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에 디지털 기업 ‘날개’…효성의 ‘스마트 컨택센터 솔루션’ 눈길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코로나19가 경제에 치명타를 안긴 핵심은 사람 간 접촉을 끊었다는 데에 있다. 이런 현상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퍼져가면서 내수와 수출입이 일제히 차질을 빚은 식이다. 그러나 이는 비대면 산업 성장의 촉매제로 작용했다. 기존에도 원만한 성장세를 보였던 업종이긴 하지만 코로나19는 이들의 세계를 보다 확대했다. 반면 아쉬운 상품성으로 기회를 놓친 업종도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업종 및 기민한 대응으로 눈길을 끈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가고 있다.
효성ITX 직원들이 지난해 12월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스마트 컨택센터 세미나'에서 모바일 기기를 모니터에 연결해 스마트 컨택센터 솔루션을 시연하고 있다.
코로나에 날개 편 업체들

전자지급결제대행(PG) 회사들은 코로나19로 날개를 달았다. PG사는 온라인 결제에 필요한 시스템 구축 및 신용카드사 등을 대상으로 대금청구 및 정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PG사가 있기에 온라인 쇼핑몰은 각 카드사들과 일일이 계약을 맺는 등의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국내 대표 PG사는 KG이니시스와 NHN한국사이버결제, 나이스정보통신 3곳이 꼽힌다.

이들 중에서도 눈길을 끈 곳은 NHN한국사이버결제다. 통상 PG사들은 온라인VAN과 오프라인VAN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는데, 이곳의 경우 매출 중 PG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NHN한국사이버결제는 2019년 매출 중 86.5%를 PG에서 발생시킨다고 알려졌다. KG이니시스의 경우 71%, 나이스정보통신은 45%가량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른 기대감은 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 3일 주가가 장중 3만94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최근에는 글로벌PG사인 ‘사이버스페이스’ 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애플 및 테슬라 등 세계적 대기업의 국내 결제 전담 사례가 늘어 코로나19에 따른 수혜가 가장 큰 기업 중 하나가 됐다. 업계에선 이곳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2%가량 늘 것으로 본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항공 및 여행 업계 비중이 높은 PG사는 호텔과 항공권 예약 중단 등의 여파로 함께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NHN한국사이버결제의 경우 PG 매출 비중에서 소셜커머스가 차지하는 폭이 20% 정도로 높고, 올해 상반기 쿠팡을 포함한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거래대금이 증가함에 따라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위 언급에서 나오듯 소셜커머스 또한 코로나19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2020년 2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살펴보면 11번가, 쿠팡, 위메프 등이 조사 대상인 13개 온라인 유통업체의 매출이 전년 대비 34.3% 증가했다. 이들은 백화점과 유통업체의 10~20% 손실 폭을 만회했다.

쿠팡이 특히 선전 중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최근 쿠팡, 위메프, 티몬 3사를 대상으로 4개 SNS(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의 정보량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2~3월 쿠팡의 정보량이 1월에 70% 이상 증가했다. 위메프와 티몬은 각각 14.95%포인트, 5.12%포인트 감소했다.

효성 ‘신의 한수’, KT&G ‘구사일생’

흡사 ‘신의 한수’처럼 비치는 기업들도 있다. 지난해 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주도로 변신을 이룬 효성ITX가 그렇다. 이곳은 작년 12월 신규 사업인 ‘스마트 컨택센터 솔루션’을 선보였는데, 이 기술이 코로나19 대처의 주요한 방안이 됐다. 콜센터들의 재택근무 강화 보안체제 확립을 핵심으로 한 이 솔루션은 현재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에도 공급된 상태다.

효성 ITX는 기존 컨택센터의 사업자가 해결하지 못한 재택근무 환경을 제공하고자 관련 연구 개발에 꾸준히 투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모바일 폰과 LTE망을 활용해 장소, 시간대에 구애 받지 않고 업무 수행이 가능한 솔루션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최근 질병관리본부 외 다수 민간기업들의 문의도 지속 증가세라고 한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효성ITX의 2020년 1분기 실적은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실적개선이 전망된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컨텍센터 업무량 증가와 온라인 시장 활성화로 인한 비대면 거래 증가가 컨텍센터 실적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담배회사인 KT&G는 구사일생한 모습이다. 이곳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초반에는 코로나19와 담배판매량은 상관관계가 없을 듯했으나, 면세점 담배 및 수출담배 등의 판매량이 크게 줄어 피해를 본 KT&G다. 이어 정부가 흡연자를 코로나19 감염 고위험군에 포함해 전망이 더욱 안 좋았다.

하지만 홍삼이 살렸다. 이곳 자회사인 KCG인삼공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정몰’과 홈쇼핑 채널의 매출이 일제히 전년 동기 대비 160%이상 성장했다. KT&G와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해당 공사의 인삼 분야 1분기 내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8% 상승한 3679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수출액도 0.5% 성장한 339억 원으로 추정된다.

호재 예상됐지만…게임업계 ‘희비’

한편 코로나19로 호재가 예상됐던 게임업계는 희비가 엇갈렸다. 개학연기와 재택근무 등의 여건은 이들에게 좋은 기회였으나 모두에게 긍정 요소로 작용하진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2~3월 게임 이용시간과 데이터 사용량은 전년 말 대비 25~40%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게임 업체 성장에 좋은 여건이었지만 ‘재미있는’ 새 게임을 만든 곳만 웃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신작이 흥행해 호실적이 점쳐지지만, 넥슨은 기존작 노후화 등의 영향으로 부진이 예상된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신작 ‘리니지2M’ 흥행으로 영업이익 250% 이상 증가가 예상됐다. 넷마블도 신작 ‘일곱개의 대죄’로 45% 이상 성장이 관측됐다.

하지만 넥슨의 올해 1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최대 4483억 원 정도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0% 감소한 수치다. 고전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 매출이 중국 등지에서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야심작으로 내세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출시도 올해 2분기로 넘어갔다.

이진만 SK증권 연구원은 “게임은 코로나19 영향이 미미한 업종 중 하나로 경기침체 시 변동성도 낮은 편”이라며 “코로나19 피해가 큰 미국과 유럽 및 중국 등지에서는 게임 이용이 최근 급증했는데,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과 넷마블의 ‘일곱 개의 대죄’ 등의 신작이 견조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