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고독청소부>에서 이들은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행복증진과 소속 공무원이다.

고독사가 갈수록 늘어나고 국민행복지수 순위는 해마다 거꾸로 가는 이 상황에 국가는 고독사방지시스템을 가동한다. 하지만 헛수고. 고독사율은 더 무서운 기세로 치솟고 예산은 바닥이 보인다. 목표가 바뀌었다.

고독사를 막는게 아니라 고독사한 인간이 세상에 드러나는 것을 막자. 임무는 명료해졌다. 고독사위험군으로 분류된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은 감시의 대상이 되고, 혹여나 고독사가 발생하더라도 현장을 신속·정확 그리고 가장 중요한 비밀리에 처리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고독淸掃夫인 것이다.

국가 비밀 기관인 고독청소과 청소부인 무성과 세만. 이들의 임무는 고독사한 인간의 흔적을 비밀리에 청소하는 것이다. 팀장인 세만은 무성에게 고독사위험 제1군으로 분류된 김대성과 우희영을 추가 감시하라는 임무를 준다.

대성은 비행기 사고로 아내를 잃은 뒤 유일한 혈육인 아들네가 살고 있는 아르헨티나 이민 준비에만 5년째 매달리고 있는 독거노인이며, 그의 집 옥탑에 세들어 살고 있는 희영은, 무성의 옛 동거녀로, 대성에게 탱고를 가르치고 있다.

무성과 갈등을 겪고 있는 아내 정숙은 세만과 내연관계에 있다. 감시와 통제, 상처와 고독으로 얽히고 설킨 이들의 관계는, 우발적인 살인이 일어나면서 종국을 향해 치닫게 된다.

'고독청소부'는 오는 26일부터 4월 6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3시, 7시, 일요일 오후 3시, 월요일은 쉰다). 작·연출 이진경, 출연 김종칠, 강애심, 견민성, 김성현, 김민서, 이지현, 홍의준. 문의 070-8118-2905(극공작소 마방진).



이승택기자 seung306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