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리그 잔혹사, 내년에도 이어질까'최대 3팀 강등' 압박 성적에 따라 운명 좌우감독 선임 코드 나뉘어성남 안익수 영입 '변화' '안정지향' 부산은 윤성효

안익수 성남 일화 감독이 지난 18일 경기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내년 시즌 각오를 밝히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K리그에서 사령탑의 잔혹사가 이어지고 있다. 스플릿 시스템과 강등제가 도입된 올 시즌 K리그에는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쳤다. 16개 구단 사령탑 중 10명의 얼굴이 바뀐 것. 강원과 인천, 전남은 부진한 성적 탓에 시즌 중 감독을 교체했다. 시즌이 끝난 뒤 7명이 더 자리에서 물러났다. 강등 탈출 경쟁이 더욱 심해질 내년에도 사령탑들의 수난사가 계속될 전망이다. '독이 든 성배'라고 불리는 K리그 감독의 아찔한 운명을 들여다봤다.

▲최대 3팀 강등, 사령탑 '파리 목숨'

2013년부터 본격적인 승강제가 이뤄진다. 14개 팀 중 13, 14위가 자동 강등되고 12위는 2부 리그 1위와 생존을 위해 플레이오프를 펼쳐야 한다. 따라서 최대 3팀이 강등될 수 있다. 강등 압박이 올해보다 3, 4배 심해질 것으로 전망돼 사령탑들의 운명도 성적에 따라 좌우될 수밖에 없다.

광주가 강등으로 인해 최만희 감독에서 여범규 감독으로 사령탑이 바뀌었듯이 내년에도 '강등=사령탑 교체'라는 공식이 성립될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계약기간은 큰 의미가 없다. 김상호 강원 감독과 유상철 대전 감독은 1년 남짓의 임기를 채웠을 뿐이다. 유일한 외국인 감독이었던 모아시르 전 대구 감독도 1년을 넘기지 못했다.

▲10명 새 얼굴 '사령탑 교체 바람'

윤성효 부산감독
올해는 K리그 30년 역사상 사령탑의 잔혹사가 가장 두드러졌다. 허정무 인천 감독을 시작으로 정해성 전남 감독, 김상호 강원 감독이 중도 하차했다. 인천은 김봉길 감독대행, 전남은 하석주 감독, 강원은 김학범 감독으로 분위기를 바꿔 강등 전쟁에서 살아남았다.

시즌 후 스플릿 시스템의 희생양도 생겼다. 4년 동안 성남을 이끌었던 신태용 감독이 그룹A 진입의 실패에 책임지고 사퇴했다. 성남은 레전드인 안익수 전 부산 감독을 데려와 내년 시즌을 대비하고 있다.

수원은 서정원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자진사퇴한 윤성효 감독은 부산의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구와 대전은 롤러코스터 행보에 불만을 드러내며 변화를 줬다. 대구는 수석코치였던 당성증 감독을 승격시켰고, 대전은 지역 출신의 김인완 감독을 데려 왔다. 전북은 '시한부 인생'이었던 이흥실 감독대행이 물러나고 내년 6월 최강희 감독이 돌아오기까지 팀을 이끌 새로운 감독대행을 선임한다.

▲변화 VS 안정

신임 사령탑의 선임 코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변화와 안정이다.

먼저 수원과 성남, 대전은 변화를 택했다. 수원은 젊은 지도자인 서정원 감독을 데려와 올해 무관의 설움을 털어낼 각오다. 성남은 선수로 3연패, 코치로 3연패를 차지한 레전드 안익수 감독을 데려와 변화를 꾀하고 있다. 대전은 차근차근 단계를 밟은 '준비된 지도자' 김인완 감독을 선택했다.

반면 부산은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어줄 수 있고 프로 지도자 경력이 있는 윤성효 감독을 초고속으로 영입했다. 대구는 소속 팀에서 잔뼈가 굵은 당성증 감독을 승격시켜 2013년을 준비하고 있다. 전북도 내부에서 감독대행을 선임하며 리그 정상 탈환을 노릴 예정이다.



김두용기자 enjoyspo@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