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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본 다케오

천년세월의 온천마을에 머물다

일본 서쪽 큐슈에는 소담스런 동네들이 정겹다. 천년세월의 온천마을과 오징어 포구는 살갑게 다가선다. 현해탄 건너 마을들이 전해주는 소소한 사연에는 몸에 친숙한 바람이 실린다.

큐슈 사가현 서쪽의 다케오는 온천동네다. 온천의 역사가 1300년을 넘어선다. 다케오 온천은 입구부터가 문화재다. 거대한 주홍빛 누문은 도쿄역과 한국은행 본점을 설계한 다쓰노 긴고의 작품이다. 옛 영주가 사용했다는 본관 욕탕은 내부가 대리석이고, 노천탕과 히노키탕, 일반탕 등 대중탕은 입구와 가격이 제각각이다. 온천문양의 자줏빛 택시는 온천마을임을 강변한다.

온천동네를 잇는 녹나무 산책로

꼬마들에게는 다케오는 호기심의 공간이다. 지브리 만화영화의 토토로가 살고 있을 듯한 거대한 녹나무가 시내 곳곳에 심어져 있다. 녹나무 순례 프로그램이 따로 있을 정도다. 가장 유명한 다케오 신사의 녹나무는 3000년 수령의 터줏대감이다. 삼나무와 대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는 녹나무 길은 만화영화속 장면과 설렘 속에 ‘오버랩’ 된다.

다케오는 독특하게 시립도서관이 명물이다. 다케오 주민의 인구가 약 5만명. 도서관 연간 이용자수가 백만명쯤 되고 그중 절반이 외지인이다. 시골치고 파격적인 서가에는 사가현 일대에서 보기 드물게 스타벅스가 입점했다. 온천욕하고 도서관 들리는 게 이곳에서는 단골코스처럼 굳어졌다

온천에서 기차역까지는 작은 상가들이 열을 맞춘 아담한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40년된 교자집과 에키벤(도시락) 대회에서 우승을 한 다케오온천역의 사가규 에키벤도 군침을 돌게 한다. 밤이면 누문, 도서관, 녹나무 등 다케오 시내 명소 곳곳에 조명을 켜는 행사를 한다. 천년 세월의 온천마을은 밤 산책이 운치 있다.

가라쓰 솔숲과 오징어포구 요부코

다케오의 북쪽 도시 가라쓰에서는 소나무숲 니지노마쓰바라가 현해탄 바다만큼 싱그럽다. 400년 전 가라쓰 영주가 방풍림으로 조성한 니지노마쓰바라는 5km에 걸쳐 100만그루 해송이 들어서 있다. 일본 내 3대 솔숲으로 뽑힌 울창한 풍광이다. 산책로 이동식차량에서 맛보는 ‘가라쓰 버거’도 숲속 별미다.

고개를 돌리면 바다와 솔숲을 내려다보며 가라쓰성이 서 있다. 임진왜란 당시 군사기지였던 히젠나고야성을 허문뒤 그 자재로 세운 성이다. 130년 전통의 요요카쿠 료칸 역시 도시의 세월을 곱씹게 만든다.

가라쓰 인근의 포구마을 요부코는 오징어가 살가운 동네다. 오징어 아침 시장도 열리고 포구에서는 오징어구이를 즉석에서 내다판다.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오징어 회는 이 지역 간판메뉴다. ‘만보’, ‘이카본가’ 등 오징어회로 명성 높은 식당들은 작은 항구도시를 들뜨게 만든다. 요부코코도모 등 어촌마을을 끼고 들어선 한적한 해변은 따사로운 햇살과 바람, 투명한 바다가 어우러져 이곳이 제주도와 같은 위도임을 실감케 한다.

글ㆍ사진=서 진(여행칼럼니스트) tour0@naver.com

여행메모

▲가는길=인천공항에서 일본 사가공항까지 직항편이 운항중이다. 공항에서는 다케오 등 온천마을을 순회하는 셔틀버스가 다닌다. 사가역을 경유해 다케오, 가라쓰까지 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

▲음식=다케오 온천 지대에 숙박시설이 다수 있다. 현지인 분위기를 내보려면 마을 단위의 민박 숙소를 이용해도 좋다. 요부코항의 오징어를 놓치지 말 것. 서큐슈 사가지역의 전통과자 ‘마르보로’는 부드럽고 달달한 맛이 난다.

▲기타정보=다케오에서는 큐슈에서 가장 큰 자연과학박물관인 우주과학관이 들려볼만하다. 도시간 JR 열차 이용 때는 특급의 경우 별도의 좌석예약 요금을 지불하는 것도 유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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