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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공백 ‘오너 리스크’ 실상은

삼성, 경제계 위기감 확산… 외국 투자자 ‘절호의 기회’

오너 공백으로 삼성 위기 초래시 국가 경제 악영향 우려…면죄부 주장도 나와

외신 “이 부회장 구속, 삼성 지배구조 개선, 외국인 투자자에 긍정적 요소” 평가도




  • 다양한 우려를 낳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공백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그의 구속수감이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
창립 79년 이래 사상 초유의 총수 구속과 그룹 내 핵심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해체로 위기를 맞고 있는 삼성에 일부 외국인들은 긍정적 전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수감을 신호탄으로 삼성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어지고, 외국 투자자들에게 ‘깨끗하고 안정된 투자처 삼성’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현재 국내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과 미래전략실 해체로 인해 국내 최고 기업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애국 차원에서 이 부회장에게 면죄부를 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런 지적과는 정반대로 주춤했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연일 안정세를 되찾고 있고, 외신들은 삼성 주식의 절대적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그의 구속수감은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구속영장이 청구돼 두 번째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던 지난달 17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종가 기준 전날보다 0.42% 하락한 189만 3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같은 날 삼성그룹의 상장 계열사인 삼성물산(-1.98%)과 삼성SDS(-0.78%), 삼성생명(-1.4%), 삼성화재(-0.39%) 등도 주가가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수감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의 앞날 등 전반적 부분에서 우려가 제기됐다.

사실 이 부회장의 경영공백이 생겨 삼성 전체에 위기가 닥쳐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그가 구속수감되기 전부터 거론돼왔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려 특검 수사의 주요 표적이 되면서 그룹 전체가 대내외 행사 및 투자 활동 등을 미루며 경영에 차질을 빚어왔다.

특히 삼성은 지난해 11월 세계 최대의 카오디오 메이커 ‘하만(Harman)’을 8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고, 지난달 미국 현지 주주총회에서 하만 합병을 오는 3분기까지 마무리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때문에 그룹 경영권의 핵심인물이자 하만 인수를 주도해온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공백은 삼성 내부뿐만이 아닌, 재계 전체에 큰 우려를 몰고 왔다.

심지어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을 중심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이 글로벌 기업 삼성의 위기를 초래,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애국 차원’에서 그에게 면죄부를 주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를 비웃듯 이재용 부회장 구속 당일 주춤했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틀 만에 반등세로 돌아섰고, 지난달 20일에는 종가 기준 직전 거래일보다 2.11% 오른 193만 3000원에 거래됐다.

총수 구속 일주일이 채 되지도 않아 삼성전자의 주가는 연일 안정세를 유지하며 3월 현재 200만원대 재진입을 바라보고 있다.

  • 이재용 부회장의 공백에도 삼성전자의 주가는 안정세를 유지, 200만원 재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26일 사상최고가를 경신한 삼성전자의 주가그래프. (사진=연합)
동시에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인한 삼성의 위기 그리고 한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 등 우려의 목소리는 기존보다 수그러들고 있는 분위기다.

오히려 외신보도와 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부터 이어질 삼성의 ‘극적인 변화’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비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제전문매체 포브스는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수감은 삼성 경영에 있어서 결코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 최대 규모의 ‘족벌경영’ 기업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 주식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을 애국의 관점에서 보기보다는 이번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수감이 기존에 자신들이 갈망해왔던 ‘개선된 투자처 삼성’에 기여, 한국의 기업들이 정경유착의 비리에 대해 엄하게 다루고 비정상적인 기업구조를 바꾸는 데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영국의 글로벌 시장 분석ㆍ조사 기관인 오붐(Ovum)의 분석가 다니엘 글리슨(Daniel Gleeson)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에 대해 “그의 체포로 인해 삼성의 기업구조가 바뀌기를 바라는 투자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물산의 3대 주주였던 미국 헤지펀드사 엘리엇이 과거부터 ‘삼성은 지주회사와 실질적 운영을 담당하는 회사로 분할돼야 한다’ 그리고 ‘삼성의 기업 구조는 불필요할 정도로 복잡하다’고 주장하며 개선을 요구했던 것처럼, 삼성이 이 부회장의 구속을 위기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외국인 투자가가 삼성에게 개선되기를 바라는 점에 보다 집중해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외신들은 총수의 구속기소가 그룹 내의 다소 혼란을 가져오겠지만, 삼성의 스마트폰 사업과 디스플레이 제조, 반도체 사업 등 개별 사업체 운영에 큰 동요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포브스는 “삼성이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기업 개선) 요구를 받아들였던 자세는 60% 이상의 주가 상승을 가져왔고, 이는 같은 기간 경쟁사 애플의 상승률 35%를 크게 웃도는 수치”라며 “이재용 부회장 체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이후 삼성의 주가는 상승세로, 그가 구속된 다음날 삼성 지분은 0.4%나 올랐다”라고 설명했다.

다니엘 글리슨도 “삼성에게 있어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돼 경영에 복귀하지 못할 경우로 그럴 가능성도 있다”라며 “그것이 삼성 경영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다.

족벌경영에서 나온 재벌 총수로 인해 그동안 복잡하게 뒤섞여 있던 삼성의 지배구조가 이번 일로 인해 오히려 삼성의 혁신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는 입장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갤럭시 S8의 출시를 앞두고 1분기 반도체 부문 호조와 2분기 스마트폰 사업부 수익선 개선으로 실적향상을 기대하고 있는 만큼, 삼성 위기와 이재용 부회장에게 면죄부를 줘야 한다는 일각에서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은 본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에 배당됐지만 그의 뇌물죄 등이 ‘처리하기 현저히 곤란한 사건’으로 분류돼 올해 신설된 형사합의33부로 재배당됐다. 이 부회장의 재판은 특검법 규정에 따라 3개월 내에 1심 선고가 이뤄지게 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향후 정식 재판을 대비해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등 총 13명의 ‘매머드급 변호인단’을 구축했다. 이 부회장 측은 박근혜 대통령의 강요로 최순실씨 모녀를 지원했다고 주장하며, 뇌물공여 및 자금 세탁 그리고 범죄 수익 은닉 등 그에게 주어진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때문에 향후 재판에서 유무죄 여부를 놓고 특검팀과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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