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POP 음악마켓에 눈을 뜨다싱가포르 '뮤직 매터스' 빅뱅 월드투어 분석한콘퍼런스 좌석 만원사례… 쇼케이스도 인기만점!해외 음악마켓 진출 활성화… 장르 다양화·균형 발전 도모

가수 박정현이 지난달 24일 싱가포르 클락키 광장에서 열린 K-POP 쇼케이스 나이트아웃 인 뮤직 매터스 2013 무대에서 열창하고 있다.
5월23일부터 25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디지털&뮤직매터스 2013'(뮤직매터스)는 성장을 거듭해 온 K-POP의 현재 위치를 점검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세계 3대 음악 마켓이자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뮤직매터스'에서 K-POP로 대표되는 국내 음악계는 아시아의 맹주로 떠오른 위상을 확인했다. 컨퍼런스마다 K-POP의 오늘을 이야기했고 국내 뮤지션들이 대거 등장한 쇼케이스는 전세계 음악관계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 같은 분위기는 비단 뮤직매터스만의 상황은 아니다. 지난 1월과 3월 열린 다른 세계 3대 음악 마켓인 유럽의 미뎀과 미국의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이하 SXSW)도 비슷한 광경이 벌어졌다. 해외 시장을 향하는 K-POP의 또 하나의 창구로 자리한 음악 마켓 풍경을 살펴봤다.

▲주인공된 K-POP

뮤직매터스는 전 세계의 음반제작자ㆍ공연기획자ㆍ음악서비스 사업자ㆍ뮤지션 등 음악 관계자 수천 명이 참가해 컨퍼런스, 비즈니스 상담, 쇼케이스 등을 연다. 모태가 된 컨퍼런스에 강점을 보이고 최근에는 각국의 뮤지션을 소개하는 쇼케이스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23일 열린 컨퍼런스에서는 빅뱅의 월드투어 사례 분석이 주제로 올라왔다. 전 세계를 돌며 8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 모은 원동력을 해외 관계자들에게 설명하는 자리였다. 달라진 K-POP의 위상과 빅뱅에 대한 관심 때문인지 여느 컨퍼러스와 달리 2000여 석은 꽉 찼고 참가자들의 주목도도 높았다.

24일 싱가포르 중심가 클락키 광장에서 열린 문화관광체육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함께 K-POP을 알리기 위해 준비한 쇼케이스도 마찬가지였다. 박정현 엠아이비 스피카 에이오에이(AOA) 이스턴사이드킥 박주원&전제덕 등이 참여한 'K-POP 나이트 아웃'은 댄스ㆍ알앤비 소울ㆍ힙합ㆍ록ㆍ재즈 등 고른 장르 배분과 참가자들의 뜨거운 열정으로 음악 관계자들을 매료시켰다. 전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일본의 쇼케이스를 내용과 화제성에서 압도했다.

쇼케이스에 참가한 그룹 AOA
▲선후배의 유대… 자신감이 되다

쇼케이스에 참가한 박정현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실력을 갖춘 후배들과 함께 무대에 설 수 있어 행복하다"면서 "훗날 기회가 된다면 엠아이비나 스피카 등과 콜라보레이션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의 헤드라이너인 그는 최대한 몸을 낮추고 자신에 대한 관심을 후배들과 나누려는 모습이었다. 쇼케이스 무대에서도 다른 그룹을 언급하며 음악적 지지를 보내고 응원을 부탁했다. K-POP의 홍보대사를 자처한 듯한 선배의 모습은 후배들에게 적잖은 귀감이 됐다.

이번 쇼케이스에 참가한 이들은 절반 이상이 데뷔 2년차의 신예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에이오에이ㆍ엠아이비ㆍ스피카 등은 K-POP을 이끌어 갈 차세대 주자다. 일찍부터 음악 마켓을 경험하고 쇼케이스 무대를 통해 해외 관계자의 눈에 들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게 했다. 무엇보다 MR반주가 아닌 하우스밴드에 맞춰 무대에 올랐고 해외 팬들에게 자신의 음악을 소개하며 해외 진출에 강한 동기부여를 스스로 얻었다는 점도 희망적이다.

▲해외 향한 전진기지 역할

다양한 장르의 국내 가수를 해외 시장에 소개해 온 'K-POP 나이트 아웃'은 지난해 뮤직매터스에서 처음 열려 4차례 이어졌다. 앞서 1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 '미뎀 2013' 쇼케이스에서는 타이거JK와 윤미래 비지가 결성한 엠에프비티와이(MFBTY)가 해외 음악 관계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3월 미국 오스틴에서 열린 SXSW에서도 에프엑스 국카스텐 등이 K-POP의 다양한 매력을 드러내며 관계자들을 사로잡았다.

최근 눈에 띄는 변화는 미뎀과 SXSW, 뮤직 매터스 등 세계 3대 음악마켓이 K-POP 확산의 중요한 판로로 자리를 잡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K-POP은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나 대형 기획사의 브랜드 파워를 통한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 진출을 진행했다. 여기에 음악마켓의 쇼케이스가 추가됐다. 누구나 와서 사고 파는 마켓의 개념에서 알 수 있듯이 음악 마켓은 훨씬 넓은 이들을 대상으로 K-POP을 알릴 수 있으며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국내 기획사들이 놓칠 리 없다. 해외 음악마켓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뛰어들기 시작했다. 해외 음악마켓의 쇼케이스에 참여하려는 가수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뮤직매터스의 쇼케이스는 10여팀이 출연 신청해 5팀이 선발됐다. 올해에는 48개팀이 신청해 약 7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홍상표 원장은 "세계 3대 음악 마켓에서 열리는 케이팝 쇼케이스를 통해 장르의 다양화와 균형적 발전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뮤지션의 해외 진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한기자 wi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