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살인마 쫓는 베테랑들의 ‘불꽃 연기’

이성민(왼쪽) 유재명이 5월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점에서 열린 영화 ‘비스트’ (감독 이정호)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내로라하는 대한민국 연기 에이스들의 조합은 어떤 결과를 빚어낼까? 범죄 스릴러 영화 ‘비스트’(감독 이정호)가 이성민 유재명 전혜진 최다니엘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6월말 개봉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진행된 ‘비스트’ 제작보고회에는 이정호 감독과 이성민 유재명 전혜진 최다니엘 등 출연 배우들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비스트’는 희대의 살인마를 잡을 결정적 단서를 얻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을 은폐한 형사 한수(이성민)와 이를 눈치챈 라이벌 형사 민태(유재명)의 쫓고 쫓기는 범죄 스릴러를 담아냈다. 전혜진은 마약 브로커 춘배, 최다니엘은 형사 종찬 역으로 각각 분했다. 프랑스 영화 ‘오르페브르 36번가’의 리메이크작으로 ‘방황하는 칼날’로 주목받은 이정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 감독의 전작 ‘방황하는 칼날’에도 출연한 이성민은 “이정호 감독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영화적 색채가 있다고 느꼈다. ‘비스트’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 강렬함이 참여하고 싶은 의지를 끌어올렸다”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에 이 감독은 “이성민과 세 번째 영화를 같이 하고 있는데 존경하는 배우이자 영화적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많이 의지하는 관계다. 촬영장에서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이성민이 ‘알았어. 다시 갈게’라고 먼저 얘기할 정도로 통하는 게 있다. 시나리오를 쓸 때도 자연스럽게 이성민이 떠오른다”고 배우에 대한 신뢰를 아끼지 않았다.

작품의 강렬한 에너지는 유재명도 매료시켰다고. 유재명은 “시나리오를 읽으면 분석을 하게 되는데 ‘비스트’는 도무지 어떤 작품인지 알 수가 없었다. 어렵다는 게 아니라 이해할 수 없었다”라며 “감독을 만나서야 무슨 이야기인 줄 알 수 있었고 상상할 수 없는 에너지를 받게 돼 끌렸다”고 들려주었다. 그만큼 인물들이 가진 매력이 이들을 끌어당겼다는 얘기다. 이성민은 “극중 한수는 정의로운 사람이었다. 자기 판단이 늘 맞다고 확신하는 인물이고 동물적인 본능과 감각이 있는 사람인데 일련의 사건으로 딜레마에 빠진다”라며 “실제 나와는 많이 다르다. 난 물건 하나 사는데도 며칠씩 고민하고 신중한 편”이라며 웃음지었다. 유재명도 “민태는 겉으로는 합리적이고 원칙적이며 이성적인 것 같지만 속에는 뜨거운 욕망이 있는 인물로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라 중반 이후 민태가 취하는 행동을 보고 ‘왜 저렇게 할까’란 생각을 하며 따라가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전혜진은 전에 없던 파격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마약 브로커 춘배 역을 위해 그는 문신과 단발, 강한 액션신에 도전했다. 전혜진은 “감독님을 처음 만날 날 바로 하겠다고 했다가 다음날부터 내 욕심이 너무 컸나 싶어 후회했다. 그런데 이성민 선배가 내게 전화해 너라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응원해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춘배는 한수의 오래된 정보원이지만 자신이 위험에 처하자 한수에게 조건을 내걸면서 위험에 빠뜨리는 인물”이라며 “감독님이 ‘춘배는 삭발 정도는 해야지’라고 얘기해 반 삭발에 도전했다. 항상 이정도면 되겠지라고 생각한 데서 감독님은 몇배를 요구하더라. 문신도 온 몸에 도배했다”라고 들려주었다.

최다니엘은 “이 감독님의 작품을 재밌게 봐서 어떤 역할이든 참여하고 싶었다. 드라마를 마친 직후에 들어가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선배들의 인도로 재미있게 찍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비스트’는 특히 이성민과 유재명이라는 두 베테랑 배우의 연기 대결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성민은 유재명에 대해 “연기는 저보다 훨씬 잘하는 것 같다. 섬세한 연기를 한다. 부럽기도 라고 더 잘하고픈 경쟁심도 생겼다. 좋은 자극과 활력이 되는 동료”라고 평가했다. 유재명 또한 “역시 선배는 선배구나라고 느꼈다. 책임과 부담감을 안고 자기 역할을 해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옆에서 느꼈다. 집중력과 에너지를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리액션이 나왔다”고 칭찬했다.

장서윤 스포츠한국 기자 사진=이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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