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고급택시 '우버블랙' 운행 시작한국 시장 진출 후 연이은 '불법' 논란 겪어카카오블랙, 고급택시 시장 선두주자 경쟁 통해 고급택시 시장 성장할 듯

사진출처= 우버
불친절한 택시 기사, 바가지 요금, 승차 거부…. 그동안 택시가 갖고 있던 부정적 이미지를 바꿔 놓을 고급택시 서비스가 시작됐다. 기존 택시 요금보단 두 배 비싸지만 택시 문까지 열어주는 친절한 기사님의 서비스와 고급 세단으로 안전한 승차감까지 갖춰 좋은 평가를 듣고 있다.

고급택시는 서울시가 제일 먼저 시범 운행을 시작했다. 지난해'카카오택시'를 통해 앱 택시 시장의 판도를 이끌어 온 카카오가 '카카오블랙'으로 일찌감치 고급택시 시장을 점령했다. 올해부터는 서울시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에서도 고급택시 서비스를 만나볼 수 있어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게 평가된다.

여기에 우버가 참가한다. 미국의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인 우버는 공유경제를 실현하며 전 세계에서 '운전 기사 없는 운송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하지만 우버는 우리나라에선 연이은 불법 논란에 휘말려 왔다. 2013년 한국 시장 진출 후 연이은 논란을 겪어 온 우버가 고급택시를 통해 한국 시장 점유율을 넓혀갈 수 있을까?

우버의 쉽지 않았던 한국시장 진출

우버코리아는 지난해 12월 14일 고급택시 사업자 면허 신청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기본요금은 8000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금은 우버 앱에 등록된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우버코리아는 고급택시 서비스를 위해 그 동안 제한적으로 운행하던 우버블랙을 중단한 뒤 서울시 고급택시 도입에 발맞춰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를 위해 우버코리아는 서울시와 협력을 강화했으며 기아자동차의 고급세단 K9을 투입하게 된다. 우버코리아 측은 이번 서비스는 기존에 운행되던 우버블랙을 서울시의 고급택시 서비스에 맞춰 새로 개편한 것이라 설명한다.

강경훈 우버코리아 대표는 "정부 당국과 서울시의 미래지향적인 규제 접근은 소비자의 선택을 다양화하고 교통산업 발전을 이끌 것"이라며 "서울시와 적극 협조해 교통산업의 혁신에 일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우버는 한국 시장 진출에서 한 차례 쓴 맛을 본 전적이 있다. 우버는 지난 2013년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서울시와 택시 사업자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엑스'를 중단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4년 8월 우버엑스에 대해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가용으로 손님을 태우고 대가를 받는 행위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상 명백한 불법행위'라 지적하며 관할 관청인 서울시에게 우버엑스에 대해 철저한 단속과 고발 조치를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검찰 또한 우버코리아와 협력 렌터카 업체들을 불구속 기소한 바 있고 방송통신위원회는 우버가 위치정보 보호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잇따른 불법 논란에 시달린 우버는 '우버 기사 등록제'를 통해 기사들을 정부에 등록시켜 적절한 상용 면허를 받을 수 있게 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우버가 제안한 기사 등록제가 사실상 택시 등록제를 요구하는 것으로 수용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택시 과잉공급 해소를 위한 총량제를 기반으로 감차 정책을 시행중이기 때문에 우버의 등록제 요구는 정부 정책과는 배치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불법 논란을 겪고 우버코리아는 현재 한국에서 우버택시와 우버블랙을 운영하고 있다.

경쟁 앞서 시장 파이부터 키워야

국내시장 진출 후 연이은 '시련'을 겪어왔던 우버는 고급택시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다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고급택시는 지난 9월 국토교통부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부착물 등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도입된 새로운 택시서비스다. 기존 중형택시나 모범택시와 달리 배기량 2800cc 이상의 차량에 요금 미터기나 결제 기기, 차량 외부 택시 표시 설비 등의 설치 없이 호출 및 예약제로만 운행 가능하다. 요금은 신고제로 운영된다.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신고해야만 운영이 가능하며 현재는 서울시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고급택시 서비스는 지난해 카카오가 '카카오블랙'을 선보이며 알려졌다. 카카오는 지난해 11월부터 고급택시 '카카오블랙'을 정식 출범했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주)하이엔, 그리고 카카오가 협력하여 벤츠 E클래스 등 3천cc급 고급 차량 약 100대와 고급택시 전문 기사 교육을 수료한 200여 명의 기사로 운영을 시작했는데 카카오 측은 향후 수요를 파악해 기사 수를 점점 늘려갈 방향이다. 국토교통부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부착물 등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차량 외부에는 택시 표시 설비 등이 설치되지 않는다.

카카오택시 블랙 호출은 카카오택시 앱 2.0 버전에서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한 후 택시 종류로 '블랙'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기본 요금은 8천원이고, 카카오택시 블랙 이용 건에 한해 카카오페이 자동결제로 요금 결제가 가능하다. 최초 1회에 한해 카카오택시 블랙 결제에 이용할 신용카드를 미리 등록해야 하며, 요금은 택시 하차 시 자동으로 청구되는 방식이다.

올해부터 서울 이외 지역에서도 고급 택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카카오블랙은 향후 고급택시를 도입하는 지자체가 생기면 서울 이외 지역에도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또 현재는 카카오택시처럼 앱을 통해서만 즉시 호출이 가능하지만 향후 예약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예약 기능을 추가한다면 더 다양한 연령대의 승객들을 태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우버의 등장에 카카오 측은 일단 고급택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다양한 사업자가 등장한다면 그만큼 시장의 파이가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아직까지 국내 고급 택시 시장은 카카오가 주도하고 있다. 카카오는 서울시택시운송사업 조합, ㈜하이엔과 협력 관계를 통해 일찌감치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또 카카오택시를 기반으로 높은 인지도를 다졌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앱으로 택시를 부르는 서비스인 카카오택시는 출시 8개월 만에 누적 콜수 5000만건을 기록했다. 카카오택시가 높은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레 카카오블랙까지 승객들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고급택시는 걸음마 단계다. 카카오 측은 현재는 일단 고급택시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키는 단계라 말한다. 우버 역시 공식적인 출범을 하지 않은 상태이며 차차 점유율을 넓혀 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카카오와 우버는 경쟁을 벌이기 전, 시장 파이를 키워 나가는 것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