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초청 ‘기생충’ 베일 벗었다

봉준호 감독
세계 영화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의 신작을 들고 관객들을 찾아온다. 자신의 7번째 장편영화이자 72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가족희비극 ‘기생충’이 22일 베일을 벗었다.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더웨스틴조선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제작보고회에는 을 비롯해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참석했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송강호가 직업도 대책도 없이 아내 충숙에게 잔소리를 듣지만 늘 태평한 기택으로, 장혜진이 하는 일마다 안 풀리는 남편과 살아서인지 남편보다 더 다부진 아내 충숙 역으로 분한다. 최우식은 박 사장네 과외 면접을 보러 가는 장남 기우, 박소담은 빼어난 포토샵 실력으로 기우의 가짜 재학 증명서를 만들어주는 동생 기정으로 분했다. 글로벌 IT기업의 CEO 박 사장을 연기한 이선균은 젠틀하고 매너 있으면서도 어딘가 미스터리한 느낌을 지닌 캐릭터를 연기했다. 순진하고 단순한 사모님 연교 역으로는 조여정이 호흡을 맞췄다.

작품에 대해 은 “제목처럼 기생충이 나오진 않고, 캐릭터의 몸 안에 기생충이 있지도 않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뜻이 뭘까, 추측해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영화 기획배경과 관련해서는 “2013년 겨울로 기억하는데 지인에게 두 가족의 이야기를 했다. 너무나 다른 환경에 일상을 살아가는 두 가족이 마주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초반 가제는 ‘데칼코마니’였다”고 덧붙였다.

은 ‘괴물’(2006년 감독 주간), ‘도쿄!’(2008년 주목할 만한 시선), ‘마더’(2009년 주목할 만한 시선), ‘옥자’(2017년 경쟁 부문)에 이어 본인의 연출작으로만 5번째로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영예를 안았다. 은 “수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경쟁 진출작 리스트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어마어마하다. 대학교 때부터 작품을 배우던 거장들의 작품이 올라와 있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배우 송강호
화려한 기록은 송강호도 마찬가지다. ‘괴물’ ‘밀양’(2007년 경쟁 부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년 비경쟁 부문) ‘박쥐’(2009년 경쟁 부문)에 이어 다섯 번째로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송강호는 “운 좋게 좋은 작품의 경험이 있다. 제가 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칸 경쟁 부문에 진출해 여우주연상,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진화되고 발전된 모습을 선보이게 되어 설레고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봉 감독에 대해서는 “매번 놀라운 상상력과 통찰적인 영화에 꾸준히 도전하는 분”이라며 “이번에는 개인적으로 ‘살인의 추억’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와 느낌이 비슷했다. ‘괴물’ ‘설국열차’는 장르적 묘미와 즐거움을 줬다면, 이번 작품은 ‘살인의 추억’ 이후 16년이 흐른 뒤 의 놀라운 진화이자 한국 영화의 진화라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극중 기택의 아내 충숙으로 나선 장혜진은 전직 해머 던지기 메달리스트라는 설정을 위해 15kg이나 증량하기도 했다. 그는 “살집은 있지만 날렵해야 하는 느낌이라 몹시 어려웠다”라며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서 백수 남편을 많이 구박한다. 동시에 사랑하는 마음이 넘치는 사랑스러운 여자”라고 들려주었다.

최우식과 박소담은 두 사람은 특유의 에너지로 오늘날의 청춘을 대변하는 설득력 있는 연기로 묘한 공감을 이끌어낼 예정이다. 박소담은 “당돌한 친구이자 판단력이 빠르다”라고 역할을 설명하며 “저만의 에너지를 표현할 수 있는 작품, 내 말을 할 수 있는 작품이라 신나고 재밌었다”고 들려주었다.

마지막으로 봉 감독은 “아이러니하지만 뒤집어보면 부유한 가정과 빈곤한 가정의 모습은 보편적이라 영화가 시작되면 1분 이내에 외국 관객들도 공감하며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한다”라고 강조했다. ‘기생충’은 오는 5월 말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장서윤 스포츠한국 기자 사진=이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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