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퀴아오 트위터 통해 ‘내년 5월 5일 맞붙자’도발

'세기의 복싱 대결'이 전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은 시절이 있었다.

1970년대 무하마드 알리, 조 프레이저, 조지 포먼이 벌인 헤비급 최강전에 이어 1980년대 로베르토 두란, 토마스 헌스, 슈거레이 레너드, 마빈 해글러가 펼친 중량급 라이벌전은 프로스포츠 최고의 이벤트였다. 그러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세기의 대결'이라는 거창한 수식어는 프로복싱에 어울리지 않게 됐다.

하지만 매니 파퀴아오(33ㆍ필리핀)와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4ㆍ미국)가 맞붙는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파퀴아오는 플라이급에서 출발해 슈퍼웰터급까지 8체급에서 세계 챔피언 벨트를 차지했다. 필리핀의 국민 영웅이자 현존하는 세계 최고 복서로 꼽힌다. 에릭 모랄레스, 오스카 델라호야, 리키 해튼, 셰인 모슬리 등 쟁쟁한 파이터들이 파퀴아오 앞에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54승(38KO) 2무 3패의 화려한 전적을 남기고 있는 그는 보기 드문 왼손잡이 강타자로 순식간에 상대를 제압하는 폭발적인 연타 능력이 돋보인다.

메이웨더는 무패 복서다. 1996년 프로에 데뷔해 슈퍼 페더급을 시작으로 5체급의 세계 타이틀을 석권한 가운데 누구도 그를 꺾지 못했다. 42전 전승(26KO)의 신화를 쌓아가고 있다. 일격필살의 펀치력은 떨어지지만 상대 공격을 무력화하며 빈틈을 공략하는 테크닉은 프로복싱 역사를 통틀어 최고로 꼽힌다.

파퀴아오와 메이웨더의 맞대결은 '세기의 대결'이라는 수식을 붙일 수 있는 마지막 빅 매치로 주목 받아왔다. 성사를 둘러싸고 2년 전부터 소문이 무성했는데 최근 들어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 3월 열릴 예정이었던 '세기의 대결'은 양측의 신경전 끝에 무산됐다. 메이웨더는 파퀴아오의 약물 복용 가능성을 의심하며 올림픽 수준의 혈액 검사를 통과해야 링에서 마주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파퀴아오는 경기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혈액 검사를 거부했다.

무산되는 듯 했던 '지존 대결'의 가능성은 최근 들어 부쩍 높아지고 있다. 특히 메이웨더의 도발이 눈에 띈다. 미국 뉴스전문케이블 CNN에 따르면 메이웨더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파퀴아오가 수락한다면 내년 5월 5일에 맞붙고 싶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파퀴아오는 자신이 정당한 스포츠맨이라고 주장해왔던 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글을 올려 정식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파퀴아오도 메이웨더와의 맞대결에 긍정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CNN에 따르면 그는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선사할 수 있다'며 메이웨더와의 맞붙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다. 메이웨더가 내민 도전장에 파퀴아오가 어떤 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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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기자 goav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