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판 다보스’ 이천포럼

“거래 비용을 최소화하고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하는 혁신기술을 활용하지 못하면 SK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최태원 SK회장은 22일 폐막한 SK그룹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SK이천포럼’을 마무리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룹 전반의 딥체인지(Deep Change)를 주도 중인 최 회장이 직접 참석하며 포럼을 주도했다. SK그룹은 이번 포럼에서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디지털 전환과 급변하는 동아시아 정세 등 변화하는 경영 환경을 점검하고 미래를 모색하기 위한 논의의 장으로 삼았다.

SK그룹은 지난 19일 오전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2019 이천포럼’ 개막식을 열고 나흘간의 포럼 일정에 돌입했다. 올해 이천포럼은 이날부터 22일까지 워커힐호텔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사회적 가치, 기업의 일상 속으로’와 ‘디지털 전환의 중심, 디지털 플랫폼’을 주제로 열렸다. 여기에 최근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동아시아 정세 변화 흐름을 짚고 관련 사업 영향을 가늠해보는 자리도 마련됐다.

SK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와 인공지능(AI)등 혁신기술을 ‘딥 체인지’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이들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그룹 역량을 결집시키기로 했다. 최 회장은 “AI, DT 등 혁신기술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한편 고객 범위를 확장하고 고객 행복을 만들어 내야 한다”며 “이를 통해 SK가 추구해 온 ‘딥체인지’를 이룰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천포럼은 국내외 석학과 함께 기업 경영 화두에 대해 토론하고, 경영환경에 접목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학술포럼이다. 산업과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 활발한 토론을 통해 기업의 발전 방향과 대안을 모색해오고 있다. 지난 2017년 최 회장의 제안으로 처음 열린 뒤 올해로 세 번째를 맞았다. 올해 주제도 최 회장이 경영 관심사를 바탕으로 직접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이천포럼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수석부회장,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국내외 석학 전문가 등 500여명이 참석해 활발한 토론을 펼쳤다.

최 회장은 내년 1월 출범을 목표로 한 그룹 차원의 교육 인프라 ‘SK 유니버시티’ 설립을 제안한 것도 혁신기술 역량을 내재화하고 우주 인재를 육성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 회장은 에너지·화학·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한 ‘에너지 솔루션’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한 뒤 “앞으로 에너지 공급자 시각만으로는 에너지 산업 변화의 물결에서 생존할 수 없다”며 “환경문제를 해결하면서 고객 가치를 높이는 에너지 솔루션형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최 회장은 “나부터도 변화는 두렵고 달갑지 않은 일이지만 번지점프를 하듯이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꾸 새로운 시도를 해야 ‘딥 체인지’를 이룰 수 있다”며 “피할 수 없다면 변화를 즐기자”고 당부했다.

이번 포럼에서 화상 강연을 진행한 제레미 리프킨 미국 경제동향연구재단 이사장은 “SK가 새로운 개념의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인류 전체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며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노동의 종말’, ‘엔트로피’ 등을 저술한 리프킨 이사장은 지난 20일 강연에서 “인류가 지구온난화에 따른 파국을 피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혁신해 ‘탄소배출 제로 시대’에 진입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항수 SK수펙스추구협의회 PR팀장은 “DT, AI 등 첨단 기술이 SK가 추구해 온 사회적 가치와 ‘딥 체인지’를 구현할 수 있는 핵심 동력이라는데 구성원들이 인식을 같이 한 만큼, 향후 이들 기술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 기자 hey33@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