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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주간증시] 美시장, 11년째 상승장 유지하고 있지만

  • 8월 2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68포인트(0.40%) 내린 1933.41,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33포인트(0.55%) 내린 599.57로 마감했다. 연합
지난주(8/23~8/29)에는 주가가 하락했다. 코스피가 17.6포인트, 코스닥도 12.6포인트 떨어졌다. 26일 하락의 영향이 컸다. 전일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올리겠다고 발표하자 미중 무역분쟁의 격화를 우려해 주가가 떨어졌다. 이 발표 말고 다른 부분의 영향도 있었다. 연준의장이 잭슨홀 연설을 통해 금리 인하가 연속되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 7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나왔던 발표문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진 또 하나의 신호로 받아들였다. 이 두 개의 악재가 겹치면서 해당일 미국 시장이 3% 가까이 하락했고 그 영향으로 우리시장도 떨어졌다.

종목별로는 반도체 관련주의 상승이 컸다. 일본의 무역제재를 이겨내기 위해 우리 정부가 반도체 소재와 장비를 육성하겠다는 발표한 게 주가를 끌어올린 동력이었다. 7월초 일본과 분쟁이 시작됐을 때 한 차례 올랐다가 애국 관련주에 바통을 넘겨 줬었는데 이번에 다시 주도권을 찾아 온 것이다. 정책에 대한 기대와 함께 시장 침체도 반도체 관련주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시장이 좋지 않아 살만한 종목이 없다 보니 그나마 얘기가 될 수 있는 주식에 매수가 몰렸다는 얘기다. 주가가 상당히 올랐기 때문에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보다 산업 육성이 현실화될지 지켜보는 게 맞을 것 같다. 굳이 긍정적인 부분을 찾는다면 애국 관련주 보다는 입지가 탄탄하다는 점을 들 수 있지만 이 부분이 주가를 얼마나 더 올릴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외국인이 3930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 8월 들어 이틀을 제외하고 연속 주식을 매도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MSCI지수 조정에 따른 매물이라고 얘기하지만 타당성이 없다. 조정에 따른 최대 매물 1조 5000억을 훨씬 넘는 매도가 이루어졌고, 종목도 특정 몇몇에 한정됐기 때문이다. 선진국 시장이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외국인 매도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경기에 대한 판단이 주가를 결정할 듯

시장의 관심이 다시 경제가 집중되고 있다. 미국시장이 특히 그런데 국채 2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가 종가 기준으로 역전됐기 때문이다. 기준금리나 3개월물같이 만기가 짧은 채권의 금리 역전이 이루어지는 동안 장단기를 대표하는 두 금리는 정배열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마저 깨졌기 때문에 금리 역전이 실질적으로 완성됐다고 봐야 한다. 이런 현상이 있고 시간이 지난 후 경기가 나빠졌다는 경험 때문에 시장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경제 지표는 제각각으로 나오고 있다. 소비 관련 지표는 내구재를 중심으로 5개월 연속 늘어났다. 낮은 실업률과 임금 상승이 가계 소비를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시장도 괜찮아 매매 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반면 제조업 관련 지표는 좋지 않다. 산업생산이 감소했고 자동차와 부품, 기계 등의 생산이 줄면서 가동률이 떨어졌다. ISM 제조업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했고 일부 지역의 설비투자 계획이 줄어드는 등 제조업 심리가 약해졌다. 무역분쟁에 따른 영향이 제조업에 가장 먼저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분쟁은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안이 정리되기 보다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상태인데 23일 중국이 75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5% 인상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대해 관세를 또 올려 보복 관세가 꼬리를 무는 상황이 벌어졌다. 많은 협상은 처음에 세게 시작하지만 중간에 부분적인 합의과정을 거쳐 수위가 낮아지는 게 일반적이다. 이번은 다르다. 협상이 시작한 이후 갈등 수위기 계속 높아져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판이 깨지겠구나 하는 우려를 갖게 만들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무역분쟁에서 약간의 돌발 상황만 벌어져도 주가가 요동을 칠 수밖에 없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당분간 주식시장이 무역분쟁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들 걸로 보인다.

이런 우려의 영향으로 미국 금리가 빠르게 하락했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고 이 지표를 통해 산출한 미국의 12개월 내 경기침체 확률이 30% 이상으로 높아졌다. 소비가 양호해 미국 경제가 갑자기 약해질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경기가 최고점을 지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 주가는 경기가 본격적으로 약해질 때보다 최고점을 지날 때 더 크게 하락한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주가를 움직이는 요인 중 제일 규정하기 힘든 게 기대심리다. 계량화할 수 없어서다. 그래도 상당한 역할을 하는 건 부인할 수 없다. 상승 기간이 길고 상승률이 높을수록 기대가 가지고 있는 역할이 커진다. 지금 미국시장이 그런 상태다. 주가가 11년 동안 상승하다 보니 투자자들은 상황이 나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그래서 조금만 하락해도 다시 매수에 나서 주가를 끌어올리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현실이 바뀌면 심리도 바뀐다. 지금은 기대심리가 경기 둔화 우려를 압도하고 있지만 경기 둔화가 뚜렷해지면 상황이 달라진다. 미국 시장이 하락하면 우리 시장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코스피 1900에서 하락이 끝날지 밑으로 더 밀고 내려갈지는 미국 시장에 의해 결정될 걸로 보인다.

● 이종우 전 리서치센터장 프로필

-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 한화증권, 교보증권, HMC증권, IM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리서치센터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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