을 제집 드나들듯하면서 망신살이 제대로 뻗쳤다. ‘회장님’ 머릿속을 가장 어지럽히는 건 납품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신헌 전 롯데홈쇼핑 대표다.

신 전 대표는 2007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홈쇼핑 론칭과 백화점 입점 등 편의제공 명목으로 벤처업체와 카탈로그 제작업체 등 3곳으로부터 1억3,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대표가 손수 ‘갑질’에 앞장선 셈이다.

또 신 전 대표는 부하 직원들과 짜고 인테리어 공사비를 과다 지급해 돌려받는 수법으로 회삿돈 3억272만원을 횡령해 2억2,599만원을 사적으로 쓴 혐의도 있다. 이 일로 신 전 대표를 비롯한 롯데홈쇼핑 전현직 임직원 10명이 기소됐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 전 대표는 그동안 신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핵심 측근 중 한명이다. 롯데홈쇼핑을 급성장시키면서 신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신 전 대표의 비리사실을 전해들은 신 회장은 격분을 숨기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이인원 롯데마트 부회장도 골칫거리다. 이 부회장 역시 롯데홈쇼핑 납품비리에 비리에 신 전 대표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사정기관이 이 부회장에게도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수준의 금품이 전달됐다는 증거와 진술이 확보됐다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당초 이 부회장은 이런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당시 롯데그룹은 “롯데그룹 이인원 부회장과 관련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인원 부회장이 롯데홈쇼핑 전현직 임직원들의 부정비리와 관련해 어떠한 금품도 수수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후 이 부회장과 관련된 의혹은 잠잠해졌다. 그러나 전혀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이 부회장의 여동생이 롯데마트 납품을 책임지겠다며 중소 유통업체한테서 금품을 받아 챙겼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이다.

유통사업자 김모씨는 고소장에서 “지인의 소개로 이씨를 알게 됐고 이씨가 롯데마트의 협력업체 등록을 시켜주겠다면서 승용차량을 요구했다”며 “이후 김씨는 이씨에게 아반떼 차량을 제공하고 보험료까지 내줬지만 롯데마트와의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롯데마트는 김씨가 탈락한 것은 MD 심사에서 상품 경쟁력이 부족해서 탈락했을 뿐이라며 이 부회장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이름이 비리 혐의와 나란히 거론되는 점만으로 이 부회장은 물론 롯데그룹엔 불미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일이 신 회장이 롯데홈쇼핑 납품비리가 불거진 직후인 지난 4월 초 비리근절을 천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벌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체면을 구겼다. 신 회장은 당시 롯데그룹 전 사업 부문에 대한 비리 감사를 진행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전직 임원도 수사선상

여기에 전직 임원 A씨도 수사선상에 오른 상태다. 사정기관은 A씨가 제2롯데월드 인허가에서 모종의 역할을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제2롯데월드 공사는 오랜 기간 불허됐다. 항공안전을 비롯해 환경·교통 재앙, 부동산 투기 등 복잡한 문제들이 실타래처럼 얽힌 때문이다.

김영삼ㆍ김대중ㆍ노무현정부 등 정권이 3번 교체되는 동안에도 제자리걸음이던 해당 사업은 MB정권 들어 단번에 해결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08년 ‘2차 투자활성화 및 일자리 확대를 위한 민관합동회의’에서 제2롯데월드 신축 허용을 적극 검토하기로 하면서다.

사정기관은 제2롯데월드 인허가를 A씨의 ‘작품’으로 보고 있다. 이 전 대통령과 고려대 동기인 A씨는 대기업 임원으로 근무하다 정년퇴직 2주 만에 돌연 롯데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때 제2롯데월드 건축 사업이 단번에 해결됐고, 이후 A씨는 현대건설 고위직에 안착했다.

각종 악재 연이어 발생

이처럼 주변인물들이 줄줄이 사정기관 신세를 지면서 신 회장의 위상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롯데그룹 안팎에선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서도 롯데그룹을 둘러싼 상황은 신 회장을 돕지 않고 있다.

먼저 제2롯데월드의 안정성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제2롯데월드는 그동안 건물 핵심기둥 균열과 거푸집 붕괴, 화재, 자재 추락사고, 작업자 사망, 시민 부상 등 각종 안정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항간에선 ‘제2의 삼풍백화점’이라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였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제2롯데월드는 초라한 종합안전점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서울시가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대한산업안전협회·한국건설관리협회·한국화재소방학회에 위탁해 공동 시행한 안점점검 결과 264개 점검 항목 중 187개 항목에 대한 미비점이 지적됐다.

특히 조사 결과 직후인 지난 24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안전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없으면 사용 허가를 내줄 수 없다”고 발언해 고민은 더욱 깊을 수밖에 없다. 자칫 공기 지연에 따른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롯데아울렛 직원들은 고양 시외버스 종합터미널 화재사고와 관련해 줄줄이 경찰에 소환조사를 받았다. 경찰이 지상 1층과 2층에서 사망자가 집중적으로 발견된 원인을 안내방송과 방호기기가 작동하지 않은 때문으로 파악한 때문이다.

문제는 사고 당시 롯데아울렛이 내부 도장공사를 진행하면서 페인트 등을 묻히지 않기 위해 화재감지기와 스피커 등에 각종 덮개를 씌워 놓았던 점이다. 만일 경찰 조사 결과 롯데아울렛이 피해를 키운 주범으로 지목받을 경우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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