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을 잉태한 ‘원조 하와이’

하와이는 130여개 섬으로 이뤄진 군도다. 호놀룰루와 와이키키로 대변되는 오아후섬이 익숙하지만 최근에는 낯선 섬들의 인기가 드높다. 하와이 빅아일랜드는 군도의 이채로운 체험을 간직한 섬이다. 화산국립공원에 머물거나 마우나케아산을 오르는 가슴 뛰는 시간들이 기다린다.

‘살아 있는 화산’과 ‘원조 하와이’를 보려면 빅아일랜드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하와이 군도중 가장 큰 섬인 빅아일랜드의 원래 이름이 하와이다. 빅아일랜드는 나머지 군도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거대하고 신비롭다.

빅아일랜드에는 열대기후부터 사막까지 다양한 식생이 공존한다. 섬중앙의 마우나 케아산(4,205m)은 별이 쏟아지는 산등성에 스키 시즌이면 슬로프가 열린다.

화산국립공원 분화구 트레킹

빅아일랜드의 가장 큰 보물은 동쪽 힐로 지역에 위치한 화산국립공원이다. 이곳 킬레아우아 화산 분화구에는 유황 냄새 가득한 활화산이 아직도 연기를 뿜고 있다. 화산국립공원은 마우이의 할레아칼라와 함께 하와이의 2대 국립공원이기도 하다.

지름 4.5km 킬레아우아 분화구 안에는 지름 800m의 할레마우마우라는 분화구가 있다. 직접 화산활동을 일으킨 곳으로 불의 여신 펠레가 살고 있다는 전설때문에 원주민들이 신성하게 여긴다. 여행자들은 유황연기를 온몸으로 받으며 유황 사우나를 즐기기도 한다.

분화구에서는 매캐한 연기가 솟아오르는 곳까지는 직접 걸어서 둘러볼수 있으며 마그마가 뿜어내는 연기 속을 헤치고 달리는 드라이브 행렬도 종종 목격된다. 이곳 활화산 분화구 가운데를 트레킹하거나 하룻밤 묵는 독특한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하와이가 휴양과 쇼핑의 전유물이었던 여행시대는 조금씩 지나고 있다.

현무암과 산호 도로 위를 가르다

빅아일랜드에서는 해질무렵이면 마우나케아산에 오른다. 산 정상부에는 세계 각국의 천문대가 있어 태평양 상공에 뜬 무공해 별들을 관측한다. 우주왕복선 챌리저호 폭발 때 사망한 코나출신의 우주비행사 이름을 딴 ‘오니즈카’라는 천문대와 간이휴게소도 있다. 바람소리와 석양이 자욱한 시간이 끝나면 별을 본다. 별과 함께하는 마우나케아의 정적만으로도 신비스럽다.

하와이 여기저기서 서핑을 즐기는 초보자들을 발견할 수 있다. 빅 아일랜드 동쪽 해변 곳곳은 ‘뛴다 난다’하는 베테랑 서퍼들이 모여 든다. 내셔널 지오그라피 잡지에도 여러차례 소개된 서퍼들의 천국이다. 집채만한 파도를 보드로 재단하는 서퍼들의 몸짓은 파란 파레트 위를 오가는 힘찬 붓질을 연상시킨다.

동쪽 힐로가 화산국립공원으로 유명하다면 서쪽 코나지역의 코할라 해변은 다양한 골프코스와 휴양시설이 들어서 있다. 코할라해변에서 커피산지로 유명한 코나농장까지는 분출된 용암으로 채워진 도로를 질주하게 된다. 길가에는 현무암 위에 산호로 쓴 글씨들을 볼수 있는데 세계각국 추억의 낙서가 수십 km에 걸쳐 펼쳐져 있다.

글ㆍ사진=서진(여행칼럼니스트)

여행메모

▲가는길=항공편이 다양해지면서 하와이 가는 길이 편리해졌다. 대한항공, 진에어, 하와이안 항공 등이 직항노선을 운항중이다. 인천~호놀롤루간은 약 7시간 30분 소요된다. 호놀롤루를 기점으로 빅아일랜드로 이동때는 비행기로 40여분 걸린다.

▲숙소=빅아일랜드의 코할라 해변에 다양한 숙소들이 들어서 있다. 페어몬트 오키드 마우나 라니 호텔(www.fairmont.com/orchid)은 허니무너들에게 인기 높다.

▲기타정보=하와이는 연중 기후가 온화하며 하루 평균기온이 최고 28도에서 최저 20도 사이이다. 남서해안은 비취빛 해변이 있으면 북동해안은 산이 많고 파도가 거친 편이다. 현지여행사를 통해 분화구 체험을 연계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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