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첫 '1000만관객' 예약… '스파이더맨2' 등 국내 상륙 임박지난해 '아이언맨3' 900만 관객… 제작 규모·특수 효과 등 상상초월아직 충무로서 넘볼수 없는 영역… 역사적 스토리도 탄탄 재미 만끽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2' 한국촬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토이저러스 잠실점에서 어린이들이 마블 코너에 진열된 상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할리우드 슈퍼 히어로가 국내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최근 한국 영화가 흥행 면에서 약진하며 할리우드 외화의 약세가 두드러지지만 히어로가 등장하는 영화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 개봉된 '아이언맨3'가 900만 관객을 모았고,

현재 한국에서 촬영 중인 '어벤져스2'가 내년 개봉되면 할리우드 히어로물 최초로 국내에서 '1,000만 영화'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어벤져스' 시리즈 외에도 스파이더맨, 슈퍼맨 등이 줄줄이 국내 관객과 만나기 위해 대기 중이다.

제작 규모나, CG 및 특수효과 기술 등을 감안하면 히어로물은 아직 충무로가 넘볼 수 없는 영역이다. 게다가 할리우드 히어로들은 저마다 역사를 갖고 있다. 하루 아침에 탄생된 '반짝 스타'가 아니라는 의미다. 때문에 그들의 스토리를 안다면 할리우드 히어로 영화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지구 수비대, '어벤져스'의 기원은?

한 때 데이비드 베컴, 지네딘 지단, 라울 곤살레스 등을 보유한 레알 마드리드가 '지구 수비대'라 불린 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2012년 '어벤져스'가 공개된 후 그들은 지구를 지키는 가장 든든한 히어로로 등극했다.

2012년 국내에 선보인 '어벤져스'는 707만 관객을 동원했다.
'어벤져스'의 고향은 미국 만화업계를 주도한 마블코믹스다. 1939년 '타임리 코믹스'가 론칭된 후 현재까지 8,000명에 이르는 히어로를 탄생시켰다. 그 중 가장 인기가 높았던 아이언맨과 토르 헐크 캡틴 아메리카 등을 한데 뭉쳐 '어벤져스'로 명명했다. '어벤져스'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스파이더맨과 엑스맨 역시 마블의 핏줄이다.

마블코믹스 속 히어로를 영화로 구현하는 작업을 하던 마블엔터테인먼트가 2009년 할리우드의 '큰 손'인 월트디즈니에 인수되면서 영화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마블코믹스 속 히어로들이 사는 '마블 유니버스(marvel universe)'가 영화라는 새로운 날개를 날게 된 순간이다. 디즈니는 2017년까지 3단계에 걸쳐 마블의 히어로를 영화 속에 옮기는 작업을 할 계획이다. '어벤져스'가 1단계였고 지난해 개봉된 '아이언맨3'가 2단계의 시작이었다.

스파이더맨과 엑스맨은 등장 안 하나?

내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는 '어벤져스2'에는 퀵실버와 스칼렛 위치가 새롭게 투입된다. 기존 히어로 외에 신규 입성한 히어로가 영화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 지 여부는 마블코믹스 팬들의 큰 관심사다.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그렇다면 마블코믹스의 대표 히어로인 스파이더맨과 엑스맨은 왜'어벤져스' 시리즈에 출연하지 않은 것일까?

현실적 계약 관계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분명 스파이더맨은 마블코믹스가 원작을 갖고 있지만 영화 제작에 대한 판권은 영화사 소니픽쳐스에 넘겼다. 마찬가지로 '엑스맨'의 판권은 이십세기폭스사가 소유하고 있다. 때문에 두 곳의 동의가 없으면 '어벤져스'에는 스파이더맨과 엑스맨이 등장할 수 없다.

공교롭게도 소니픽쳐스는 이번 달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를 선보인다. 여전히 '어벤져스'와는 별개의 행보를 걷고 있다. 지난달 31일 일본에서 열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아시아 미디어 투어에서는 스파이더맨의 '어벤져스' 합류 가능성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제작자 아비 아라드는 "나 역시 스파이더맨이 '어벤져스'에 출연하면 정말 멋질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소니 픽쳐스가 '시니스터'(마블 코믹스의 또 다른 악당) 시리즈와 '어벤져스2'의 후속 계획도 갖고 있기 때문에 스파이더맨과 엮일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우회적으로 표현했지만 스파이더맨을 '어벤져스'에 내주지 않겠다는 완곡한 거절이라 할 수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스파이더맨은 이미 개별 캐릭터로 많은 관객을 모으고 있다. 만약 '어벤져스'에 합류한다면 이런 희소 가치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경제적 이유를 고려했을 때 스파이더맨의 합류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벤져스'의 라이벌, '저스티스 리그'를 아시나요?

미국 만화 산업을 이야기할 때 DC코믹스를 빼놓을 수 없다. DC코믹스는 마블코믹스와 함께 만화 시장을 양분했다. 그들이 보유한 히어로는 슈퍼맨 배트맨 그린랜턴 원더우먼 아쿠아맨 등이다.

할리우드에서 먼저 두각을 보인 건 DC코믹스다. 크리스토퍼 리브를 앞세운 '슈퍼맨'은 1978년 첫 선을 보였다. '배트맨' 역시 1989년부터 꾸준히 영화에 등장했다. 하지만 지속성은 부족했다. DC가 주춤하는 사이 마블이 무서운 속도로 앞질러갔다.

2009년 마블코믹스가 월트디즈니에 40억 달러에 인수되자 DC는 곧바로 워너브러더스와 손잡고'DC엔터테인먼트'를 만들며 맞불을 놓았다. 이 때부터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 양측의 제2라운드가 시작됐다.

주춤하던 DC코믹스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을 앞세운 '다크 나이트' 시리즈를 비롯해 슈퍼맨을 재해석한 '맨 오브 스틸' 시리즈로 관객과 평단을 동시에 만족시켰다. 하지만 '저스티스 리그'는 아직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어벤져스'가 다양한 히어로를 결합시켜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내고 있는 반면, '저스티스 리그'의 활약은 미미하다. 단순한 결합이 아니라 '어떻게 결합하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DC엔터테인먼트는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 '저스티스 리그'를 지지하는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맨 오브 스틸'의 속편이 제작되며 배트맨도 출연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드디어 슈퍼맨과 배트맨이 한 프레임 안에 들어오게 됐다. 헨리 카빌이 전편에 이어 또 다시 슈퍼맨 역을 맡고, 크리스천 베일을 떠나 보낸 배트맨 역은 밴 애플렉이 맡기로 했다.

'어벤져스'와 '저스티스 리그'의 장외 경쟁이 본격적인 시작되는 셈이다.



안진용기자 realy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