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파이낸셜타임스 )
[주간한국 박병우 기자] 신흥 시장 투자가들에게 강달러 부담이 되살아나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장이 일시적 인플레이션 판단을 밀고 나가며 조기 긴축 가능성을 줄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연준 내 매파들의 자산매입 조기 축소와 내년 초 금리 인상 신호까지 흘리는 등 엇갈린 메시지들이 나오고 있다. 이는 신흥 시장 투자자들에게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작용할 수 있다.

피닉스 칼렌 소시에테 제네랄 신흥 전략가는 “연준 관계자들이 인플레이션을 단순히 생각하는 것에서 금리 인상까지 대화를 가속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칼렌은 “금리 인상이 시도되기 전부터 달러는 상승할 수 있으므로 매우 힘든 기간이 될 수 있다”라고 판단했다.

달러의 부활은 신흥국 현지 통화표시 주식·채권에 투자한 펀드매니저들 입장에서 보유자산의 환차손으로 힘들어진다. 지난해 세계적 대유행 병이 시작될 때, 달러는 무역 상대국 통화 대비 약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미국의 경기 회복이 가시화된 이후 달러가치의 방향이 달라졌다. 올해 1~5월 중 급격한 변동을 거친 후 달러인덱스(DXY)는 3% 이상 상승했다. 반면,신흥 증시는 2월 중순의 고점에서 7% 이상 하락한 상태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날 신흥증시(MSCI EM) 기준이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긴축에 나설 때 달러인덱스는 더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연준의 긴축은 고위험·고수익 신흥 자산보다 안전자산으로 대접받는 미국 국채에 더 매력을 부각시킨다. 투자자들이 달러 표시 신흥 자산은 물론 다른 통화표시의 국채, 유로본드까지 기피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신흥 시장 투자자들을 어렵게 만드는 또 하나의 문제는 탄력을 잃어가는 중국의 경기 회복이다. 수년간 세계 원자재 시장과 신흥국 수출을 견인했던 중국의 둔화는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감을 자극하고 있다. 당장 유가와 구리는 정점을 치고 꺾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하반기 신흥 투자 시 신중함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하고 있다.

지난 2013년 긴축 발작 때와 달리 신흥국의 외화보유액·대외 수지 여건 등 기초 체력이 올라와 있는 점은 다행스럽다. 신흥국도 그때와 달리 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올리고 있다. 최근 칠레도 물가 상승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박병우 기자 pb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