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페르소나’ 제작보고회

한 명의 배우와 네 명의 감독이 함께 작업한 색다른 이야기가 공개된다. 가수뿐 아니라 배우로도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이지은(아이유)과 충무로의 실력파 연출자인 이경미 임필성 전고운 김종관 감독, 그리고 기획자로 가수 윤종신이 뭉쳤다.

윤종신, 이지은, 임필성 감독, 전고운 감독, 김종관 감독(왼쪽부터)

3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 그랜드블룸에서 열린 넷플릭스 ‘페르소나’ 제작보고회에는 기획자 윤종신과 , 임필성·전고운·김종관 감독이 참석했다. 이경미 감독은 이날 다음 작품 촬영으로 인해 불참했다.

‘페르소나’는 4명의 감독이 페르소나 이지은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풀어낸 총 4개의 단편 영화 묶음으로 구성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다. 사전적으로 ‘페르소나’는 감독 자신의 분신이자 특정한 상징을 표현하는 배우를 지칭한다. 이에 네 감독들은 ‘러브 세트’ ‘썩지 않게 아주 오래’ ‘키스가 죄’ ‘밤을 걷다’ 등 네 작품을 통해 의 다채로운 모습을 담아냈다.

배우 이지은
첫 영화 공개를 앞두고 이지은은 “아직 얼떨떨하다”라며 “이 프로젝트가 제작보고회를 할 정도로 큰 작업일 줄 몰랐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단편영화 네 편을 찍는다고만 듣고 시작했다”며 웃었다. 촬영과정에 대해서는 “생각의 방향이 다른 사람이 없었다. (감독님들이) 내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충분히 설명해주고 포용력 있게 받아줬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윤종신은 이번 작품의 기획자로 아이디어를 내고 제작을 제안했다. 윤종신은 “내 모바일 메신저에는 ‘노래는 이야기’라는 제 철학을 적어놨다. 광고나 노래, 드라마, 영화도 모두 이야기”라고 영화를 기획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이어 “감독님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단편영화는 습작처럼, 실험처럼 하게 되는 것’이라고 얘기하더라. 내가 ‘이런 15~20분짜리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 왜 그냥 놔두냐’고 했다. 단편으로 찍었을 때 감독님들의 반짝반짝이는 창의력이 돋보일 것 같았다”고 기획의도를 들려주었다.

이지은을 캐스팅한 데 대해서는 “감독님들과 이야기하던 중 ‘여러 감독과 한 명의 배우’라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누가 좋을지 생각해보다 이지은을 떠올렸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열려 있는 이지은의 열정을 높이 산다”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자신의 역할은 ‘지원군’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시작부터 마지막 작품이 나오기까지 기간도 그리 길지 않아야 하는 것도 ‘페르소나’의 미덕이라고 생각했다. 감독님에게 전권을 드리고 우리는 서포트하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전했다.

첫 번째 에피소드인 ‘러브세트(감독 이경미)’는 테니스 코트 위에서 아빠의 애인(배두나)과 딸 이지은의 승부를 담은 작품이다. 딸이 아빠의 애인을 질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데 윤종신은 “(이 촬영에서) 이지은의 처음 보는 얼굴을 발견했다. 이지은과 배두나의 숨 쉴 수 없는 열연 대결이 있다”라고 귀띔했다. 이지은은 “나의 평소 모습 중 가장 없는 부분이 분노를 터트리는 것인데 스태프들이 (분노를 터트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줬다. 테니스 치는 연기를 며칠 동안 해가 질 때까지 찍다 보니 화가 났다. 사실적인 연기가 나온 것 같다”라며 웃음지었다. 임필성 감독은 자유분방한 여자(이지은)와 그녀 때문에 애태우는 남자(박해수)의 로맨스를 다룬 ‘썩지 않게 아주 오래’를 연출했다.

전고운 감독이 맡은 ‘키스가 죄’는 키스마크 때문에 아빠한테 머리카락이 잘린 채 집에 갇힌 친구를 구출하는 엉뚱 발랄한 여고생의 이야기다. 이지은은 전 감독과의 작업 방식이 가장 독특했다며 “감독님은 대본을 읽기보다 독특한 훈련을 시켰다. 극 중 단짝친구로 등장하는 배우 심달기와 ‘서로의 얼굴을 보고 말을 해라’ ‘상대의 상태를 읽어라’라고 시켰다”라며 “현장에서도 즉흥적으로 연기를 이끌어낸다는 것과 감독님의 리더십에 놀랐다”고 감탄했다.

마지막 작품인 ‘밤을 걷다’(감독 김종관)는 이별한 연인과의 슬프고 아름다운 밤 산책을 다룬 낭만적인 이야기다. 김 감독은 “연인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연애 감정이 아니라 인간관계에 방점을 뒀다”고 연출 포인트를 밝혔다. 이지은은 “원래 김 감독님의 작품을 좋아했는데, 그 감성이 그대로 묻어났다”라며 “습기가 전혀 없이 쾌적한 여름밤의 마지막 3일이 촬영 시기였다. 꿈을 꾸듯이 촬영했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페르소나’는 오는 4월 5일 공개된다.

장서윤 스포츠한국 기자 사진=이혜영 기자 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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