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라이프

" '혹성탈출2', 우리 손으로 만들어 냈죠"

임창의·최종진 조명기술감독
16일 개봉하는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감독 맷 리브스ㆍ수입 이십세기폭스코리아ㆍ이하 혹성탈출2)은 올여름 시장을 목표로 하는 할리우드 대표 블록버스터다. CG로 탄생한 유인원들과 치명적 바이러스 속에서 살아남은 인류의 대결을 담은 이 작품은 최신 테크놀로지를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다.

'혹성탈출2'의 시각효과를 담당한 디지털그래픽스튜디오 웨타 디지털은 현재 할리우드 CG를 이끌고 있는 업체다. 뉴질랜드의 인구 40만 소도시 웰링턴에 자리한 이들 손에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비롯해 '호빗' '아바타' '아이언맨3' 등이 탄생했다. 그리고 1,000여 명의 직원 중 15명이 한국계. 그중 '혹성탈출2'의 선임 조명기술감독으로 활약한 임창의(40)씨, 최종진(38)씨가 한국을 찾았다.

"'혹성탈출2'는 라이브퍼포먼스캡처라는 신기술이 제대로 적용된 첫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전의 모션 캡처가 스튜디오 등 한정된 공간에서 블루스크린을 배경으로 촬영돼야 했다면 이 기술을 통해 야외 촬영도 가능하게 됐죠. 극 중 유인원 시저를 연기한 앤디 서키스가 숲 속을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액션까지 그대로 영상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할리우드 디지털그래픽 테크놀로지는 시시각각 진화하고 있다. '아바타'(2009)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혹성탈출2'는 "마치 경차와 고급차의 차이와 비견될 정도"의 기술력 격차를 보인다. 그만큼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가장 어려운 기술로 손꼽히는 유인원의 털, 그것도 물에 축축하게 젖어있는 상태까지 표현하게 된 것은 상당한 기술의 진보다.

"CG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전 직원이 일주일에 90시간을 일할 정도로 구슬땀을 흘렸습니다. '아이언맨3' 같은 경우는 다른 회사들과 공동참여했지만 '혹성탈출2'는 오로지 웨타 디지털이 보유한 기술로 구현해야 했기에 더 힘들었죠. 할리우드가 한 컷 한 컷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지 모르실 겁니다. 자연스러운 눈동자를 구현하는데 일주일 이상이 걸리기도 합니다."

한국인으로서 세계 영화시장을 선도하는 할리우드의 핵심 스튜디오에 몸담고 있는 것에 대해 이들은 "한국인들은 특유의 끈기와 신념이 있는 것 같다. 미국 사회가 그걸 인정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언어의 장벽은 있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영화에 대한 열기가 이들을 이끌었다.

한국의 영화 CG업체에서 일하다 해외로 진출한 임 씨는 날로 성장하고 있는 한국 영화의 디지털 그래픽 기술을 위한 뼈있는 충고를 남겼다. "한국은 단기적인 성과에 집중하는 편이라 기술 누적이 쉽지 않다"는 것. 그는 "할리우드 역시 오랜 시간 시행착오를 거친 후 현재에 도달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및 교육이 이뤄져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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