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전등화. MBC 예능프로그램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이다.

노조의 파업이 80일 가까이 이어지면서 일부 예능프로그램 제작이 중단됐다. 그나마'세바퀴'가 토요일 예능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결방과 재방송이 반복되면서 시청자들의 외면이 시청률로 드러나고 있다.

16일 방송된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는 5.3%(이하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 일일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같은 시간대 방송된 프로그램 중 꼴찌다. 프로그램 자체가 진부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전 주 결방의 여파가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체편성도 시원치 않다. 14일부터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를 대신해 MBC 자회사 MBC뮤직에서 제작한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이하 그여남)이 정규 편성됐다. 시청률은 3.8%. 박재범 이시영, 존박 박진희 등 새로운 커플이 투입됐지만 7일 '우결' 스페셜 방송의 시청률 6.3%보다 낮다.

11주째 재방송으로 채우고 있는 '무한도전'은 충성도 높은 시청자들이 있어 6.0%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시간대의 예능프로그램과는 불과 2~3% 차이. 시청자들이 '금단현상'을 호소하고 있어 언제까지 기다림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프로그램 신설이 방법일까? 22일 첫 방송할 예정이던 '우리들의 일밤'의 '나는 가수다 2'(연출 김영희)는 출발을 1주일 미뤘다. 이번 시즌의 가장 큰 특징은 생방송 경연이다. 주요 인력이 대거 빠져나가 생방송 진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희PD도 13일 제작발표회에서 "적정한 인력이 없으면 생방송 무대가 힘들다. 그때까지 파업이 끝날 것이라 기대한다"는 말로 대신했다. 현재 '우리들의 일밤'을 구성하고 있는 코너'꿈엔들'과 '남심여심'는 15일 각각 1.5%과 2.2%의 시청률을 보여 주고 있다. 프로그램이 고전하고 있어 김영희PD의 어깨가 더욱 무겁다.

제작이 중단된 상태인 '황금어장'의 '라디오 스타'는 악재가 겹쳤다. 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던 방송인 김구라가 '막말논란'으로 16일 갑자기 하차하게 된 것. 방송시간이 75분으로 대폭 확장되고 유세윤이 새로운 진행자로 들어와 프로그램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던 상황이어서 안타까움이 크다.

말 그대로 예능 프로그램이 '초토화'된 상황에서 MBC 측은 17일 계약직 직원 30여명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냈다. 장기화되고 있는 노조파업에 사측은 대체 인력 기용이란 강수를 둔 것이다. 노조와 사측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한 MBC 예능 프로그램들의 위태로운 '무한도전'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김윤지기자 jay@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