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라이프

<따뜻한 병원 & 착한 달리기> 허리 아프면 모두 디스크?

디스크와 유사한 대퇴신경 감각이상증

달려라병원 정호석 원장

다리에 저림 증상이 있어서 내원하는 분들은 대개 자신이 허리에 문제가 생겨서 병원신세를 지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인터넷에서 ‘다리 저림’으로 검색하면 대부분 허리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글들이 많이 나타나는 게 현실입니다. 정형외과 그 중에서도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약간은 걱정스러운 현상이랄 수 있겠습니다.

이전 칼럼에서 허리 디스크와 비슷한 증상으로 오해 받을 수 있는 ‘이상근 증후군’이라는 병을 다룬 적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역시 허리 디스크 증상과 비슷해서 오해 받을 수 있는 병을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저도 실제로 경험해 봤던 문제라서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 당시엔 전문의가 되기 전이라서 도대체 왜 그런지 이해를 하지 못했던 적이 있습니다.

바로 ‘대퇴신경 감각이상증’ 이라는 병입니다. 주된 증상은 허벅지 앞쪽, 바깥쪽 부위에 이상한 느낌. 예를 들면 찌릿한 전기 오는 느낌, 아니면 감각이 둔한 느낌, 뜨거운 느낌, 벌에 쏘인 느낌 등 다양한 종류의 감각 이상 현상이 있습니다. 또한 온도 감각을 이상하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은 통증의 느낌보다는 이상 감각 현상을 느끼게 됩니다.

특정 자세와 관련 없이 그냥 불편하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척추뼈에서 빠져 나오는 신경 가지 중에 바깥 넓적 다리 신경이 사타구니 피부 밑을 빠져 나오는 통로에서 자극이 되어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체중 증가가 되면서 기존의 속옷이나 벨트가 상대적으로 타이트하게 되면서 그쪽 부위가 자극되는 경우에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갑자기 체중이 빠지면서 그 부위의 지방이 줄어들면서 피부 밑 신경이 쉽게 자극되기도 합니다. 또한 허리 보조기 같은 것을 오래 착용할 때도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드물게는 골반부 종양, 외상에 의해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진단은 병력 청취와 진찰 소견으로 어느 정도 내릴 수 있고 허리, 골반 정밀 검사 후 다른 부위에 특정한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 후 임상 진단을 내리게 됩니다.

치료는 문제 부위에 물리치료를 하고 말초 신경과 관련된 약물 복용을 합니다. 증상이 쉽게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는 사타구니 부위에서 신경이 내려오는 통로 쪽으로 주사치료를 해서 치료하기도 합니다. 또한 비만이나 압박이 심한 속옷이나 스타킹 등 유해자극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그런 자극들을 회피해야 하겠습니다.

다리가 저린다고 해서 한 가지 문제로 보기에는 너무 다양한 병들이 있습니다. 척추에서 기인한 문제, 혈관에서 기인한 문제, 말초신경에서 기인한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이 있고 거기에 걸맞는 검사와 치료가 있습니다. 괜한 선입견으로 치료가 지체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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