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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드 배치에 경제 보복 가시화

중국 ‘사드 보복’ 파상적 공세에 한국 기업 ‘위기’

사드 부지 제공 롯데 타격…중국내 롯데월드 공사 지연

중국의 SK플래닛 대규모 투자 계획 무산…사드 보복 의혹

국내보다 중국 시장 더 큰 이랜드 ‘전전긍긍’

한국 내 사드(THADDㆍ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겨냥한 중국의 경제 보복이 현실화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들은 중국을 의식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사드 문제가 중국과 관련된 한국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기업을 경영하는 업계는 중국의 눈에 보이지 않는 압박이 상상 이상이라고 토로한다.

최근 중국 언론들이 연일 “사드가 배치되면 한국 기업이 큰 피해를 볼 것”이라는 식의 협박성 보도를 쏟아내면서 중국 사업이 활발한 국내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사드 부지 제공’ 당사자인 롯데는 물론, 중국의 투자를 기대하던 SK 및 일부 기업과 중국을 큰 시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업체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롯데, 가장 큰 피해 우려돼

경부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하는 롯데는 중국의 압박이 점차 가중되고 있어 노심초사하고 있다.

롯데의 경우, 중국 현지에서 연 3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수 조 원대의 대형 복합몰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된다.

중국 언론들의 ‘롯데 때리기’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도 불안요인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지난 21일 롯데의 성주골프장 사드 부지 제공 이사회 결의를 앞두고 시평에서 “롯데가 입장을 바꿀 수 없다면 중국을 떠나야 한다”며 “롯데의 면세점 수입을 비롯한 영업 전망이 점점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롯데에 따르면 1994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유통ㆍ화학ㆍ관광 등의 업종에서 롯데 계열사의 중국 시장 진출이 이어져 현재 24개 계열사가 중국에서 사업 중이고, 현지에 모두 2만여 명에 이르는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유통의 경우 현지에서 수 천억 원의 적자를 내기도 했지만 아직 중국 내 약 120개 점포(백화점 5개ㆍ마트 99개ㆍ슈퍼 16개)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시네마도 현재 12개 점, 90여 개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고, 롯데제과ㆍ롯데칠성ㆍ롯데케미칼ㆍ롯데알미늄 등도 모두 중국 내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이들 유통ㆍ제과ㆍ화학 등 계열사의 중국 현지 매출은 한 해 약 3조2000억원에 이른다.

중국에서 롯데가 추진하는 쇼핑ㆍ레저 기능을 결합한 복합단지, 복합몰 건설 프로젝트도 사드 논란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롯데자산개발 등은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중국 청두(成都)에 연면적 57만㎡ 규모의 복합상업단지 ‘롯데월드 청두’를 짓고 있고, 선양(瀋陽)에서도 테마파크(롯데월드 선양)ㆍ쇼핑몰ㆍ호텔ㆍ아파트 등을 모아 ‘롯데타운’을 건설하는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미 롯데월드 선양 공사가 중단된 것을 두고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롯데면세점도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본격적으로 한국행 관광객을 제한할 경우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은 작년에 무려 3조1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2조6000억원 정도가 중국 관관객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내국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공항 면세점까지 더해도, 지난해 전체 롯데면세점 매출의 중국 의존도는 70%에 이르러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가 현실화 되면 롯데는 그야말로 ‘내우외환’의 처지에 놓이게 된다.

SK, 중국 투자유치 무산

국내 기업에 대한 중국의 투자도 사드 문제로 차질을 빚고 있다. 온라인쇼핑사이트 11번가와 시럽ㆍOK캐쉬백 등 IT(정보통신) 마케팅 플랫폼을 운영하는 SK플래닛의 대규모 중국 투자유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이 과정에도 한국 내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발 기류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K플래닛은 지난해 중국 최대 민영투자회사 ‘중국민성투자유한공사’로부터 1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기 위해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순조롭게 진행되던 투자유치 협상은 작년 하반기 이후 거의 진전이 없는 상태다.

SK플래닛 관계자는 “당초 작년 7~8월 정도면 투자유치 계약이 체결될 것 같은 분위기였으나, 예상보다 중국 측의 결정이 많이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SK플래닛은 아직 중국민성투자유한공사로부터 공식적으로 ‘협상 중단’ 통보를 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협상 지연의 배경에 대해 관계자는 “아무래도 한국의 사드 배치 등의 영향이 아닌가 추측한다”고 설명했다.

‘20년 중국 현지화’ 이랜드도 긴장

‘중국신화’를 이어가는 중견업체 이랜드도 ‘사드 후폭풍’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랜드는 1994년 상하이(上海)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이래 23년 동안 중국 사업을 키워왔다. 현재 패션 부문에서만 중국에서 스파오(SPAO)ㆍ미쏘(MIXXO)ㆍ슈펜(SHOOPEN) 등 44개 브랜드의 7천 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진출한 유통 부문까지 더해 중국 현지 한 해 매출은 무려 2조7000억원에 이른다. 아직 대부분의 중국 매출은 패션 부문에서 나오는데, 현재 국내 이랜드의 패션 매출(2조 원)과 비교해 중국 매출이 훨씬 더 큰 셈이다.

사드와 관련된 중국 내 반한 감정 등과 관련, 이랜드 관계자는 “ ‘이랜드 중국’ 법인은 그동안 전체 직원 3만 명의 대부분을 중국 현지인으로 채용하고,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했기 때문에 중국 안에서는 이랜드를 중국 기업으로 아는 소비자가 많다”면서도 “하지만 워낙 사안이 민감한 만큼, 중국 현지 소비자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자본의 투자가 절실한 기업들 입장에서도 사드는 초미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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