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경제 전망 수정치 발표를 앞둔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가 6일(현지시간) 세계 경제가 올해 애초 우려만큼은 나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고 CNBC가 보도했다.AP=연합

미국 주식시장이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펀더멘털 개선에 대한 기대가 상승을 끌고 가는 역할을 하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 코로나19 확진이나 5차 경기부양안 중단처럼 간헐적인 재료가 하락을 촉발하고 있다. 재료보다는 펀더멘털의 힘이 강한 만큼 당분간 주가는 상승압력이 좀더 높을 걸로 보인다.

국내외 시장 상황이 나쁘지 않다. 두 가지 긍정적 힘이 작용하고 있는데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사이의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면서 대선 불복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국내외에서 경기 회복 신호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3분기 이후 세계경기가 힘을 쓰지 못할 것이란 전망과 달리 경기 회복 신호가 강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충격이 가장 컸던 2/4분기에 세계경제 성장률이 -25%를 넘었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생산시설 가동이 중단된 영향과 이동 금지에 따른 서비스업 부진이 겹친 결과였다. 다행히 경제봉쇄 해제로 전 세계 공장생산이 재개되면서 제조업이 빠르게 회복됐고, 최근에는 교역까지 늘어 회복 속도가 더 빨라졌다.

큰 역할을 한 곳이 중국이다. 코로나19 진원지이지만 가장 빨리 방역에 성공하면서 주요국 중 유일하게 올해 성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할 걸로 전망되고 있다. 그 힘이 세계 경제 곳곳에서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경제도 제조업과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에 들어갔다. 전 세계 제조업 회복으로 수출경기가 개선되면서 제조업 비중과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다른 나라보다 더 많은 수혜를 보고 있다. 여기에 2분기 낮은 성장률에 따른 기저효과와 추경 집행으로 인한 정부 지출 증가가 더해져 3분기 성장률이 2분기보다 2.1% 증가할 걸로 전망된다. 소비와 투자로 구성되는 민간 내수 경기 반등은 미미하지만, 수출 증가로 인한 대외 부문 성장기여도 상승이 당분간 우리 경제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3분기 기업 이익 20% 증가 전망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기업실적 전망도 높아졌다. 3분기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1년 전보다 이익이 늘어난 건 2018년 3분기 이후 2년만에 처음이다. 참고로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12.5% 줄었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상황이 더 좋다. 3분기는 2분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19.7% 증가할 걸로 보이는데 2분기에 21% 증가한 것까지 포함해 두 분기 연속 이익이 20% 증가할 걸로 판단된다. 실적 회복에는 삼성전자의 역할이 크다. 해당 종목을 제외할 경우 전분기 대비해서는 영업이익이 17% 증가하지만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6% 증가에 그친다. 그만큼 삼성전자의 역할이 큰 건데 이번에는 핸드폰과 가전이 이익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지만 다음 분기부터는 반도체도 역할을 할 걸로 보여 이익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3분기에 이익 개선이 특히 두드러지는 업종으로 유틸리티(+112%), 반도체(41%), 자동차(39%), 소프트웨어(15%), IT가전(11%) 등 다섯 개를 꼽고 있다. 현대차 주가가 두 달 사이에 80% 이상 상승한 것이나 LG전자가 10만원에 육박한 것 모두 실적의 뒷받침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국 경기 부양대책 논의 중단 영향은 크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이 요구한 경기부양 방안을 거절하고 협상 중단을 지시했다. 민주당 주지사가 있는 지역에 연방정부가 지원하는 안에 대해 이전부터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던 걸 감안하면 예상됐던 결과다. 공화당 역시 부양책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마지막에 1조 5000억달러까지 부양책 규모를 올렸지만 한때 5000억달러로 규모를 축소했던 걸 감안하면 협상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이로써 대선이전 경기부양 대책 발표는 물 건너갔다. 상황이 어려워졌지만 시장이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대선이 끝난 이후 누가 대통령이 되고 어느 정당이 의회를 지배하든 관계없이 부양책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기 부양책을 쓰지 않으면 미국경제가 이중 침체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9월에 미국에서 66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예상치 95만개를 밑도는 건 물론 다섯 달 만에 처음으로 일자리 창출이 100만개 밑으로 떨어졌다. 실업률이 8.4%에서 7.9%로 낮아졌지만 개선 폭이 0.5%p에 지나지 않아 8월의 1.8%p에 못 미쳤다. 고용 내용도 좋지 않다. 임시직 영구해고가 34만명으로 늘었는데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일시적으로 해고됐던 인원이 영구 해고로 바뀐 결과다. 이렇게 고용사정 둔화가 계속될 경우 미국 경제는 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 둔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 8월에 미국의 임금소득이 7월보다 1200억달러 증가했지만 해고자에 대한 지원금을 포함한 정부 보조금은 반대로 7300억달러 줄었다. 이에 따라 쓸 수 있는 소득이 7월보다 5700억달러 감소했다. 지금은 그동안 쌓아 놓았던 저축을 헐어 쓰고 있지만 부양책 나오지 않으면 소비 둔화가 불가피한 상태다.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수면 밑으로 가라앉으면서 다른 부분이 시장의 관심을 대신할 걸로 보인다. 당장의 관심은 주가 반등이 8월 고점을 넘는 수준까지 진행될지 여부다. 이를 넘을 경우 주가가 상승 추세대로 복귀가 이루어지지만 넘지 못할 경우 박스권내에 갇히는 결과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 이종우 전 리서치센터장 프로필

이종우 전 리서치센터장은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한화증권, 교보증권, HMC증권, IM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리서치센터장 등을 역임한 한국의 대표적 증권시장 전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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