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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야경꾼 일지' 고성희

첫 주연ㆍ첫 사극ㆍ첫 1인2역… 첫 경험 통해 많이 성숙했어요
깨지고 좌절하며 정신없이 4개월 훌쩍… 귀여움·섹시미· 정숙함 모두 갖춰
절친 권리세 아직도 못 보냈어요
차기작 감동의 러브스토리 찍고 싶어
배우 고성희(24)는 '야경꾼 일지'를 찍으며 첫사랑을 시작하기라도 한 것처럼 열병을 앓았다. 첫 주연·첫 사극·첫 1인 2역 등 온통 처음 접해 보는 경험 속에서 그는 깨지고, 좌절했다. 주변의 평가에 흔들린 적도 있다. 4개월간의 열병 속 그는 그만큼 깨닫고 또 성숙했다.

지난달 21일 종영한 MBC 월화미니시리즈 '야경꾼 일지'(극본 유동윤 방지영 김선희·연출 이주환 윤지훈)에서 도하 역으로 열연한 고성희가 최근 서울 중구 충무로에 위치한 스포츠한국 편집국을 찾았다. 늘씬한 몸매와 유달리 하얀 피부 등 새침해 보일 것 같은 인상과 달리 고성희는 생기발랄한 매력의 소유자였다. 그러나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는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막연한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작품이 확정됐을 때도 실감이 나지 않았죠. 시작할 때도 정신이 없었어요. 촬영이 시작되면서 조금씩 정신을 차렸어요. 부족하지만 주연으로서 책임져야 할 것들을 잊지 않고 연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끝나고 나니까 아쉽고 현장이 그립네요."

고성희의 첫 등장은 남달랐다. 백두산 야생마 처녀답게 나무지팡이를 들고 양 갈래 머리에 원피스를 연상시키는 복장을 하고 있었다. 기존 사극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설정이었다.

"사극이라는 부담이 있었죠. 그런데 감독님은 처음부터 사극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사극 말투도 쓰지 말라고 하셨죠. 그게 더 큰 부담으로 왔어요. 안 그래도 사극에서는 볼 수 없던 낯선 헤어와 의상을 하고 있는 아이가 말투까지 현대극처럼 쓰니까 낯설어하는 시청자들도 있었죠."

자유분방한 매력의 도하는 극이 진행될수록 수동적으로 변화했다. 도적떼에도 기죽지 않은 산골 소녀는 차분하고 단아한 처녀로 변했다. 통통 튀는 매력 대신 여성미가 부각됐고 지고지순한 여인으로 변모했다.

"작품 속 도하와 저는 꼭 평행이론처럼 같은 길을 걸었어요. 아무것도 모르던 도하가 한양으로 가게 되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치이고 고통을 받기도 했죠. 저 역시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작품에 들어갔어요. 질타도 받았고 내 스스로 타협하기도 또 맞서 싸우기도 했죠. 성장통을 겪었어요. 아팠지만 늘 최선의 방법을 택하려고 했죠.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예요."

고성희는 정형화된 미인이 아니다. 귀여움부터 왈가닥, 섹시함과 정숙함을 모두 오가는 얼굴이다. 영화 '분노의 윤리학'(2013)에서는 룸살롱 호스티스이자 곽도원의 불륜 상대를, '롤러코스터'(2013)에서는 백치미 넘치는 일본인 승무원 역을, MBC 드라마 '미스코리아'에서는 이연희의 라이벌이자 도도하지만 상처가 깃든 김재희를 연기했다. 연기 경력은 짧지만 매번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런 그에게 극 초반 연기력 논란은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줬던 계기였다.

"안 휘둘리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했어요. 경험이 많지 않으니까 내 자신도 나를 믿지 못했죠. 내가 생각한 캐릭터를 끝까지 밀고가지 못했어요. 시청자들의 반응을 수용하면서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을 빨리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상대배우였던 정일우는 그가 힘들었을 때 많은 도움을 줬다. 열정 가득하지만 아직은 서툰 신인 배우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고 시청자들에게 질타를 받을 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기도 했다.

"(정)일우 선배와 함께하는 시간이 제일 많았어요. 드라마 촬영 중 여러 가지 일을 겪었는데 그때마다 선배가 조언과 위로를 아끼지 않았죠. 자신이 신인시절에 겪었던 연기력 논란이나 주변의 시선들을 직접 언급하셨어요. 모두 공감 가는 이야기들이었어요. 그러다보니 나중에는 일우 선배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나더라고요."

그가 작품을 찍으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절친한 친구였던 권리세를 하늘나라로 보낸 일이었다. 두 사람은 한 소속사에서 가수 연습생 시절을 보냈다. 함께 술도 자주 마신 두 사람이 자주 했던 대화는 바로 '꿈'이었다.

"리세를 제가 어떻게 보내겠어요. 아직도 못 보냈어요. 그 친구를 떠나보낸 날 밥 먹는 것도 물을 마시는 것도 사치로 느껴지더라고요. 촬영 때문에 굉장히 지쳐 있었는데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고 불평불만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도 들었죠. 함께 나눴던 대화들이 많이 떠올랐어요. 같이 꼭 꿈을 이루자고 약속했었는데…"

여러 아픔과 고난이 있었던 만큼 '야경꾼 일지'는 고성희에게 특별한 작품으로 남았다. 그는 드라마를 '아픈 손가락'으로 표현했다.

"아픈 고성희의 성장기였죠. 그만큼 애착이 가요. 아쉽기도 하고요. 오랫동안 그리울 것 같아요."

러브라인에 집중되지 못해 아쉬웠다는 고성희는 차기작으로는 사랑이 주된 스토리를 연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이젠 진짜 배우로서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사극 액션 판타지 사랑 등 한 드라마를 통해 정말 여러 가지를 경험했어요. 하지만 한 가지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한 것 같아요. 다음 작품에서는 사랑에 집중하고 싶어요. 이성간의 사랑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또 여태까지는 신인으로서의 신선함과 가능성만 보여드렸다면 이제는 배우로서 시청자들에게 증명해 보여야할 시기인 것 같아요. 다음 작품도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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