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만에 2집 '크러쉬'완성도 높이려 2년간 준비기간 팬들 뜨거운 반응 덕에 우쭐섹시보다 자신감 막강 퍼포먼스… 컬러 헤어스타일로 팬심 유혹소시와는 대결보다 친구로…

왼쪽부터 박봄, 산다라박, 씨엘, 민지
정규2집'크러쉬' 발표
무대 즐기는 법 제대로 알았다

한국 대중음악계에 이들의 위치는 독보적이다. 다른 걸그룹들이 큐트와 섹시 등을 오가며 남성 팬을 타깃으로 삼은 사이, '놀 줄 아는 언니' 콘셉트로 여성 팬들을 사로잡았다. 예쁜 것보다는 멋있게, 단순한 섹시보다 넘치는 자신감으로 막강한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소녀시대와의 경쟁에도 움츠러들지 않았고 오히려 아성을 위협한 걸그룹, 2NE1이다.

서울 여의도동의 한 호텔에서 최근 만난 이들은 지난달 27일 공개된 정규 2집'크러쉬'(CRUSH)의 뜨거운 반응 덕일까, 혹은 화이트데이를 맞아서일까. 살짝 들뜬 모습이었다. 금색(씨엘), 녹색(산다라박), 검정색(박봄), 빨강색(민지) 등 형형 색깔로 물들인 헤어스타일이 따뜻한 봄 날씨와 잘 어울렸다.

▲오랜만에 발표하는 정규 앨범이다.

=4년 만에 2집 앨범을 냈다. 지난 앨범에는 먼저 공개한 싱글들을 많이 포함했던 반면에 이번에는 신곡으로만 채웠다. 어쩌면 1집 같다는 생각도 든다. 정규 앨범을 내고 싶은 갈증이 시원하게 해소됐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2년의 준비기간을 가졌다. 두 번째 월드투어가 계획되면서 이 참에 새로운 앨범을 내자고 이야기했다. 신곡 없이 투어 하는 것은 심심하지 않나. 빨리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에 답답했다.(씨엘)

▲공교롭게도 소녀시대와 맞붙었다.

=투어 일정에 맞추다 보니 그렇게 됐다. 일부러 맞춘 것은 아니다. 소녀시대는 우리보다 선배 그룹이고 오랫동안 정상을 지켜온 분들이다. 같은 여성으로서 정말 멋있다고 생각한다. 팀뿐만 아니라 개인 활동도 활발하다. 서로 비교하고 대결 구도로 가는 것 보다는 응원하는 사이가 됐으면 한다.(씨엘)

▲리더 씨엘의 생일(2월27일)에 앨범이 공개됐다.

=(양현석)사장님의 배려에 감동했다. 생일에 맞춰 앨범을 내주신 것에 감사했다. 지난해 앨범을 준비하면서 힘든 나날을 보냈는데 많은 응원을 해주셨다. 재미로 시작한 작곡도 꼼꼼하게 모니터해주셨다.(씨엘)

▲씨엘이 본격적으로 전면에 나서는 듯하다.

=2집을 준비하면서 멤버 사이에 끈끈함이 생겼다. 어쩌면 프로듀싱을 맡은 것 때문에 씨엘만 돋보이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다른 활동을 할 때는 다른 멤버가 돋보일 수 있는 거다. 우리는 같은 배를 탄 사람들이고 서로가 없으면 안 된다.(씨엘)

=멤버 네 명의 개성이 다르므로 각자의 역할이 있다. 한 멤버가 할 수 없는 부분을 다른 멤버가 채워주는 과정이 재미있다. 노래하는 것뿐만 아니라 무대 퍼포먼스에도 각자의 역할이 있다. 퍼즐처럼 네 명이 하나로 맞춰졌을 때 2NE1이 된다.(산다라박)

▲이번 앨범을 통해 얼마나 성장했을까.

=사실 갑작스레 작곡을 시작했다. 앞으로도 어떻게 변할 지 모르겠다. 그저 자연스럽게 변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예전에는 '무대를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면 이제는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다. 어쩌면 다시 연습생 생활을 한 것 같기도 하다. 모두가 노력했고 그 결과물이 이번 앨범이다.(씨엘)

▲소녀시대와 자주 비교되지만 비슷한 콘셉트는 아니다. 해외 그룹 중 비교할 팀이 있나.

=2NE1 같은 그룹은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것 같다. 그건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멤버 마다 모두 개성이 다르고 취향도 다른 그룹은 본적이 없다.(씨엘)

▲헤어스타일과 패션 등 외향적으로 변화가 많다.

=그 동안 사자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이번에도 옷이 노란색 레오파드라서 그런 이야기를 더 듣는다.(씨엘)

=이번 헤어스타일은 치킨에서 영감을 얻었다. 후라이드와 양념을 반씩 섞어서 먹는데, 그것을 반영해 한쪽은 길고 한쪽은 짧게 잘랐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산다라박)

=항상 치마를 입었는데 이번에는 반바지를 택했다. 코디네이터에게 계속 졸랐던 것이 효과가 있었다. 반바지를 입고 다니니 기분이 좋다.(박봄)

=늘 고수했던 단발에서 긴 머리로 바꿨다. 잘 어울린다는 말을 해주셔서 감사하다.(민지)

▲ 연애금지령이 끝났음에도 아직 핑크빛 소식이 없다.

=일단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기회가 없다.(박봄)

=회사(YG)에 오빠들이 너무 많다. 친하게 지내는 것이 안 좋은 것 같다. 여동생이다 보니 보수적으로 챙김을 받는다. 언니(산다라박 박봄)들은 밖에 안 나가서 못하는 것 같다.(씨엘)

=심각하게 고민 했는데 이제는 사장님이나 회사 선배들이 더 걱정한다. 걱정을 빨리 덜어드려야 할 텐데….(산다라박)

▲ 벌써 6년차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지난 2년을 힘들게 보냈다. 3곡 정도 발표했는데, 활동이 뜸하다 보니 잊혔을 수도 있다. 위기도 있었지만, 우리끼리는 하나의 고비를 넘긴 것으로 생각한다. 다행히 멤버들 성격이 힘들어하기보다 무언가 집중해서 자기 할 일을 찾는 스타일이었다. 이번 2집 활동을 통해 정말 큰 산을 넘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무대에 서는 것은 여전히 좋고 오랫동안 활동하고 싶다. 그것이 목표다.(씨엘)



이정현기자 sei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