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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럽토크]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육상효 감독

가슴 뻥 뚫어주는 중견 감독의 내공
요즘 충무로는 중견 감독의 존재감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관객들은 공장에서 찍어 나온 듯한 판에 박힌 기획 영화에 지쳐 있는 상황. 그러기에 인생의 진정한 참맛을 아는 단단한 내공을 지닌 중견 감독들의 활약은 더욱 빛을 발한다. 재기 넘치는 신인 감독들이 주는 1차원적인 재미가 아니라 가슴을 뻥 뚫어주는 듯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5월 1일 개봉되는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이하 나특형, 제작 조이래빗, 명필름)의 연출자 육상효 감독은 사회적 약자를 따뜻한 시선으로 다루면서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는 코미디를 고집해 왔다.

‘나특형’에서는 목 아래로는 움직이지 못하는 지체장애인 세하(신하균)와 5세 지능을 지닌 지적 장애인 동구(이광수)를 주인공으로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서로를 한 몸처럼 아끼며 20년 넘게 살아온 지체장애인 최승규 씨와 지적장애인 박종렬 씨의 실제 삶을 휴먼코미디란 장르를 통해 유머러스하면서 훈훈하게 그려낸다.

‘나특형’은 시사회 후 ‘무공해 청정 영화’라는 호평을 받고 있지만 극장가를 초토화시키는 ‘어벤져스:엔드게임’의 공세에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할 형국이다.

개봉을 앞두고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육상효 감독은 편안한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어도 일희일비하지 않는 중견의 내공이 물씬 느껴졌다.

육 감독이 3년 전 ‘나의 특별한 형제’ 연출을 맡게 된 건 실존인물들에서 느낀 감동 때문이다. “서로를 한 몸처럼 의지하며 건강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제가 잘할 수 있는 코미디라는 장르를 통해 이들의 삶을 건강하게 담아보고 싶었어요. 영화를 만들기 전 세운 원칙은 관객들이 장애를 편안하게 바라보는 거였어요. 리얼리티가 아주 세게 담긴 인간승리 드라마는 피하고 싶었어요. 장애를 편안하게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방식을 원했죠. 제작사가 제 의도에 동의해 주면서 제작에 박차가 가해졌어요. 촬영 전 실존인물들을 직접 만나 취재하면서 디테일을 살려갔어요. 사람은 관계 속에서 누군가를 도와줄 때 삶의 활력을 찾는 것 같아요. 두 분이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면서 살아가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나특형’은 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을 다루는 방식도 다르다. 악한 사람이 없다. 영화 속 비장애인은 기존의 전형화된 편견에 가득 찬 인물들이 아니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지만 육 감독의 사람과 인생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을 느낄 수 있어 감동이 배가된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도 왜곡시키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기존 장애인을 다룬 영화에서 비장애인은 극적 위기를 만드는 악한 역할을 주로 담당했죠. 저는 사람이 처음부터 악한 게 아니라 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에 악한 선택을 한다고 생각해요. 다 들어보면 자기 입장에서 동기가 있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동구 엄마도 아이를 버린 잘못을 했지만 나약한 인간이기 때문에 잘못을 저질렀던 거죠. 전 최소한의 변명은 해주고 싶었어요.”

‘나특형’ 속 실력파 배우들의 ‘명품연기’는 ‘명불허전’이란 한자성어를 떠오르게 한다. 신하균은 겉모습은 까칠하지만 속내는 따뜻한 세하 역을 맞춤옷을 입은 듯 완벽히 소화해낸다. 목 위만 움직일 수 있는 고난도 연기를 해내는 모습을 보면 그가 왜 ‘연기신(神)’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다. “신하균은 원래 연기를 잘하는 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기획 단계부터 캐스팅하고 싶었어요. 마침 ‘나특형’의 제작사인 명필름이 제작하는 ‘7호실’을 촬영 중이었는데 생각보다 금방 출연 결정을 해주었어요.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었죠. 지체장애 연기는 정말 어려웠을 거예요. 말을 할 때 울대가 너무 움직이면 안 되고 호흡이 들썩거려서도 안 돼요. 또한 고개를 돌리는 각도도 제한이 있었죠. 그런 가운데서도 감정 연기를 해야 했는데 신하균씨는 정말 완벽히 세하가 돼주었어요.”

‘나특형’ 속 이광수의 연기는 압권이다. 기존의 과장된 코믹한 모습은 전혀 없고 아이처럼 순수한 동구의 모습을 완벽히 형상화해 낸다. 그가 얼마나 배우로서 과소평가됐는지 알게 해준다. 빡빡한 스케줄을 자랑하는 ‘아시아의 프린스’ 이광수를 캐스팅하기 위해 무려 6개월을 기다린 육 감독은 그의 연기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 사실 촬영 전 가이드라인을 살짝 줄 뿐이지 막상 촬영 들어가면 배우에게 모든 걸 맡겨요. 배우의 전문성을 믿어야죠. 이광수에게 촬영 전 과거 영화들에서 나온 전형적인 지적 장애인의 모습을 피하고 5~7세 어린이의 순수한 모습을 살려달라고 이야기했어요. 첫 촬영날 보니 제가 원한 걸 잘 찾아 왔더라고요. 원래 실존 인물이 말이 없으세요. 그래서 이광수도 대사보다는 눈빛과 표정으로 표현해냈어요. 진정성이 살아있기에 이광수의 연기가 더욱 가슴에 와 닿았던 것 같아요. 첫 촬영 때부터 감탄했고 편집을 하면서도 다시 한번 놀랐어요.”

육 감독은 세하-동구 형제를 지지해주고 아껴주는 수영코치 미현 역을 연기한 이솜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미현은 세하-동구 형제에게 처음 생긴 친구. ‘오포세대’를 대변하는 미현은 두 남자를 만나면서 장애에 대한 선입견을 벗고 젊은 세대가 버티가 힘든 현실 때문에 잃었던 자신감도 찾는다.

“이솜은 참 다채로운 매력을 지녔어요. 얼굴과 몸매는 모델답게 화려하고 세련되지만 서민적이고 소박한 매력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요. 영화 ‘소공녀’를 봤는데 진짜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 취업하기 힘들고 꿈을 가지기 힘든 상황에서 미현 같은 젊은 세대는 또 다른 사회적 약자죠. 이솜의 소박한 매력이 미현 역할에 잘 맞았어요. 아주 좋은 배우가 될 것 같아요.”

사진 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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