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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차 비켜” 동남아 장악 나선 현대차

올 1분기 베트남서 판매량 1위 오른 현대차…싱가포르 거점 삼아 혁신 생태계 확장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현대차가 코로나19 피해 속에서도 동남아시장의 지배력을 넓히는 데에 힘을 쏟고 있다. 일본의 기세가 상당한 지역이지만, 현지에 대한 치밀한 분석과 상품경쟁력 등에 견줘 승산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모습이다. 실제로 최근 거둔 성과를 보면 앞날이 어둡지 않아 보인다. 미래차 시장을 대비하는 데에 있어서도 동남아는 현대차 혁신의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다. 특히 내달 싱가포르에서 착공할 ‘글로벌 혁신센터’는 크게 주목받고 있다.
  • 현대차의 베트남 생산합작법인(HTMV).
코로나 피해 속 낙관 요인

코로나19 창궐 때문에 현대차의 글로벌 공장들도 속속 문을 닫았다.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된 셈인데, 내수마저 침체한 탓에 이미 떠안은 피해도 만만치가 않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과 인도에서에서만 봐도 1분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각각 40%가량 줄었다. 업계에선 2분기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분석이 팽배하다.

그러나 악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와 체코 등지의 공장은 최근 재가동에 돌입했다. 물론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최근 출시한 신차들에 대한 호평이 줄 잇는 분위기다보니 “상품성 개선을 믿고 참는 구간”이란 시각도 일부 있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를 정점 삼고 코로나가 완화하면 신차 효과에 따른 하반기 이익 모멘텀 발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와중에 베트남 시장을 잡은 점은 장기적 관점에서 낙관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올해 1~3월 베트남에서 승용차를 가장 많이 판매한 회사로 올라섰다. 이 지역은 일본 완성차 회사가 장기간 독주하던 곳이었다. 현대차는 판매상품 다양화와 함께 개별 모델의 경쟁력 및 현지 사업전략을 두루 갖춤으로써 그간의 대세를 뒤집었다.

구체적으로 현대차는 이 기간 베트남에서 1만5362대를 판매했다. 일본의 도요타는 1만3748대로 뒤를 이었다. 현대차는 베트남 소비성향을 가성비로 삼았는데, 이 분석이 적중했다. 소형차종들이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엑센트는 총 4440대 판매되며 베트남 자동차 총 판매량의 28.9%를 차지했다. 그랜드i10과 코나 등도 각각 3860대, 1486대로 호실적을 냈다.

베트남에서의 성과가 의미 있는 것은 동남아가 현대차 혁신의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또 일본의 텃밭과 다름없는 시장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지배력 확대에도 중요한 요소다. 일례로 인도네시아의 경우 일본의 시장점유율이 98%에 이른다. 이에 현대차는 작년에 1조8000억 원을 투입해 현지 공장을 짓기로 해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혁신기지로 싱가포르 낙점

현대차는 여러 동남아 지역 가운데서도 싱가포르를 혁신기지로 낙점했다. 개방형 혁신을 통한 미래 신성장 동력 창출이라는 관점에서 이곳이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췄다는 판단에서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9년 국가 경쟁력 순위에서 인프라, ICT, 교육, 노동, 혁신 경쟁력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1위를 기록한 곳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싱가포르에 ‘현대 모빌리티 글로벌 혁신센터’를 짓기로 했다. 내달 착공에 들어간다. 회사 관계자는 “싱가포르 혁신센터를 전략적 교두보로 활용, 현지 대학과 스타트업 및 연구기관 등과의 긴밀한 협업을 토대로 과감한 개방형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며 “세계 유수의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난양공대 등과 공동 연구소를 운영키로 했다”고 소개했다.

현재 현대차는 한국, 미국, 이스라엘, 독일, 중국 등 5개 지역에서 미래기술 개발 및 연구과제 등을 수행하는 ‘현대 크래들’을 운영 중이다. 싱가포르에 혁신센터가 들어서면 동남아 지역으로까지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를 확장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차는 현지 정부의 역점사업인 스마트시티 관련 선행연구를 수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혁신센터를 ‘세계 최고의 개방형 혁신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게 현대차 방침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을 접목한 사람중심의 지능형 제조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를 소규모 전기차 시범생산 체계에서 검증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능형 제조 플랫폼과 연계한 차량개발 기술과 고객 주문형 생산 시스템도 연구한다.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를 이용한 라스트마일(Last Mile)과 수요 응답형 셔틀, 각종 교통수단을 연계한 다중 모빌리티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사업도 실증할 계획이다. 보다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그랩(Grab)과의 협력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앞서 현대차와 그랩은 전기차를 활용한 차량 호출 서비스를 인도네시아로 확대한 바 있다.

현대차는 궁극적으로 이 기관을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격상시켜 ‘인류를 위한 진보’를 실현하겠다고 말한다. 서보신 현대차 사장은 “혁신센터는 현대차가 구상하고 있는 미래를 테스트하고 구현하는 완전히 새로운 시험장”이라며 “현대차의 혁신 의지와 싱가포르 혁신 생태계를 융합해 기존의 틀을 탈피한 신개념 비즈니스와 미래 기술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chesco12@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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