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후보 20여 명…역량ㆍ인맥 작용할 듯

유력후보는 오인환·장인화·박기홍ㆍ김준식

오인환 ‘안정감’, 장인화 ‘인맥’이 강점

박기홍 ‘경영전문가’, 김준식 ‘호남ㆍBH 인연’

포스코가 이달 말까지 내부 최고경영자(CEO) 후보 10여명과 외부 후보 10여명까지 ‘총 20여명의 CEO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포스코의 계획이 나온 이후 신임 포스코 회장 후보가 될만한 인물들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오인환 포스코 철강사업부문 1부문장(대표이사 사장)이다. 오 사장은 권오준 회장 재임 시절 ‘포스코 2인자’로 꼽혔고,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 방중 경제 사절단에 포함됐었다.

오 사장 외에 현직 포스코 임원 중 회장 후보로 꼽히는 인물은 장인화 포스코 2부문장(대표이사 사장)과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이다. 장인화 사장은 사장은 권오준 회장처럼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출신으로 권 회장 후계자로 꼽히고 좋은 인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기홍 사장은 정부기관인 산업연구원에서 부원장을 지냈다. 2004년에 포스코그룹으로 간 박 사장은 포스코경영연구소장, 포스코 경영기획실장(상무), 미래성장전략실장(전무), 전략기획총괄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3년에는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으로 활동했었고 2014년 권오준 회장 선임 시 회장 후보군으로 들어갔다.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은 권오준 회장의 컨트롤타워인 가치경영센터장과 포스코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이다. 포스코 정도경영실장, 대우인터내셔널 CFO를 거쳤다. 동래고, 부산대 경제학과를 나온 PK(부산ㆍ경남) 출신이란 점이 현 정부에서 유리한 점으로 꼽힌다.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은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 포스코 재무투자본부장, 포스코건설 경영기획본부장을 역임했다.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과 서울대 경제학과 동기다.

전직 포스코 임원 출신으로는 김준식ㆍ김진일ㆍ황은연 전 사장이 거론되고 있다. 김준식 전 사장은 광주제일고 출신이며 장하성 청와대 경제수석과 초등학교ㆍ중학교 동창이다. 권오준 회장 선임 당시 본선 후보 5인 중 한 명이었던 김진일 전 사장은 이해찬 의원과 용산고 동문이다.

황은연 전 사장은 2016년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때 최순실 측의 배드민턴단 창단 요구를 거부했었다. 지난해에는 인재창조원장을 맡았다.

내부 출신이 유리할 듯

철강업계 인사들은 외부 인사에 비해 내부 인사가 더 유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역대 포스코 회장 8명 가운데 7명이 내부 출신이었다. 다만 현 정부의 대기업 개혁 움직임 때문에 외부 인사가 회장직을 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력 후보 중 오인환 사장은 마케팅본부장, 철강사업본부장 등 중요한 직책들을 거치고 지난해 사장이 됐다. 오 사장이 회장이 되면 ‘무난한 인사’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 사장은 경북대 출신이어서 경북 지역을 배려했다는 명분도 내세울 수 있다.

광주 출신이며 포스코 사장을 지낸 김준식 전 일진제강 대표이사의 경우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초등학교ㆍ중학교 동기동창이라는 것이 장점일 수도 있고, 단점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하성 실장 세력을 견제하려는 움직임도 있기 때문이다.

황은연 전 사장도 거론되지만 최순실 측의 요구를 거부했다는 것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정치적 이유 때문에 회장이 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포스코 회장 어떻게 결정되나

포스코 차기 회장 선출 과정을 살펴보면, 우선 후보군 역량 기준을 정하는 ‘CEO승계 카운슬 회의’를 여러번 치르게 된다. 그 다음 숏리스트를 작성하고 면접과 자격 심사를 해서 최종 후보 1명을 뽑는다.

포스코는 외부 CEO 후보를 찾아내기 위해 국내외 서치펌 7개사와 0.5%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30여개 주주사에게서 후보 추천을 받기로 했다.

포스코 ‘CEO 승계 카운슬’은 첫 회의 이후 두 번 회의를 더 개최하고 서치펌 등으로부터 사외 CEO 후보를 추천받아 이달 말까지 외부 후보군을 찾기로 했다.

포스코는 당초 국내외 서치펌 10개 이상을 초청해 설명회를 가졌다. 이 중 7개 서치펌이 후보 추천 의사를 밝혔다. 이들 서치펌은 외국인을 포함한 여러 외부 후보를 찾아 카운슬에 추천할 계획이다.

또 CEO 승계 카운슬 위원들은 0.5% 이상 주식을 갖고 있는 30여개 기관들에 주주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외부 CEO 후보 추천 요청 메일을 보냈다.

이외에 위원들은 직원 대의기구인 노경협의회와 퇴직임원 모임인 중우회와 회의를 해서 회장 후보 선출 관련 조언을 듣고 필요하면 일부 후보를 추천받기로 결정했다.

다만 노경협의회는 직원들이 후보를 추천할 경우 있을 수 있는 부작용을 우려해 후보를 추천하지 않고 직원들이 원하는 CEO 역량을 카운슬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CEO 승계 카운슬은 사외이사 5명만으로 운영되고 있다. 1차 회의에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후보 선정 절차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지키기 위해 회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카운슬에 들어있는 사외이사 5명은 김주현 포스코 이사회 의장, 박병원 이사후보추천 및 운영위원장, 정문기 감사위원장, 이명우 평가보상위원장, 김신배 재정 및 내부거래위원장 등이다.

최종 후보 다음 달 중에 선정될 듯

포스코는 서치펌 및 주주에게서 추천받을 외부 CEO 후보가 10여명 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CEO 승계 카운슬은 추천이 끝나는 대로 내부 후보 10여명과 함께 후보자를 몇 번 압축해 CEO 후보 추천위원회에 다수의 인터뷰 대상자를 추천할 예정이다.

이후 사외이사 7인 전원이 위원인 CEO 후보 추천위원회는 대상자 면접 등 심사 과정을 진행하고 이사회에 상정할 최종 후보 1인을 다음 달 중에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임시 주주총회는 ‘기준일이 5월 31일’로 정해졌으므로 3개월 이내인 8월말 안에 열릴 예정이다.

이번 포스코 회장 선임에서는 정치적 고려보다 경영능력과 전문성이 더욱 중요한 평가항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에게는 제조업이 위축되고 있는 지금이 아주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지금 잘못하면 5년 정도 후에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이재원 KB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의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자기자본 이익률 향상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에서 긍정적인 포스코 전망을 내놓고 있어 신임 포스코 회장은 큰 부담 없이 포스코 회장 역할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상승에 따른 긴축 및 달러 강세 우려는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며 “다만 경기 지표 호조와 중국 수급 개선이 불확실성을 상쇄, 주가 강세를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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