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율 풀무원 총괄CEO/풀무원 제공

준비된 글로벌 로하스 기업, 풀무원
“식물성 단백질, 동물복지, 친환경 포장재…기업의 사회적 책임 다하겠다”


국내 두부 시장을 이끌어왔던 풀무원이 ‘글로벌 로하스 기업’으로 도약한다. 최근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환경 보호, 동물복지 등을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었다. 이 같은 트렌드에 발맞춰 지난 1월 이효율 풀무원 대표는 ‘글로벌 로하스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환경적 가치를 고려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풀무원은 이미 준비된 글로벌 로하스 기업이다. 1984년부터 대표적 식물성 단백질 식품인 두부를 판매해왔으며 2007년부터는 동물복지로 눈을 돌려 이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 대표는 글로벌 로하스 기업이란 타이틀을 공고히 하기 위해 5가지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2022년까지 △전사 매출 3조원 달성 △재해율 40% 감축 △B-Corp 인증 획득 △동물복지 적용 비율 200% 확대 △재활용 포장재 전제품 적용 등이다.

식물성 단백질 식품 확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민텔에 따르면 식물성 단백질 식품은 글로벌 트렌드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이 같은 트렌드가 (국내보다) 앞서 확대됐다”며 “지난해 풀무원은 미국 두부시장 시장점유율 75%(닐슨데이터 기준)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풀무원은 더 나아가 두부 중심이던 식물성 단백질 식품 카테고리를 확장할 계획이다. 동물성 단백질, 탄수화물, 유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신제품을 기획 중이다. 이를 위해 풀무원은 올해 식물성 단백질 식품 개발과 마케팅을 전담할 PPM(Plant Protein Meal) 사업부를 신설했다.

식물성 단백질 식품의 신호탄은 ‘두부면’이었다. 지난 5월 풀무원은 밀가루를 두부로 대체한 신제품 ‘두부면’을 출시했다. 국내 최초로 포장 두부를 선보였던 풀무원이 또다른 혁신을 보여준 것이다. 풀무원은 이를 계기로 식물성 단백질 사업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풀무원 관계자는 “밀가루, 육류 대신 곡류, 통곡물 섭취를 늘리는 트렌드에 주목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식물성 단백질 식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물복지 시장 선도
최근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윤리적인 제품을 소비하는 ‘가치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풀무원은 무려 2007년부터 이 같은 트렌드를 예측해 동물 복지란 개념을 사업에 도입했다. 2007년 풀무원은 사단법인 한국동물복지협회(현 동물자유연대)와 함께 5대 동물복지 기준을 마련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산란계 동물복지 기준이 마련된 2012년 이후에는 정부 인증을 받은 동물복지 달걀을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다. 또 2018년 풀무원은 동물자유연대와 ‘케이지 프리 이행을 위한 MOU’를 맺고 오는 2028년까지 모든 식용란을 100% 동물복지 달걀로 바꿔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를 앞당겨 2022년까지 동물복지 적용 비율을 200%로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동물복지 달걀 매출도 증가세다. 초창기에는 동물복지 달걀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10%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8년 23%대로 성장하면서 풀무원은 동물복지 달걀 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유럽의 대표적인 산란계 동물복지 사육시설인 ‘유럽식 오픈형 계사’를 도입하기도 했다.

친환경 포장재도 눈길
최근엔 지구환경을 생각하는 친환경 포장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2013년 환경부가 개발한 수성접착제를 사용한 친환경 포장재를 두부 전 제품에 적용하고 플라스틱 용기의 중량을 9% 줄였다. 2015년에는 식품업계 최초로 유기농 두부 2종에 탄소중립제품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연두부 제품 패키지에 탄산칼슘을 혼합하여 플라스틱 사용을 30% 절감했다.

두부 포장재뿐만이 아니다. 풀무원은 2018년 국내에서 가장 가벼운 무게인 11.1g의 500mL 생수병을 출시했다. 또한 생수병과 아임리얼, 드레싱 등 모든 페트병 제품의 겉면에 부착하는 라벨을 ‘수분리 라벨’로 바꿨다. 수분리 라벨은 물에 잘 녹아 페트병과 쉽게 분리된다. 페트병 재활용을 가능하게 하는 친환경 라벨인 셈이다. 풀무원은 재활용 포장재를 전제품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환경을 생각한 포장기술을 더욱 적극적으로 도입해 플라스틱 사용과 이산화탄소 배출을 저감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