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O2O 점령한 카카오, 이젠 미용업계 상륙

12일 ‘카카오헤어샵’ 정시 출시

선결제 시스템으로 고객ㆍ미용실 긍정적 반응

카카오 진출로 떨고 있는 미용 스타트업

카카오의 새로운 O2O(Online to Offline) 사업인 ‘카카오헤어샵’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지난 12일, 카카오는 모바일 미용실 예약 서비스 ‘카카오헤어샵’을 정식 출시했다. 출시 시점에는 전국 1500여개의 미용실과 1만여명의 디자이너를 만나볼 수 있으며, 7월 내 2000개, 연내 4000개 미용실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카카오 누르면 택시도 타고, 머리도 하고

카카오의 설명에 따르면 카카오헤어샵은 고객이 원하는 조건에 맞는 미용실 검색, 다른 고객들의 리뷰 확인, 편리한 예약 관리를 특징으로 갖고 있다.

미용실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시술을 받기 전, 정확한 금액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미용실은 고객의 모발 상태, 길이, 사용하는 파마제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카카오헤어샵은 ‘선결제’를 통해 이러한 고민을 해결했다. 카카오 측은 “사전에 스타일별로 가격을 확인하고 비교해 볼 수 있으며 예약과 동시에 먼저 카카오헤어샵에서 결제를 하고 방문하는 만큼 불확실한 서비스 비용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사전 체험 서비스를 경험해 본 이용자들은 카카오헤어샵의 가장 만족스러운 항목으로 시술 가격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는 점(88%)과 카카오톡을 통해 예약하는 방식(72%)을 꼽기도 했다.

입점 미용실들의 경우 ‘노쇼(no-show, 손님이 예약 후 나타나지 않는 경우) 공포증’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미리 결제를 하면 고객 입장에선 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2달 간 진행했던 사전 체험 서비스에서 미용실들의 영업시간 외 예약 건수는 25%였고, 노쇼 비율은 0.5%였다. 기존 업계 평균 노쇼율인 20%의 40분의 1 수준이다. 사전 체험 서비스 매장 중 86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카카오헤어샵을 통해 예약 고객이 약 22.4%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답했고, 86.2%가 서비스의 선결제 기능이 노쇼 방지에 효과적일 것이라 답해 사전 체험 이후에도 카카오헤어샵의 효율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마케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지배적이었다. 응답한 점주의 57%가 카카오헤어샵이 기존의 광고 수단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 답했으며, 31.4%는 카카오헤어샵을 통해 기존 광고비를 절반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카카오 윤정하 카카오헤어샵 TF장은 “기존 시장에서는 이용자와 미용실 모두 각각의 불편함과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며, “카카오헤어샵은 양쪽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함으로써 장기적으로 미용 업계의 성장과 확대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일단 카카오헤어샵은 고객과 미용실 양측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오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자본력을 바탕으로 기존 뷰티 관련 스타트업들에게 ‘생존의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이미 스타트업계에선 ‘컷앤컬’, 헤이뷰티’ 등이 미용실 예약 서비스를 실행하고 있다. 이미 교통O2O 시장에선 ‘카카오택시’의 등장으로 먼저 택시 예약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스타트업의 앱 ‘리모 택시’가 퇴장했다. 카카오가 손을 뻗는 분야에 미리 진출해 있던 스타트업들은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카카오헤어샵의 등장이 미용 O2O 시장에선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올지 지켜봐야 한다.

이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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