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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문재인 정부 ‘신(新)북방정책’… 남ㆍ북ㆍ러 ‘3각 경협’, 수면 위로

철도ㆍ전력ㆍ가스 등 인프라 연결…경협 시대 ‘파란불’

文 “철도 연결 사업, 추진 가능성 가장 높아”, 러 “5년 안에 가능”

南전력확대ㆍ北전력난 해소 위한 전력망 연결 사업, 난관 많아

러시아산 가스, 낮은 가격 공급 기대…“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현대로템, 도화엔지니어링, 삼호개발, LS산전 등 관련기업 주목

문재인 정부의 신(新)북방정책으로 한반도 경제지도가 바뀔 것인가. 남·북·러 3각 경제협력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22일 열린 한·러 정상회담에서 남·북·러 3각 협력 추진방안을 심도있게 논의됐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한러 공동언론발표문을 통해 “남북러 3각 협력사업에 대비해 한러 양국이 우선 할 수 있는 사업을 착실히 추진하기로 했다. 철도, 전력망, 가스관 연결에 대한 공동연구가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철도, 전력, 가스 등 주요 인프라를 연결해 향후 대북 경협 시대에 대비하겠다는 사전준비 작업의 일환이다.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언급된 철도의 경우 시베리아 횡단열차와 한반도 종단 철도 연결이 최종 목적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러시아 하원 연설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통해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내가 자란 한반도 남쪽 끝 부산까지 다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철도 실크로드’ 구상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전력 분야 협력은 다목적 카드다. 러시아의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생산한 전력으로 북한 경제개발의 밑거름이 되는 동시에 국내 에너지공급량 확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신재생 중심의 에너지전환 정책 과정에서 발생할 에너지 부족 현상 해소에도 제격이다. 가스관 연결 사업도 같은 선상의 내용이다.

한편, 철도, 전력, 가스 협력이 한러 정상회담 중심 의제로 다뤄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 이후 요동쳤던 이들 기업들은 한러 정상회담 이후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까운 미래 연결될 확률 높은 철도, 속도 낼 가능성↑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현재로서는 철도·전력·가스 등 남북러 3각 협력의 주요 사업 구상 가운데, 철도 연결 사업의 추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철도 연결 사업과 관련해 우선 한-러 및 남북 간 공동연구를 각각 병행해 진행하면서 향후 자연스럽게 남북러 3자간 공동연구와 실질 협력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러시아에서 바라보는 전망도 밝다.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난 러시아철도공사 측은 “시베리아횡단철도와 한반도종단철도 연결이 3~5년 안에 가능하고 최대 40억 달러(약 4조4500억 원)가 소요될 것”이라며 “인프라 건설 비용으로는 그렇게 큰돈이 아니고 효과는 아주 좋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점과 소요 금액까지 밝혔다.

여기에 지난 26일 경의선·동해선 철도 연결과 북한 철도 현대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남북이 만나면서 철도 관련 기업들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리서치알음의 최성환 연구원은 “남북러 철도연결 사업과 관련해 현대로템, 도화엔지니어링, 삼호개발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현대로템은 국내최대의 철도차량 제작사이며, 도화엔지니어링은 철도를 포함한 토목 설계 및 감리분야의 국내 1위 업체다. 또 삼호개발은 국내의 다양한 철도공사를 도맡아 온 시행사로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정동익,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현대로템에 대해 “아직 노선과 시기는 물론 사업의 진행 여부도 확정되지 않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사업 기회를 금액으로 환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도 “관련 사업이 구체화한다면 사실상 국내 철도차량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현대로템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현대로템은 북한 철도망 현대화와 남북 철도 연결 사업으로 1조5000억 원 규모의 사업기회를 잡을 것으로 점쳐졌다.

동북아 슈퍼그리드 밑그림 그리나…LS산전 급부상

슈퍼그리드는 잉여전력을 상호 공유하는 국가간 대용량 전력망을 뜻한다. 동북아 슈퍼그리드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한국, 중국, 몽골, 일본, 러시아 간 전력을 연계 및 공유해 광역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한국과 러시아 정상이 논의한 남북러 전력사업 협력은 동북아 슈퍼그리드 성패에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남북러 전력망 연계만 이뤄지더라도 북한의 만성적인 전력난은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전력 판매로 수익을 얻고 북한과 남한의 전력 공급으로 에너지 확충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력난으로 인해 시스템의 주파수와 전압유지가 어려운 북한의 경우 초고압직류송전(HVDC) 연계가 필수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교류(AC)를 고압 직류(DC)로 전환했다가 전기를 받은 지역에서 다시 교류로 전환해 소비자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슈퍼그리드의 핵심기술이 바로 HVDC를 사용한다. 국내에서 HVDC 기술을 확보한 업체는 LS산전이 유일하다. 남북 혹은 남북러 전력 사업 협력이 본격화된다면 가장 크게 수혜를 받을 업체로 떠오르는 이유 중 하나다.

슈퍼그리드 사업을 위해서는 DC배전 기술, 초고압 고성능의 송변전설비, 광역 전력계통 감시시스템(WAMS) 등 전기설비 분야기술 확보 업체도 필요하다. 때문에 국내 유일의 지중매설형 변압기 생산업체인 제룡전기, 전력 변환기기 생산업체 선도전기도 다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산 가스, 북한 거쳐 한국으로?…장기적으로 바라봐야

양 정상은 또 다른 전력원 중 하나인 가스 사업에 대한 협력도 이어가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으로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확대 촉진 ▦파이프라인가스(PNG) 공급 공동연구에 뜻을 모았다. 이를 위해서는 러시아에서 북한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오는 가스관 연결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향후 경제·기술적 타당성 검토를 위한 공동연구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참여정부는 과거 액화천연가스(LNG)보다 공급가격이 40% 가량 저렴한 러시아 PNG 도입 논의를 지속했지만 북한에 막혀 중단됐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PNG를 들여오기 위해서는 가스 탱크, 가스 터미널, 가스 배관, 가스 밸브 등의 시설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해당 업체들의 몸값도 뛰고 있다.

국내 천연가스 관련 사업을 총괄하는 한국가스공사가 중장기적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공사는 앞서 지난달 러시아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과 북한을 지나가는 PNG프로젝트 사업 추진 타당성 검토를 위한 공동연구방안을 논의했다.

가스관에 해당하는 강관을 생산하는 업체도 수혜가 예상된다. 56인치 이상 강관을 생산할 수 있는 세아제강과 하이스틸, 동양철관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한국가스공사에 가스용 강관을 납품하는 동양철관이 각광받고 있다.

LNG 저장의 필수 기자재인 초저온 보냉재를 생산하는 동성화인텍도 눈길을 끈다. PNG도입시 저장시설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보냉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시각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하고 있다.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 문제와 맞물려 프로젝트가 실질적으로 가동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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