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뚜렷한 강세를 보이기 시작한 ‘뉴트로(Newtro)’ 흐름은 올해 대중문화계를 강타하며 콘텐츠에 대한 새로운 바람을 만들어내고 있다. 아날로그 감성에 현대적인 해석을 더했다는 의미의 ‘뉴트로’는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단어로 복고의 느낌을 새롭게 해석하는 경향을 뜻한다. 올해를 대표하는 가장 큰 트렌드 중 하나인 ‘뉴트로’ 감성이 대중문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복고 감성의 힘 ‘유열의 음악앨범’

동명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모티브로 한 (감독 정지우)은 28일 개봉을 앞둔 가운데 언론, 관객시사회를 통해 벌써부터 큰 반향을 이끌어내고 있다. 1994년부터 2007년까지 13년간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90년대와 2000년대 인기를 모았던 대중가요와 라디오, PC통신, 제과점 등이 추억거리로 등장하며 동시대를 살아온 이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돌아가신 엄마가 물려준 제과점에서 일하는 미수(김고은)는 우연히 만난 현우(정해인)와 애틋한 마음을 나누지만 갑작스러운 이별을 맞는다. 작품에서는 주인공 남녀가 10여년의 시간동안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변화하는 모습이 시대의 변화와 맞물려 돌아가며 관객들에게는 ‘그때’를 추억할 수 있는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90년대 복고풍 멜로’라는 평을 얻고 있는 이 영화는 그러나 촌스럽거나 낡지 않았다. SNS도 5G통신망도 없었던 그 시절을 기억하게 하면서도 변치 않는 사랑의 감정을 세련되게 담아냈다.

가수 김완선

독특한 ‘소환’의 주인공 가수 양준일

가요계에서는 최근 독특한 ‘소환’이 이뤄졌다. 1991년 데뷔해 ‘리베카’ ‘가나다라마바사’ ‘댄스 위드 미 아가씨’ 등의 곡을 남긴 가수 양준일이 유튜브 스타로 떠오른 것. KBS 인기 가요 순위 프로그램이었던 ‘가요톱텐’의 영상을 모은 유튜브 채널 ‘어게인 가요톱텐’에 게시된 양준일 관련 영상은 조회수 100만건을 넘어섰고 최근 방송된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도 양준일에 대한 콘텐츠를 다루기도 했다. 데뷔 당시 파격적인 패션과 음악 스타일로 큰 인기를 얻지는 못했던 그가 시대를 앞서간 음악과 패션, 그리고 빅뱅의 지드래곤을 닮은 외모와 스타일로 화제가 되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90년대 콘텐츠에 대한 재해석 흐름에 은 지난 23일 1990년 발매한 자신의 히트곡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뮤직비디오 발표하기도 했다.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는 시적인 가사와 도회적인 멜로디의 조화를 자랑하는 김완선의 대표곡으로 당시 미국에서 믹싱을 진행한 명곡으로 꼽힌다. 김완선 측은 “최근 젊은 층이 과거의 힙합 뮤지션과 음악을 찾고 있고, 그 대표주자로 김완선 씨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면서 “불후의 명곡을 대중에 다시 한 번 선사하고 싶은 마음에 뮤직비디오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방송계에서도 뚜렷한 뉴트로 흐름

방송계에서도 뉴트로 흐름은 주목할 만하다. 과거의 인기 연예인들의 모습과 방송 프로그램을 재해석해 보여주는 SBS 유튜브 채널 ‘스트로’에서는 90년대 인기 가수들과 현재 아이돌들의 무대를 교차 편집해 보여주거나 인기 시트콤이었던 ‘순풍 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등을 짧은 영상으로 편집해 게시하고 있다. 또 TV 예능 프로그램 중 MBC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과 tvN ‘놀라운 토요일’도 과거의 인기 콘텐츠를 소재로 한다. 80, 90년대 인기 가요 차트를 소재로 퀴즈를 맞히면서 당시의 인기를 되짚어보거나 지금 시점에서 해당 콘텐츠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내놓으면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의 추억을 더듬으면서 최근 활동중인 스타들이 이전 콘텐츠에 대한 다양한 반응을 보여주는 것도 이들 프로그램의 인기 요소다.

장서윤 스포츠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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