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다각화 전략으로 시공능력평가액 10위권 진입 예고

대형건설사를 위협하는 중견건설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반도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 순위 12위를 기록하면서 치고 올라왔다. 주택 사업 호재에 힘입어 성장한 반도건설은 올해 선별적인 수주와 사업 다각화를 통한 신사업 발굴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건설 관련 업계에서 반도건설이 대기업 건설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시공능력평가 10위권에 가장 근접한 중견건설사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반도건설은 2010년대 들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창업주인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의 딸 이름에서 따온 아파트‘반도유보라’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권홍사 회장은 1980년 부산에서 반도건설의 전신인 태림주택을 설립했다. 1999년‘반도보라빌’으로 수도권에 진출했고, 2006년에는 ‘반도유보라’를 통해 본격적으로 반도건설의 덩치를 키웠다.

2011년 권홍사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난 뒤부터는 전문경영인체제를 공고히 하며 탄탄한 실적을 자랑하고 있다. 반도건설의 시공능력 평가 순위는 유대식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은 2011년 63위를 시작으로 2017년 27위까지 올랐다. 2017년 3월 박현일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했고 결국 지난해 순위를 12위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반도건설은 시공능력 평가액 가운데 재무 건전성 등을 평가하는 경영평가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영평가액은 자기자본(자본총계)에 차입금 의존도 등으로 구성된 경영평점을 곱한 값으로 산출되는데, 반도건설은 순이익 규모가 급격히 늘면서 자기자본 역시 급속도로 늘었다.

지난달 15일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토목건축 시공능력평가순위에서 반도건설은 2조220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7위에 머물렀던 반도건설은 1년 만에 15계단을 뛰어넘어 12위를 차지한 것이다. 경영평가액만 따졌을 경우 반도건설이 1조4191억원으로 8위까지 상승한다.

반도건설의 2017년 순이익은 3607억 원이다. 2011년과 비교하면 100배 이상 늘었다. 반도건설 순이익 규모는 2011년 30억 원에서 2012년 53억 원, 2013년 66억 원, 2014년 186억 원, 2015년 561억 원, 2016년 2157억 원 등 매년 큰폭으로 상향했다. 자기자본은 2016년 5400억 원에서 2017년 9030억 원으로 확대됐다.

반도건설의 재무 안정성은 신용등급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12월 나이스신용평가사는 반도건설의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에서 BBB+/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신용등급의 상향은 대출 시 이자비용이 낮아져 부담이 줄어들며 결과적으로는 사업비 축소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경영평가액도 2017년 6000억 원에서 2018년 1조4000억 원으로 2배 이상 많아졌다. 반도건설은 2018년 시공능력평가액으로 경영평가액을 포함해 모두 2조2208억 원을 받았다. 2017년 1조2100억 원보다 1조 원 넘게 늘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3조원 초반대인 시공능력평가액 10위권도 불가능하지 않아 보인다.

올해가 제 2의 성장기

반도건설이 직면한 유일한 문제는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로 주택 경기가 언제까지 인기를 누릴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방은 이미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반도건설은 이미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업체)로 사업 영역을 넓힌 상황이고 분양 실적이 나쁘지 않아 오히려 올해가 타 건설사와의 격차를 벌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박현일 사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2018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내 12대 건설사로 도약했다”며 “2019년도 건설시장의 불황국면이 예상되는데 이런 위기상황은 누구에게는 퇴보의 시간일 수 있고 누구에게는 몇 단계 도약할 소중한 기회의 시간이 된다”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실제 반도건설의 올해 분양 사업은 호실적으로 출발했다. 올해 광주 지역 첫 분양 사업지인 반도건설의 ‘광주 남구 반도유보라’는 평균 51.1대 1, 최고 156대 1의 청약경쟁률로 전 타입 1순위로 마감했다. 반도건설의 광주 첫 분양이 성공함에 따라 올해 예정된 분양 사업지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건설은 올해 6개 단지에서 4872가구를 분양한다는 계획이다. 상반기에는 대구와 광주를 공략한다. 대구 평리 3동에서 1678가구 대단지 분양 앞두고 있으며 일반 분양도 1241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지방에서 청약 경쟁률 상위권 5개 가운데 3곳이 대구일 정도로 청약 열기가 높았다.

대구는 연초부터 청약 흥행 신호탄을 쏘고 있다. 남산자이하늘채가 551가구 모집에 4만6469명이 청약하며 평균 경쟁률이 84.34대 1을 기록했다. 그 외에도 상반기 영종하늘도시 450가구, 울산 우정동 지역주택조합 496가구 등 분양을 앞두고 있다. 하반기에는 서울 영등포동 6가에서는 지식산업센터, 서울 영천구역 재개발 315가구를 각각 분양한다.

부동산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업체) 사업 영역 역시 다양하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삼성생명 안양 평촌사옥, 영등포 로이빌딩, NH농협은행 영등포시장역지점 등 빌딩을 사들였으며, 이를 오피스텔과 복합상가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선별적 수주와 사업 다각화로 주택 시장 불황을 뚫는다.

박현일 사장은 올해 주택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선별적인 수주와 사업 다각화를 통한 대비를 주문하고 있다. 박현일 사장은 반도건설 주택 사업 실적의 근간이 되어온 공공택지매입을 통한 아파트 사업과 관련해 “사업지 선정에 보수적인 시각과 판단이 필요한 때”라고 밝힌 바 있다.

도시정비사업은 서울과 수도권, 지방 일부에서 추진하되, 세밀한 전략을 수립해 성과를 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공공공사 부문에서 원가경쟁력과 신용도를 바탕으로 생활복지 인프라 사업, 철도, 교통, 에너지, 군 공사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끊임없는 신기술·신공법 연구, 원가 혁신 활동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반도건설의 이와 같은 행보를 두고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건설은 주력사업인 주택사업 외에도 민간임대, 정비사업 등으로 다각화하는 등 시장 흐름을 잘 읽고 있다”면서 “건설사들의 순위를 뒤바꿀 수 있는 유력한 후보군 중 하나”라고 추켜세웠다.

강휘호 기자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