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포스코엠텍, 수상한 회사 인수 내막

인수 뒤편에 정권 실세 그림자?
적자행진하던 나인디지트ㆍ리코금속 매입 당시 MB정부 실세 개입설 회자
엠텍 세무조사 결과 나인디지트에서 탈세 발견돼 400억원대 과징금 부과
  •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포스코센터빌딩 전경. 주간한국 자료사진
포스코엠텍이 도시광산사업을 위해 인수한 나인디지트와 리코금속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순항하던 포스코엠텍의 실적이 곤두박질치게 한 원인으로 이들 회사 인수가 꼽히고 있어서다. 워낙 부실이 심해 매입자는 물론 매각주간사 선정에도 애를 먹을 정도라는 전언이다.

사실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된 상황이다. 이들 회사가 인수 이전부터 '망조'를 보여온 까닭에서다. 인수 당시 정치권 실세 개입과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진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근래 국세청 특별조사 등이 맞물리면서 이런 의혹들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부진 주범은 도시광산사업부?

포스코엠텍의 주력사업은 포스코의 열연 및 냉연강판 공장에서 생산되는 코일을 포장하는 철강포장부문이었다. 2010년부터 다방면으로 영역을 확대해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포스코엠텍은 소위 '잘나가는 회사'였다. 문제는 사업영역에 도시광산사업을 추가하면서다.

포스코엠텍은 도시광산사업 추진을 위해 2010년 도시광산업체인 나인디지트를 인수했다. 이듬해인 2011년에는 또다른 도시광산업체인 리코금속을 사들였다. 이들 회사 매입엔 총 180억원 가량이 투입됐다. 포스코엠텍은 이후 2012년 이들 회사를 흡수합병했다.

도시광산사업 진출 이후 포스코엠텍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포스코엠텍은 2011년과 2012년 108억원과 8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두 회사를 흡수합병한 이후인 지난해 실적은 51억원 영업손실과 106억원 당기순손실 등 적자로 돌아섰다.

업계에선 포스코엠텍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나인디지트와 리코금속 합병을 꼽고 있다. 합병 당시 포스코엠텍은 나인디지트와 리코 금속의 2013년 순이익을 11억원과 15억원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두 회사는 이기간 각각 120억원과 270억원의 적자를 냈다.

때문에 권오준 포스코 회장 체제 이후 포스코는 이들 회사의 매각을 검토해 왔다. 그 결과 권 회장은 지난 7월 도시광산사업부 매각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워낙 회사가 부실해 매입자를 구하는 건 물론 매각주간사 선정에도 애를 먹고 있다는 전언이다.

인수 배경은 정치권 실세 입김?

이를 두고 업계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라는 반응이다. 나인디지트와 리코금속이 포스코엠텍에 인수되기 전부터 적자행진을 지속해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나인디지트의 유동부채는 2010년과 2011년 각각 76억원과 243억원 수준에 달했다.

리코금속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이 회사의 유동부채는 2010년과 2011년 각각 62억원과 101억원 규모였다. 또 흡수합병 직전 나인디지트의 부채비율은 493.2%에 달했고, 리코금속은 부채가 자산을 전액 초과하는 마이너스 47억원대 자본잠식 상태였다.

때문에 이들 회사는 인수 이전부터 무수한 뒷말이 나왔다. 특히 포스코 안팎에선 MB정부 실세이던 A씨가 입김을 행사해 무리한 인수에 나설 수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이 오고갔다는 의혹마저 제기된 바 있다.

이런 의혹은 나인디지텍과 리코금속의 인수가 마무리되면서 잠잠해지는 듯 했다. 다시 잡음이 들려오기 시작한 건 지난해 9월. 포스코에 대한 세무조사가 시작되면서다. 당시 국세청 '저승사자'로 통하는 조사4국은 포스코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를 진행했다.

이 시기 청와대 주변에선 박근혜정부가 MB정부 잔재를 청산하는 차원에서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이 관여된 포스코 계열사들의 비자금 조성 및 탈세 혐의를 포착하고 추징금을 회장 개인에게 부과하겠다며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는 첩보들이 회자됐다.

이때 언급된 회사 중 하나가 바로 포스코엠텍이다. 이런 가운데 세무조사 시작 2달여 만인 지난해 11월 정 전 회장이 2015년 3월까지이던 임기를 1년4개월 앞두고 자진사퇴하면서 포스코엠텍을 둘러싼 의혹들엔 무게가 실렸다.

여기에 지난 4월 포스코엠텍에 대한 추가 세무조사 결과 탈세 사실이 드러나면서 의혹은 더욱 설득력을 얻었다. 국세청은 당시 포스코와 포스코엠텍과의 거래 과정에서 일부 품목 가격이 양쪽 장부에 상이하게 담겨 있는 내역을 포착하고 특별조사에 착수했다.

이때 국세청은 거래가격을 부풀린 뒤 일부를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비자금 조성 및 탈세를 벌였다고 의심했다. 조사 결과 포스코엠텍은 나인디지트의 과거 매입 부가세 불공제 및 세금계산서 질서위반 등의 명목으로 434억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았다.

물론 비자금 조성 여부나 자금의 흐름 등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국세청이 납세자 비밀유지 의무로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어서다. 다만 업계는 정황상 탈세된 비자금화돼 지난 정부 인사들에게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포스코엠텍은 국세청 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며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는 모습이다. 나인디지트와 리코금속 인수와 관련해서 포스코엠텍은 "도시광산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혜인수ㆍ정치 외압 '단골'

특혜인수와 정치권 실세 개입설이 불거진 건 비단 포스코엠텍에서만이 아니다. 정 전 회장 시절 포스코 계열사들이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런 의혹은 비일비재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포뉴텍이다.

포스코 자회사인 포스코ICT가 지난해 3월 삼창기업의 원전 사업 부문을 인수해 설립한 포뉴텍은 당시 250억원 내외이던 예상인수가를 훌쩍 넘은 1,020억원에 인수됐다. 이를 두고 특혜 인수 논란과 실세 개입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앞서 2010년 성진지오텍 회장의 지분을 시세의 두배 가까운 가격에 사들이는 과정에서 비슷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또 같은해 100억원 안팎으로 평가되던 NK스틸을 377억원 가량에 인수해 포스코NST로 계열 편입시킬 당시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특히 NK스틸은 당시 스테인리스 가격 폭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던 상황이었다. 부채만 200억원에 달했다. 그럼에도 포스코가 NK스틸을 인수한 배경으로 업계는 이 회사의 실질적 사주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가 지목되고 있다는 점과 연관짓는 시선이 많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민영화 공기업 특성상 그동안 정권과 뗄레야 뗄 수 없는 내밀한 관계를 맺어왔던 게 사실"이라며 "이 때문에 M&A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각종 특혜의혹부터 정치권 외압, 로비 등의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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