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통면’ 초도 물량 품절…또다시 미담 남긴 `갓뚜기’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모델로 내세운 오뚜기의 '진비빔면'.
[주간한국 이주영 기자] 완도산 청정 다시마가 2개 들어간 오뚜기의 오동통면 한정판 출시가 연일 화제다. 지난 4일 방영된 SBS 예능 프로그램 ‘맛남의 광장’ 예고편에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함영준 오뚜기 회장에게 전화해 다시마 2000톤이 남아 있는 전라남도 완도를 도와 달라는 요청에 함 회장이 즉석에서 화답하면서다. 기업이 어려운 농어촌의 판로를 모색하는 동시에 재료를 더욱 풍성히 함으로써 소비자 만족도까지 올린 1석2조의 상생전략을 펼친 셈이다.

이에 따라 오뚜기는 ‘갓뚜기’라는 별명답게 또 한 번의 미담을 남기게 됐다. 방송 예고편을 본 다수의 소비자들은 다시마 2장이 들어가 훨씬 깊은 맛이 날 것이란 오동통면 한정판을 구입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맛의 향상보다, 농어촌에서 한 번에 소진하기 어려운 대량의 생산품을 즉석에서 매입하겠다고 화답한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감동이 낳은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오동통면, 초도 물량 품절

백 대표 요청에 다시마 추가 구매로 화답한 오뚜기의 ‘오동통면’ 한정판은 초도 물량 품절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오동통면은 출시 이후 15년간 겪은 무명 아닌 무명의 설움을 한 번에 털 수 있는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실 오동통면은 굵은 라면시장에서 원조격으로 오랜 인기를 누려온 농심 ‘너구리’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다.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는 얼큰한 굵은 라면인 ‘너구리’의 대체품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너구리의 재고가 부족하거나, 오동통면의 가격이 저렴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구입하는 소비자부터, 기업 이미지가 좋은 오뚜기 제품을 일부러 구입하는, 이른바 ‘기업 충성도’에 따라 구입하는 고객이 다수였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매출액 중 너구리는 683억4600만원으로 인기 라면 제품 5위에 이름을 올린 반면, 오동통면은 매출 규모가 작아 기타 분류에 포함될 정도로 경쟁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오뚜기가 완도산 다시마를 구매하면서 오동통면은 ‘백종원 효과’로 단숨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면서 올해 매출 반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백종원 효과’, 진비빔면까지 확대

여름을 맞이해 비빔 라면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오동통면의 백종원 효과는 그가 광고 모델로 나선 오뚜기 진비빔면에까지 미치는 분위기다. 오뚜기는 지난 3월 선보인 ‘진비빔면’이 출시 2개월 만에 판매 2000만개를 돌파했다고 최근 밝혔다. 2015년 국내 라면시장을 평정했던 ‘진짬뽕’이 출시 50일 만에 1000만개, 2018년 선보인 ‘쇠고기미역국라면’이 출시 60일 만에 1000만개가 판매된 것과 비교해도 진비빔면의 인기는 거의 ‘돌풍’이라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다.

오뚜기는 ‘진비빔면’의 차별화 포인트로 ▲동남아시아에서 주로 사용되는 향신료인 타마린드를 적용한 시원한 맛 ▲한 개로는 다소 부족했던 비빔면의 양을 보완한 점 ▲각종 요리에 만능스프로 사용되는 진라면의 맛있는 매운맛 노하우를 적용해 더 진한 양념맛과 중독성 있는 매운맛을 구현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진비빔면은 각종 SNS를 통해서도 육회와 각종 야채를 곁들인 다양한 응용 레시피와 리뷰 등을 통해 인기를 끌며 구매를 이끌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백종원 대표를 모델로 내세운 TV 광고도 선보였다. 여기에 최근 백 대표의 요청에 따라 다시마 2장 한정판 오동통면 출시까지 더해지면서 오동통면과 진비빔면의 동시 인기가 예고되는 상황이다.

‘간편식 원조’ 명성 잇는다

오뚜기는 라면 이전에 ‘오뚜기 3분 요리’로 대표되는 간편식의 원조로 더 알려져 있다. 1969년 설립된 종합식품기업으로서 1981년 국내 첫 즉석요리인 3분 카레를 통해 간편식 시장의 문을 최초로 열었기 때문이다. 40여년이 지난 현재는 1인 가구와 혼밥족 등이 늘어나면서 간편식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식품유통공사와 업계에 따르면 간편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조원을 넘어서며 5년 전에 비해 4배 가량 커졌다.

이에 오뚜기는 시대를 반영한 간편식 메뉴를 개발해 속속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냉동피자와 크로크무슈, 브리또, 핫도그 등 다양한 냉동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블락비 ‘피오’를 내세운 ‘오뚜기 치즈듬뿍, 피슈또핫’ TV 광고를 온에어했고, 이와 연계한 다양한 디지털 프로모션을 전개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즉석밥 시장은 한 끼를 간편하게 즐기려는 즉석요리 세대의 욕구와 결합해 냉동밥과 컵밥, 국밥, 덮밥 등 세트밥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집밥과 간편식의 경계도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그 결과 2004년 즉석밥 시장에 진출해 순수 밥부터 소스와 짝을 이룬 20여종의 다양한 세트밥을 선보인 오뚜기는 현재 3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며 즉석밥 시장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손질과 보관이 어려운 생선요리를 1인 가구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출시해 다양한 수산물 간편식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5월 출시한 ‘렌지에 돌려먹는 생선구이’ 3종은 출시 이후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이 이어지면서 CJ제일제당 등 여러 업체에서도 잇따라 수산물 간편식을 내놓고 있다. 오뚜기는 또한 올해 4월 노르웨이에서 온 최고 등급의 연어를 사용한 ‘렌지에 돌려먹는 연어구이’를 추가 출시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앞으로도 간편한 수산물 간편식에 대한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는 다양한 수산물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간편하면서도 맛있는 생선구이로 1인 가구뿐만 아니라 생선 반찬을 즐겨 먹는 중년과 노년층의 소비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이주영 기자 jylee@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