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시각차?… 대상 후계 영향 있나이정재 "친구 이상"… 임씨 측 "사실 달라" 부인임씨 대상그룹 2대 주주… '연애설' 후계 암초 되나

왼쪽부터 배우 이정재와 임세령 대상 상무.
새해 벽두부터 터진 배우 이정재와 임세령 대상그룹 식품사업총괄 부문 크리에이티브디렉터(상무)의 '열애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정상급 배우와 재벌가 딸의 연애담인데다 임 상무가 이재용 삼성전자 전 부인이라는 점, 그리고 이번 사건(?)이 대상그룹 후계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복합적인 이유에서다. '열애설'의 배경과 파장을 살펴봤다.

'열애설' 상반된 입장 배경은

'열애설'과 관련, 이정재 측은 "열애 중인 게 맞다"고 밝힌 반면 임세령 상무 측은 부인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정재의 소속사인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 1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이정재와 임세령 상무가 최근 친구 이상의 관계가 됐다고 밝혔다.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 "배우 이정재와 임세령씨는 최근 친구 이상의 감정으로 조심스럽게 만남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오랜 우정의 친구 사이에서 최근 조심스럽게 마음이 발전한 만큼 연인관계로 인정하기에는 또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0년부터 두 사람이 열애설에 휩싸이긴 했지만 최근까지는 서로의 힘든 일을 들어주는 우정 그 이상이 아닌 친구 사이였음은 분명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 "이정재는 본인이 연예인으로서 사생활이 대중으로부터 관심을 받는 것은 일의 일부이고 어느 정도 감내하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임세령씨의 경우에는 일반인이며 특히 아이들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자신으로 인해 임세령씨와 가족들이 상처를 받거나 사생활이 침해되는 것만큼은 막아 주고 싶다는 마음을 간곡히 전해왔다"고 덧붙였다.

반면 임 상무 측은 이정재와의 열애설을 부인했다. 대상그룹 측은 열애설이 보도된 직후 "오너 일가의 사생활은 알 수 없다"면서도 "임세령 상무와 이정재는 알려졌다시피 오랜 친분을 갖고 있는 사이일 뿐"라고 밝혔다.

대상그룹 측이 이정재와 임 상무의 열애설을 부인한 까닭은 이정재 소속사가 언급한 대로 임 상무가 아이들의 어머니라는 사실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각 초등학생과 중학생인 자녀가 받을지도 모르는 충격을 배려해 열애를 시인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임 상무와 이재용 부회장은 2009년 이혼할 때 자녀들 친권은 이재용 부회장이 갖되 양육권은 번갈아 행사한다는 데 합의한 바 있다.

대상그룹 후계구도에 영향 있나

임세령 상무는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로 1998년 이재용 부회장과 결혼하면서 그룹 경영에서 손을 뗐다. 그러나 이혼 이듬해인 2010년부터 대상그룹 경영에 참여해 외식프랜차이즈 사업을 담당하는 대상HS대표로 일했다. 그는 2012년 대상의 식품사업총괄부문 마케팅 담당 상무인 크리에이티브디렉터를 맡았으며 청정원 브랜드 관리를 총괄하는 게 그의 업무로 알려졌다.

한편 임 상무의 여동생인 임상민 부장이 2012년 10월 (주)대상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으로 발령 나면서 대상그룹은 '3세경영'의 닻을 올렸다. 그런데 임 부본부장의 발령이 있은 후 불과 두 달 만에 임 상무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아 그룹 경영에 본격 참여하면서 대상그룹 '후계'가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임창욱 명예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난 지 오래된 데다 2016년 대상그룹의 창립 60주년을 앞두고 임 명예회장의 두 자녀가 나란히 그룹 경영 핵심 자리에 포진한 만큼 경영 승계 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상그룹은 그룹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가 주력 계열사인 대상과 대상정보기술 등 7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고, 다시 이 자회사들이 국내, 해외 포함 40여개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로 이뤄졌다. 따라서 대상홀딩스를 누가 지배하느냐에 따라 사실상 후계구도가 판가름난다.

대상홀딩스의 지분은 임세령 상무가 20.41%, 임상민 상무가 36.71%를 갖고 있고, 임 명예회장과 부인 박한주 부회장의 지분은 2∼3%대에 불과하다. 두 사람의 지분이 모두 임세령 상무에게 승계된다고 해도 임상민 상무 지분보다 10%가량 모자란다. 현재 지분 구도대만 본다면 임상민 상무가 후계구도 1순위다.

그러나 대상그룹 후계와 관련 재계 일각과 대상 측은 다른 시각을 보였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경영권과 후계를 논하는데 있어서 지분이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면서 "후계자를 둘러싼 여타 조건, 기업의 유지 등도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지분에 따라 후계 승계가 원만하게 이뤄지기도 하지만 형제 간 갈등으로 기업이 쪼개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했다.

대상 관계자는 "그룹 내에서 지분 문제는 크게 얘기되지 않고 있다"면서 "벌써 후계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이고, 지분만으로 후계가 결정된다고 보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재계에선 대상 후계와 관련, 동생인 임상민 상무가 최대 주주로 유리한 고지에 있지만 임세령 상무의 입지에 따라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일각에선 이번 '열애설'이 임 상무의 입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과 사적인 생활은 무관하다고 볼 수 있지만 재계 정서나 여론 등을 감안할 때 이런(열애설) 얘기들은 당사자에게 두고두고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 상무를 둘러싼 '열애설'이 단발성 연애담으로 끝날지, 아니면 대상그룹 후계구도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재계 안팎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홍우 기자 lh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