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와 유가하락에 따라 전반적인 디플레이션과 함께 수출에도 비상등이 켜질 것이라는 예측이 따르고 있다. 유가하락의 영향으로 물가는 지난해처럼 0%대 상승률을 보이는 데 이어 수출에도 대형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 유가폭락에 개입…국제유가 20%대 반등 국제유가는 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가격 인하와 증산 등을 통해 이른바 ‘유가 전쟁’에 나서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두바이유는 올해 1월 배럴당 64.3달러에서 2월 54.2달러, 지난달에는 33.7달러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1일(현지시간) 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유가전쟁에 대한 발언을 통해 본격적으로 개입하면서 국제유가가 20% 대 폭등했다. 2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24.67%(5.01달러) 상승한 25.3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같은 반짝 상승 요인은 사우디와 러시아 간 감산 합의 가능성을 시사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서 기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는 그들(사우디와 러시아가)이 (원유) 약 1000만 배럴을 감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희망한다. 더 많을 수도 있다”며 이 같은 발언이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언급임을 밝혔다.

또 “(양국의 원유 감산 규모가) 1500만배럴에 이를 수도 있다”며 “모두를 위해 좋은 뉴스”라고 적기도 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에 WTI와 브렌트유 모두 장중 한때 30%를 뛰어넘는 넘는 상승세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간 유가는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와 사우디와 러시아 간 감산 합의 실패로 폭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이 유가에 실제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주장한 1500만배럴의 감산 규모가 워낙 큰 데다, 아직은 불명확한 부분이 많은 발언이기 때문이다.

저유가 영향으로 올 상반기까지 수출 부진 예상 국제유가의 전반적인 하락세는 수출의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건설, 조선, 중공업 업계의 수주에 타격을 주고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 단가도 하락하기 때문이다. 저유가는 전세계의 경기침체를 가져오면서 기업들의 생산 투자와 수출 모든 부분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수출 부진은 올 상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수출 증가 전망치를 3%로 잡아 지난해(5422억달러)보다 162억6600만달러가 늘어난 5584억6600달러를 예상했지만 이같은 전망치가 달성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전세계 경기침체의 신호탄이 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생산과 투자를 줄일 것이고 수출도 당연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의 주요 수출 무대였던 미국, 유럽 등이 코로나19의 여파로 위축되고 있어 수출 전망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소비자 물가, 0%대 상승률…‘코로나 디플레이션’ 오나 소비자 물가도 글로벌 경기 둔화에 이어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을 받아 0%대 상승률이 점쳐지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낳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0.2%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은 올해 1월 1.5%에서 2월 1.1%, 지난달 1.0%로 상승폭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 특히 서비스물가 상승폭이 0.5%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외출 자제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외식 등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국제유가 하락세는 시차를 두고 국내유가에 반영되면서 석유류 상승폭이 둔화, 물가 상승률 둔화를 더욱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3~4주 시차를 두고 국내에 반영되기 때문에 물가는 지금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예상되면서 이른바 ‘코로나 디플레이션’이 오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일고 있다.



장서윤기자 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