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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유료방송 3사 '미디어 전쟁'

SKB, 티브로드와 합병으로 유료시장 재편...LG U+·SKB, KT턱밑 추격
SK브로드밴드(SKB)와 케이블방송 2위 사업자 티브로드가 3대1 비율로 합병 본 계약을 체결했다. LG유플러스에 이어 SK텔레콤도 유료방송에 뛰어들었다. 정부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심사 작업에 착수한데 이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인가 심사도 동시에 진행하면서 유료방송 재편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국내 통신업체들은 케이블TV를 인수해 규모를 키워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의 중심에 있는 넷플릭스 등 새로운 미디어 시장 환경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 현금 104억으로 티브로드 품어

지난달 26일 SK텔레콤은 자회사 SKB가 태광산업의 유선방송 자회사 티브로드와 합병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외부 회계법인 등이 SKB의 가치를 약 3조5000억원대, 티브로드는 1조2000억원대로 평가하면서 합병 비율은 75대 25로 산정됐다. 합병과정에서 미래에셋대우가 재무적투자자(FI)로 나서 태광산업 이외 주주들이 보유한 티브로드 지분 4000억원 어치를 사들인다. 이에 따라 신설 합병법인 지분구조는 SK텔레콤 74.4%, 태광산업 16.8%, FI 8.0%, 자사주 및 기타 0.8%다.

SK텔레콤과 태광산업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과 관련, 현금 거래가 아닌 주식교환 방식을 선택했다.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을 위해 지출한 현금은 104억원에 불과하다.

SK텔레콤은 2018년 6월 말 기준 SK브로드밴드 IPTV 가입자는 454만명, 티브로드 케이블TV 가입자는 314만명이라고 밝혔다. 양사 간 합병이 이뤄지면 가입자 약 800만명의 ‘종합 미디어 회사’로 거듭나게 될 거라고 전했다.

합병 마무리를 위해 SK텔레콤과 태광산업은 과기정통부에 인허가 신청서, 공정위에 기업결합심사 신청서를 각각 제출한다. 이외에도 사회 전반의 의견 수렴, 정부 심사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합병법인을 출범할 방침이다. 합병 예정일은 2020년 1월 1일이다.

공정위, LG유플러스, CJ헬로 인수 건 심사 중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수는 KT가 660만6107명으로 점유율 20.67%를 확보하며 1위를 기록했다. SK브로드밴드(446만5758명, 13.97%), CJ헬로(416만1644명,13.02%), LG유플러스(364만5710명, 11.41%), KT스카이라이프(325만4877명, 10.19%)가 뒤를 이었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 가입자를 합산하면 986만명으로,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30.86%를 차지하고 있다.

공정위는 현재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건도 심사 중이다. 공정위가 이들 유료방송 간 합병을 모두 승인하면 업계는 KT가 주도하는 1강 4중 체제에서 3강 체제로 개편된다. KT 계열이 점유율 31%로 1위를 유지하겠지만 LG유플러스·CJ헬로(24.5%),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23.8%)와 점유율 격차가 좁혀진다.

합산규제 재도입에 발목 잡힌 KT

KT는 확고한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점유율 6.4%인 딜라이브 인수를 검토 중이다. 다만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가능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 통신업계 및 국회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6일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합산규제 일몰에 대한 사후규제 방안을 마련해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합산규제는 방송법 제8조 등에 따라 케이블TV·위성방송·IPTV 등을 합한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의 가입자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33%)을 넘길 수 없도록 한 규정이다. 2015년 6월 ‘3년 시한’으로 도입됐고 지난해 6월 27일 일몰됐다.

국회는 사전규제 없이도 유료방송의 공공성 및 공익성 등을 확보할 수 있는 사후규제 입법안을 과기정통부가 마련하면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가 사후규제 방안을 국회에 제출할 경우 합산규제 폐지 가능성은 높아질 전망이다.

유료방송 점유율을 33.3%로 제한한 합산규제가 재도입되지 않으면 KT의 딜라이브 인수에 청신호가 켜진다. 이 경우 SK텔레콤 계열과 LG유플러스 계열도 덩달아 딜라이브나 CMB(4.8%), 현대HCN(4.1%) 등을 대상으로 추가 인수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유료방송 시장이 이동통신사 3사 위주로 재편되면 이동통신과 유료방송 간 결합상품이 주류를 이루면서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가 마련하는 사후규제 방안에는 점유율 상한선 대신 독과점에 따른 중소 케이블TV 사업자와 소비자의 피해를 방지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는 지난 2월 전국사업자인 이통사와 지역매체인 케이블TV 간 결합 이후 부작용을 막기 위해 케이블TV 사업을 지속적으로 유지·발전시키고 케이블TV가 지역성 구현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지역사업권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정부에 주문했다.

유료방송시장 위협하는 강력한 경쟁자 ‘넷플릭스’ 이용자들이 케이블방송·인터넷TV(IPTV)·위성방송 같은 전통 유료 방송을 끊고 넷플릭스를 구독하는 이른바 ‘코드 커팅(code cutting)’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온라인 동영상 유료 구독자가 처음으로 케이블TV 이용자 수를 넘어서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넷플릭스, 흘루, 아마존 등 전 세계 온라인 스트리밍(실시간 감상) 구독자는 전년보다 37% 급증한 6억1330만명을 기록해 케이블TV 가입자(5억5600만명)를 제쳤다.

국내는 해외와 달리 케이블TV나 IPTV 요금이 값싼 편이기 때문에 코드 커팅과 같은 위협에 아직 노출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미국은 유료 방송 월 요금이 보통 50~100달러 정도지만 국내 요금은 1만~2만원대다. 국내 통신업체들도 몸집을 키워 인터넷TV·케이블TV 가입을 끊기보단 넷플릭스와 같은 유료 동영상을 부가 서비스로 선택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손 놓고 있다가는 넷플릭스의 공세에 한꺼번에 시장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넷플릭스가 ‘반값요금제’를 내놓는 등 국내 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 방송 시장도 더 이상 OTT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위기감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넷플릭스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응용 프로그램) 방문자는 월 240만명을 기록했다. 1년 만에 3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이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는 넷플릭스 코트커팅 규명에 들어갔다. 넷플릭스를 보느라 유료방송을 해지하는 코드커팅 현상이 국내에서도 일어나는지 실체를 확인하는 작업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가 유료방송 가입자를 얼마나 빼앗아 가는지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산업의 실체 검증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사실로 확인되면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넷플릭스를 방송사업자로 분류, 방송법으로 강하게 규제하는 방안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OTT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부가통신사업자여서 사실상 무방비로 방치됐다.

공정위는 “유료방송과 OTT 서비스 유사성과 차별성, OTT 서비스의 유료방송 대체 가능성 증가에 따른 경쟁 관계 여부, 이들의 경쟁을 제한하고 시장을 왜곡시키는 제도·행태의 원인을 분석할 것”이라면서 “이에 대한 경쟁 촉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시장 분석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종혜 기자 hey33@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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